초대일시_2009_0219_목요일_05:00pm
소마드로잉센터 공모展
주최_SOSFO(국민체육진흥공단) 주관_소마미술관
관람료 소마미술관 Emotional Drawing展 관람 시 무료(별도 관람 불가) 성인, 대학생_3,000원(단체 1,500원) 청소년(13-18세)_2,000원(단체 1,000원) 어린이(4-12세)_1,000원(단체 5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소마드로잉센터 SOMA DRAWING CENTER 서울 송파구 방이동 88-2번지 Tel. +82.2.425.1077 www.somadrawing.org
한 잎의 생각 ● ... 그가 떠나보내야 했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긴 탓일까. 아니면 그 그림이 곧 지워져 없어져야 한다는 사실 때문일까. 그의 그림 앞에서 마음은 더욱더 애잔하고 보고 있어도 그리움이 묻어난다. 그러나 곧 담담하게 돌아설 수 있는 것은 삶에 대한 그의 긍정적인 자세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잡고 싶고 영원히 머물고 싶은 순간이 있다. 아니면 잊고 싶어도 쉬 잊혀지지 않는 순간도 있다. 그런 순간순간을 고통스럽지 않게 물 흐르듯 흘러 보낼 수 있는 인내와 평정심을 키워나가는 것. 그것이 세월의 흐름 속에서 허무와 냉소에 빠지지 않는 길이다. 그는 그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사라짐에 대한 통찰과 부단한 비움(지움)의 행위를 통해 허윤희는 어느 때보다 삶의 의욕과 예술의 열정으로 충만해 있는 듯하다...
그는 북악산 인근으로 작업실을 옮기면서 자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나뭇잎, 솔방울들을 주워 모으다가 그것으로 드로잉을 시작했다. 산책하고 수집하고 글을 쓰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 그는 명상 속에 잠기곤 한다. 「나뭇잎 일기」로 명명된 그의 작업은 나뭇잎 한 잎과 그 날의 자연에 대한 느낌 몇 줄로 매일매일 한 장의 노트가 채워진다. 그리고 다양한 모양의 잎사귀가 모여 큰 자연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참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이 모여 도시를 이루어 살아간다는 생각에 이르러 자연에 대한 글은 사람에 관한 글로 옮겨간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사람, 그날 만났던 사람, 문득 떠오른 어떤 사람... 하루에 한 사람씩 그의 드로잉이 된다.
"한 잎의 생각"은 그의 희망찬 교향곡 같다. 자연 속 나뭇잎들이 속삭인다. 잔디 한 잎, 아카시아 한 잎, 플라타너스 한 잎, 솔 한 잎, 버들 한 잎, 한 잎, 한 잎, 한 잎... 더불어 도시 속 빌딩숲 사이로 사람 그림자가 햇살을 받아 아롱거린다. 어느 하루는 나뭇잎과 함께, 또 하루는 사람과 함께, 그렇게 둘 사이에서 작가는 생(生)의 행복을 소박하게 풀어내고 있다. ■ 정나영
삶의 경험을 통한 생각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보는 이들과 소통하고 싶은 욕구에서 나의 작업은 출발한다. 예술 작업을 통하여 삶을 반성적으로 되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질문한다. 나의 작품에서는 형식적인 아름다움보다도 내용적인 것이 더 중요하다. 작품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려 하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그러한 의도, 뜻이 먼저이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그에 적합한 재료와 기법을 선택한다. 시, 그림, 대형 벽화, 퍼포먼스, 비디오영상 등 다양하게 표현한다. 그 중 가장 원초적인 표현방법인 '그리기' - 드로잉은 본인의 주된 작업이다.
목탄 드로잉 ● 드로잉은 생각을 신속하게 표현할 수 있고,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거칠고 생생한 느낌이 살아있다. 특히 목탄을 매체로 벽과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데, 목탄은 손으로 문지르고 지우는 신체와의 직접적인 만남이 있고, 그래서 더욱 섬세하고 내밀한 생각의 흐름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그렸다가 지우고 또 그리는 과정이 그대로 쌓여, 작품은 깊이를 더해간다. 작은 종이에서 벽으로, 목탄의 그음은 공간으로 확장된다. 큰 벽에 드로잉을 하고, 나중에는 지워서 사라지게 하는데, 특정 공간에만 가능한 '여기'에 관한 기록이며, 지움을 통한 사라짐의 의미는 영원하지 않은 현재, '지금'에 대한 강조이다... 나뭇잎 일기 ● 작업실 근처의 북악산 산책을 즐겨하면서 이 작업은 시작되었다. 매일 주워온 나뭇잎을 붙이고, 그 크기와 빛깔과 똑같이 그린다. 산책하면서의 사색을 짧은 글로 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붙여진 실제의 나뭇잎은 변색되고 말라간다. 하지만 그려진 나뭇잎은 생생한 순간의 빛을 간직하고 있다. 이 작업은 봄부터 시작되어 지금도 매일 한 장씩 계속되고 있고, ... ■ 허윤희
Vol.20090124a | 허윤희展 / HUHYUNHEE / 許潤姬 / draw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