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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8_1003_금요일_06:00pm
갤러리 노랑 gallery norang 서울 강남구 양재천로 187 (도곡동 454-14번지) Tel. +82.(0)2.575.2285
Taking a lesson from the past-비움_오채(五彩)의 변주 시리즈 ● 무속(巫俗)을 비롯하여 민족적 정서를 근간으로 한 고전적 모티브에 현대적 시각효과를 유발하는 프로젝트로 신선한 반향을 일으킨 강용면이 또 다른 볼거리로 관객의 시선을 모은다. 전통과 현대, 회화와 조각, 구상과 추상, 중심과 주변의 경계 허물기는 수많은 작가들이 시도해 온 동시대적 창작의 주요 과제였다. ● 이러한 시류와 더불어 혹은 시류와 차별화된 작가만의 저력의 결과물은 전통을 기반으로 한 기발한 아이디어와 참신한 소재의 만남에서 엿볼 수 있다. PC(polycarbonate), 아크릴, 자동차 외장 도료, LED 등을 활용하면서 그가 지향하는 예술성을 담보로 한 대중조각의 진수를 선보인 것이다. 그로 인해 작가는 명멸하는 빛과 화려한 색의 변주로 표현된 신(新)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매력을 가감 없이 연출하면서 강용면식 조형의 담론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조형어휘의 요지는 빛과 색(色)으로 집약될 수 있다. 금번 전시작들은 빛보다는 색을 중심으로 하여 익살과 풍자가 깃든 아기자기한 조형물들 이를테면 다소 공예적이면서도 장식적인 색감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것들은 과거와 현재, 일상에서 채집한 아이콘들로서 현대 사회의 시사성에서 발아된 이미지들과 함께 '옛 것을 익혀서 새 것을 안다'는 온고이지신이라는 테마와도 부응한다. ● 전시작들의 주요 이슈는 무소유(無所有), 즉 버림으로 대변된다. 이는 앞서 언급 했듯이 현재라는 시제에 맞추어 실존적 지평에서의 자기 정체성의 탐구로부터 기인하는 작가의 세상읽기와도 상통하는 대목이다. 본래 무소유에서 무(無)란 '가지고 있지 않음'을 의미하되 공(空)의 개념과도 유사하다. 공은 논리적인 타당성이 불허되어 자아와 타자는 물론 허공자체도 빈 절대무, 무념무상(無念無想)의 경지이다. 그러나 공즉시색(空卽是色), 공과 색은 하나라고 하지 않는가. 작가의 공은 색을 포용한다.
한낮 하루살이 같은 미물로서 인간이 지닐법한 욕망의 파편들, 예컨대 남과 북의 군인, 권투선수, 사천왕, 소련 혁명탑 등은 이념과 이해관계를 넘어선 화해와 용서 혹은 지킬 것과 버릴 것의 상징물로서 허심(虛心)을 향한 의지의 표상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한 일련의 메시지는 오채(五彩)의 혼합으로 인한 보다 다채로우면서도 온화한 중간색조의 운용과도 동일한 맥락에서 취합, 해석될 수 있다. ● 에어브러쉬를 활용한 색의 파노라마, 굵고 가는 선묘와 스밈과 번짐의 효과는 우연성의 개입으로 일구어진 아늑한 탐미적 분위기와 세련미를 발현한다. 이는 브러쉬의 작동이 무작위의 기교에서 발아하는 비정형적인 미감을 구현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PC판의 성형과정이나 도료의 분사는 그저 단순한 행위로써 물화(物化)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응축된 기(氣)와 운(韻)의 조응으로부터 비롯한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오밀조밀한 조형물들은 세속적 욕망의 무화를 겨냥한 무심(無心)어린 매스(mass)에 다름 아니다.
결국 그의 '비움 시리즈'는 '낮춤'을 주제로 한 조형적 실험의 연장선 위에서 세계를 관상(觀想)하고 심기(心氣)를 정화하고자 하는 자아실현의 대리물로 비유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전시작들에서 보여 지는 오색의 변주와 무소유의 관조적 풍경은 작가의 창작내용과 형식의 행보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이벤트이다. ■ 손청문
Vol.20081002i | 강용면展 / KANGYONGMYEON / 姜用冕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