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9_0204_수요일_05:30pm
주최_micropop69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_GANA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3층 Tel. +82.2.734.1333 www.ganaart.com
인간에게 있어 종교란 참으로 오래전부터 필수불가결의 것이 되었다. 하지만 신을 닮으려는 인간의 욕망은 그들이 추구하는 것과는 반대적으로 발전되어왔다. 우리의 학창시절 지겹게 배워왔던 십자군 전쟁이 그것이고, 가깝게는 90년대 초 뉴스를 달구던 코소보 내전과 보스니아 내전 역시 그랬다. 물론 지금까지도 크고 작은 종교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으니 종교전쟁의 역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에게 종교란 버릴수 없는, 멀어질 수도 없는 그런 것이 되어버렸다. 많은 이들이 열광하고 때로는 광적인 모습까지 보이며 맹신 하는 것이기도 하다.
종교란 인간의 한정 된 삶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시작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자신의 신을 좇는 사이 인간에게 가장 가깝고 원초적일 수 있는 것을 잃어버린 것도 사실이다. 예수가 스스로를 높이라 했던가. 부처가 우상을 만들라 했던가. 결국 인간 스스로가 자신들을 낮은 존재로 만들었으며 가장 인간다운 것들을 버리고 신과 함께 하기를 바래왔다. 그렇다면 왜 종교 프로그램에서의 '섹스'란 어울리지 않게 되었을까. 그것이야 말로 가장 인간에게 가깝고 원초적일 수 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종교에서의 섹스는 '신에게로부터 시작 된 존재'라는 의미를 전면 부인한다. 존재한다는 것은 신의 창조에 의한 것이며 스스로는 있을 수 없다는 지극히도 의존적인 성향에 대한 인간의 모습을 대변해 준다. 많은 이들이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인 번식에 대한 욕망을, 신과 다르다는 무의식적 열등감으로 인해 숨기고 꺼려야 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 있어 섹스란 가장 인간다운 모습이며 원초적인 욕망이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있어 빠질 수도 없고 없어서도 안되는 근본인 것이다. 물론 쾌락만을 추구하는 시선이 곱지 못하기에 터부시 되어 왔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를 난무하는 잘못 된 의식에 대한 부산물로 여길수도 있겠지만, 그것이야 말로 인간이 답습해온 리비도에 의한 전형적인 악기능이라 볼 수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의 아이러니는 원초적 욕망에 근간을 두고 출발한다. 그것이 순간의 쾌락이건 일생의 풍요건 말이다. 정답은 없다. 다만 앞·뒤, 좌·우를 가르길 좋아 하는 이들에게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가장 원초적인 부분을 작은 귀퉁이나마 담아냄으로써 '욕망'이란 이름의 이중성을 보여주고 싶다. ■ 손민철
Vol.20090112e | 손민철展 / SONMINCHUL / 孫䪸喆 /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