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生死)동시발생_Occurrence

최혜영展 / CHOIHYEYOUNG / 崔惠榮 / painting   2008_1119 ▶ 2008_1125 / 월요일 휴관

최혜영_무한 생성의 연결고리_캔버스에 면사 테이프_130×193.9cm_2008

초대일시 / 2008_1119_수요일_06:00pm

SeMA 신진작가 지원展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2-1 (관훈동 100-5번지) Tel. +82.(0)2.736.6669/737.6669 www.galleryis.com

최혜영은 일상에서 만난 자연의 이미지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구조물 사이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이것을 물리적 혹은 생태적 관점으로 접근하여 회화의 조형적 요소로 재구성하고 시각화 하려는 작가이다. 그는 사람의 인적을 느낄 수 없는 오래된 낡은 집과 주변의 다른 인공 구조물에서 이미 철거되고 버려진 건축 폐기물들을 소재로 생성과 소멸 그리고 새로운 대상의 재형성을 의미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가 표현하고 있는 대상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인공구조물의 유사한 관계성과 상생관계를 의미하고 있으며, 작가의 일상적 만남에 대한 내러티브적 요소를 제공한다. ● 현대사회는 빠르게 새로운 환경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자연의 섭리에 의해 서서히 소멸되어가는 것이 아닌 인간의 필요에 의해 혹은 특정 목적을 위해 인위적으로 대상을 파괴하거나 해체하여 새로운 대상을 재생산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작가는 이러한 대상의 순환과정 속에서 생성과 소멸의 현상을 동시에 발견하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개념을 구조적으로 인식하여 물질의 변화와 이동을 가시적으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 작가는 일상에서 만난 대상의 기억과 잔상을 통해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 구조물의 성질과 형상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물리적 변화현상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대상의 생성-해체-소멸-재형성의 반복된 순환과정을 관찰한다. 즉, 일상의 보편적 원리를 자신의 작업으로 재해석하고 구조적으로 비슷한 유형의 매개와 형식적 행위의 결과를 예술의 조형원리로써 풀어나가고 있다. 또한 그는 대상을 관조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인공 구조물의 필연적 해체를 단지 소멸의 의미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재생성의 원인행위로써 인식하고, 해체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여물을 진보 이전의 가치로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미래의 함축적 에너지를 표상하는 메타포 이다.

최혜영_잠정적 풍경_캔버스에 면사 테이프_130×193.9cm_2008
최혜영_생사(生死)동시발생_캔버스에 면사 테이프_130×130cm_2008
최혜영_무한 생성의 연결고리Ⅱ_캔버스에 면사_130×193.9cm_2008

그의 최근作 「무한생성의 연결고리」시리즈 작품을 통해 내용적인 면과 형식적인 면에서 좀더 살펴보자. 이 작품은 인적이 드문 오래된 낡은 집과 인공의 다른 구조물이 이미 철거되고 해체되면서 남겨진 건축 폐기물과 각각의 버려진 잔여물들이 주요 모티브로써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것은 현실에서 보이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풍경이 아니라 작가의 손을 거쳐 개개의 이미지들을 재조합한 변형된 풍경이다. 그는 실재모습에 대한 기억과 잔상을 새로운 형상으로 재인식하고 해석하여 미래의 존재 가능성을 암시하는 이미지로써 대상을 캔버스에 재현한다. 이 과정에서 대상의 이동성과 해체, 생성과 소멸에 관한 인식을 작가는 면사테이프를 매개로하여 표현하였고, 여기에 작가적 행위마저도 작업 프로세스의 일부로 수용하여 그의 작업 의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캔버스 위에 색색의 면사테이프를 뜯어내고 붙여서 형상을 만들어가는 행위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물질 현상과 일맥상통 한다. 즉, 작가가 의도하는 작업개념과 그가 대상을 재현해내려는 과정의 행위는 생성과 소멸, 해체와 조합의 기본적 원리와 같은 맥락으로 읽혀지고 있다. 그리고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비정형적 숫자들의 배열에는 시간성이 내재되어 있으며 과거에 대한 현재 진행형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다음의 어떤 상황적 현상을 예고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 또한 그의 작품에서는 부분적으로 어딘가 모르게 다소 어색한 분위기를 감지하게 된다. 뚜렷한 형상이 아닌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몽롱한 분위기가 연출되는데, 이것은 정지된 화면을 표현한 것이 아닌 시공간을 초월하는 유동적인 이미지 창출을 위해 작가의 의도가 개입된 부분이다. 말하자면, 서로 다른 공간의 여러 이미지들을 각각 차용하여 교묘히 중첩시키거나 배치하여 그 경계면을 제거하기도 하고, 또 면사테이프의 여러 색점들을 뒤섞어 놓음으로써 대상과 대상간의 경계를 흩뜨려 놓은 행위의 결과이기도 하다.

최혜영_무한 생성의 연결고리Ⅲ_캔버스에 면사_130×193.9cm_2008
최혜영_무제_캔버스에 면사 테이프_97×193.9cm_2008
최혜영_무제_캔버스에 면사 테이프_97×193.9cm_2008

그의 작품은 단순한 일상의 풍경이 아니다. 대상을 조직적으로 분석하고 그것의 해체로 인한 구조적 변화까지도 철저하게 계획된 작품이다. 하나의 대상물이 생성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이면에 수많은 조직들이 얽히고설켜 구조적으로 복잡하게 형성되어 있듯이, 그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볼 때와 가까이 다가가 디테일한 부분을 볼 때의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자세히 드려다 보면 면사테이프에서 뜯어낸 점과 선, 그리고 면의 처리효과 등은 회화의 기본 조형요소를 그대로 반영한 작품이다. 또한 작가의 인내와 노동력이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작가는 대상이 파괴되고 해체되었을 때 버려지는 잔여물을 통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형상의 이미지를 창출한다. 이와 같은 원리를 작가는 그가 사용하고 있는 주 매체인 면사테이프 작업과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에게 있어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색색의 면사테이프는 작업의 본질을 형성하는 주요 매체이다. 면사테이프를 비정형 사이즈로 뜯어 붙여 형상을 만들어 나가는 반복적인 행위는 상당히 노동 집약적이며 그의 작업개념과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형식적으로 대상을 해체시키고 재조합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결과물은 완전한 소멸이 아니라 또 다른 대상의 생성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자연의 순환과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겠다. ● 최혜영의 회화작업은 이렇듯 현대미술의 움직임에 반응한다. 최근 한국회화의 가장 큰 위기는 개념과 형식이 유사한 작가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작가 층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반면 최혜영은 내용과 형식적인 면에 있어 모두 새롭다. 회화를 전공하면서도 표현적인 면에서는 전통적인 표현기법을 충실히 지켜왔고, 새로운 매체와 기법을 탐구하는데 소홀하지 않았다. 또한 대상을 바라보는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있는 보기 드문 작가이다. 이제 막 본격적으로 미술계에 입문한 작가로써 앞으로의 그의 작업행보와 귀추가 기대된다. ■ 최관호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시행중인 2008 SeMA 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 선정작가 전시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전시장 임대료(500만원 이내), 도록, 엽서 등 인쇄물 제작, 온-오프라인 광고를 통한 홍보, 전시 컨설팅 및 도록 서문, 워크숍 개최 등 신진작가의 전시전반을 지원하는 SeMA 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Vol.20081120d | 최혜영展 / CHOIHYEYOUNG / 崔惠榮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