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展 / CHUNGHYUN / 鄭鉉 / sculpture   2008_0903 ▶ 2008_0925

정현_Untitled_철_253×40×33cm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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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8_0903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학고재 신관 Hakgojae Gallery, Space 2 서울 종로구 삼청로 48-4 Tel. +82.(0)2.720.1524~6 www.hakgojae.com @hakgojaegallery www.facebook.com/hakgojaegallery

파리에서 귀국한 뒤 그의 작업은 석고에서 출발합니다. 흙으로 만든 덩어리를 각목이나 삽과 같은 기구로 내려쳐 기이한 볼륨과 날카로운 단면을 만들어 이를 주물로 떠내었습니다. 조각 본래의 양괴감에 충실한 것일 뿐 아니라 소재가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전통적 조각의 문맥에 밀착된 것이었습니다. 2006년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에서 집중적으로 선보인 침목(枕木) 작품은 그의 조각하는 태도 또는 조각에 대한 독자적 인식을 극명히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침목으로 구현한 인간상은 인간과 산업사회, 인간과 근대문명의 치열한 대결과 화해의 기념비적 형상으로 인상 지워집니다. 그는 침목을 발견하고 바로 그것을 재료로 끌어들인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방치된 상태로 놓아둡니다. 재료와의 만남이 단순한 사용자와 대상의 관계에서 벗어나 서로에게 순치되는 일정한 시간을 경과한 후에 작업에 임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이는 발견이 곧 창작이 될 수 있는 내력을 말해준 것이라 하겠습니다. 정현은 조각에 못지않게 많은 드로잉을 남기고 있습니다. 드로잉은 그에게 있어 조각과 따로 떼어내 생각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조각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고 동시에 드로잉의 연장선상에서 조각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현_Untitled_철_190×109×50cm_2008

정현이 선택하고 있는 재료는 대부분 버려진, 용도가 폐기된 질료들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버려진 질료란 상당 부분 산업 쓰레기인 것이 분명합니다. 침목이 그렇고 아스콘이 그렇고 막돌이 그렇고 철근이 그렇습니다. 그것들은 용도로 사용되었다가 용도가 다한 것입니다. 그렇게 버려진 질료들이 인간의 인고의 역사로 다가와 감동을 주었고 작가 정현에 의해 재발견되고 그의 손을 거쳐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정현_Untitled_철_130×104×67cm_2008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양괴적인 것과 선적인 것의 부단한 반복 현상처럼 수평적인 것과 수직적인 것의 반복현상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아스콘에 의한 수평적인 형상에 비해 그가 최근 시도하고 있는 버려진 철근에 의한 수직적인 형태는 전반적으로 수직적 의지의 상승을 시사합니다. 이번 학고재 신관에 전시될 작품을 포함한 최근작은 폐기된 철근에 의한 수직의 의지를 표상한 것입니다. 조각이기도 하고 조각이 아니기도 한 경계 선상에 가까스로 존재하는 것, 형태이기도 하고 형태가 아니기도 한 간극 속에 가까스로 존재하는 것, 그것이 발산하는 팽팽한 긴장감이 온통 공간을 거대한 탄력으로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 학고재

Vol.20080911f | 정현展 / CHUNGHYUN / 鄭鉉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