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08_0905_금요일_07:00pm
채스아트센터 기획초대展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채스 채스아트센터 GALLERY CHAES CHAESARTCENTER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117번가길 120-33 (중2동 1491-7번지) Tel. +82.(0)51.747.4808 chaesart.modoo.at
「지구는 여러분 모두의 것이에요 (We are the World)」 ● 개인이나 자국의 사상과 이념, 그리고 종교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불합리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상의 모든 가치들에 FUCKING을 들이대고 싶다. 독선과 아집에 빠져 희희낙락하는 세상의 잘난 분들이 계신 지구에 우주적인 조롱과 희롱을 가해 본다. 여러분 모두의 것인 이 지구는 언제 마지막 클라이막스에 다다를지 위태로워 보인다.
「인식(認識)_부제 : 버릇없는 쇳덩이들」 ● 1. 사람의 인식(認識)은 태어나고 자란 환경에 따른 학습에 의해 찰나적이지만 항상 일어나고 있다. 의식을 하는 가운데 일어나기도 하고 무의식 상태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그것이 짧든 혹은 길든... 그 찰나적인 인식 중 눈에 보여 지는 현상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영상에서 각각 문자로 표현한다. 5프레임이든지, 혹은 3초이든지. 2. 돈과 목숨이 담보된 운전행위는 때로는 버릇없고 무질서한 행위로 인해 타인의 삶에 그릇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조금은 예의 바른 운전자들은 이러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인식(認識)의 문자로 치환되어 버릇없는 자동차들을 비웃고 있다.
「NewRemake no.5, 6, 7, 8, 9」 ● 무수히 많은 시간이 흘러도 역사 속 인물을 조각한 시저상은 계속 복제되어질 것이다. 오리지날의 복제품의 복제품을 거쳐 다시 복제되는 식으로 만들어졌을 이 석고상은 그 파편들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만치 작가의 손에 고의로 파괴되어진다. 앞으로도 무수히 많이 복제되어질 이 석고상은 복제되어질 형태와는 상관없이 변형되어 리메이크된다. 흡사 고대유물을 발견 한 듯이 조립된 이 시저상은 모든 가루를 찾아 붙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되 그 일련의 해체 와 복원과정의 영상기록을 가진 리메이크된 이 시저상은「NewRemake no.5, 6, 7, 8, 9」로 각각 이름 붙여져 미술시장의 신상품(?) 된다. 상품의 가치여부는 두고 볼 일이다.
「Communication」 ● 작가가 만든 문자는 한글의 기본 제자원리에서 한글자음을 알파벳으로 대체 하였다. 한글의 모음과 영어 알파벳의 자음으로 이루어진 문자는 그 규칙을 알기 전에는 알아볼 수 없는 문자이고 이미지로만 인식되어진다. 하지만 이미지로만 보여 지던 문자는 이「Communication」이라는 학습프로그램을 통해 읽혀지는 문자의 기능을 하게 되고, 문자가 읽혀지게 될 때 그것은 인식하는 방법이 다른 대상이 된다. 후반부에는 응용학습으로 거북이의 '야'라는 가요가 노래방 반주처럼 흐르고 노랫말 자막이 문자로 흐른다.
「목욕탕 수다」 ● 목욕탕을 개조한 한 대안공간의 재개관 기념전으로 '때를 벗기다'라는 주제로 전시를 열었다. 거기에 출품한 작품으로 3개의 모니터에 문자와 영상이 번갈아 가면서 나타나 '오션타올'이라는 때수건을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 작가가 힘들이지 않고도 때가 벗겨지는 이 때밀이 타올에 매료되어, 주변사람들에게 막 수다스럽게 권하고 싶은 거다. 작가인 동시에 소비자인 나는 이 때밀이 타올에 대해 소비자의 자격으로서 특정업체와 이해관계 없이 수다를 떤다. 내가 직접 목이 아프게 떠들 필요 없이 모니터가 대신 장점과 단점에 대해 수다를 떤다. 작품은 수다의 수단이 되었다.
이광기가 생각하는 작업은? ● 1. 로또 1등 당첨번호 / 평이한 숫자배열이 배 아프다. 결과적으로는 평이한 6개의 숫자이지만, 추첨 전에 그 6개를 선택해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2. 발명품 / 고도의 전문기술을 요하는 것을 제외하면 누구나 생각 할 수 있는 쉬운 조합이 많다. 결과적으로는 평이하지만 그것을 처음 조합해서 내어 놓는 것이 발명이다. 3. 작업(WORK) / 누구나 상상으로만 갖고 있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세상에 얼른 내어놓는 행위. 늦으면 추첨 끝난 로또번호다. 결과적으로는 평이하지만 있지도 않은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매달리는 자체가 어쨌든 작업이다.
개념탑재 ● 원이 하나 그려져 있다. 삐뚤게 원을 그리던 초등학생이 어느 날 맘 잡고 안 비뚤게 잘 그린 원이다. 원이 하나 그려져 있다. 하루에 원을 100개씩 아무런 이유 없이 그리는 자가 10년하고도 3달 16일 만에 그려낸 원이다. 원이 하나 그려져 있다. 점 하나 찍어 놓고 세 시간을 설명 할 수 있는 자가 원씩이나 그렸으니 아직도 설명이 덜 끝난 원이다. 원이 하나 그려져 있다. 부시가 그린 원이다. 원이 하나 그려져 있다. 김기창이 그린 원이다. 원이 하나 그려져 있다. 수학선생이 그린 원이다. 여기에 그려진 원의 가치 구분은 가능할까? 그렇다고 해도 문제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문제다. 질문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이광기
불합리한 세상에 '우주적 조롱'- '파란 구슬'이라고도 불리는 아름다운 우리의 지구별이 어두운 우주 공간 속에 홀로 영롱하다. 그런데 누군가 이 지구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쑤욱 내민다. 놀리듯 들락거리는 이 발칙한 손가락에 붉으락푸르락하는 것은 지구 혼자뿐이다. 이광기(37)씨의 「지구는 여러분 모두의 것이에요(We are the World)」는 1분 20초짜리 짤막한 비디오 작품. 작품을 통해 그는 "자기 나라, 종교, 신념에 '엿 먹어라'하면 발끈들하겠지만 지구를 공격하면 분노하시겠느냐"고 반문한다. 제30회 중앙미술대전은 이광기씨에게 손을 들어줬다. "지금 여기, 우리들과 소통 가능한 진정 어린 문제 제기"라는 이유에서다. 이씨는 "개인이나 자국의 사상과 이념, 그리고 종교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불합리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상의 모든 가치들에 가운뎃손가락을 들이대고 싶다"며 "독선과 아집에 빠져 희희낙락하는 세상의 잘난 분들이 계신 지구에 우주적 조롱과 희롱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 부산서 살며 부산 지역의 대안공간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이광기씨를 중앙미술대전이'발견'했다. '신진'이라기엔 다소 많은 나이, 서른일곱의 그는 올해 난생 처음 공모전에 도전 1999년 부산 동아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영상 프로덕션을 차렸다. 홍보 영상 등을 제작해 돈을 벌고, 짬을 내 본인만의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영상 작품 두 점을 냈는데, 「인식-버릇없는 쇳덩이들」은 올 초 여러 달 동안 출퇴근길에 직접 차를 몰며 어깨에 비디오카메라를 고정시켜 찍은 걸 편집했다. 4분 58초짜리 이 영상은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의 뒤꽁무니들이다. 경쾌한 록음악이 울리는 가운데 자동차들은 새치기나 신호위반은 기본이고, 과적, 상향등 사용, 쓰레기 투척 등 버릇없는 행태를 보인다. 사람보다 차가 주인이 된 우리 도로 상황을 꼬집었다. 그러다가 문득 음악이 멈춰 조용해진 화면에는 국도를 터덜터덜 달리는 황소 실은 용달차의 뒷모습을 한참 보여줘 여운을 남겼다. 쉽다. 그래서 "사람들이 일상에서 보통 생각하는 문제를 다뤘을 뿐"이라고 겸손해 한다. 그는 "영상 작업은 상업적 유통이 어려워 전업 작가로 살기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장기 레이스라 생각하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시민이 앞으로 발표할 작품의 주제 역시 "일상에서 시빗거리 찾기"다. 화가인 이선경(33)씨가 부인이다. ● 작가로서의 문제의식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진정한지, 그리고 얼마나 소통 가능한지, 정말 어려운 이야기라 어렵게 이야기하는지, 어려운 말도 쉽게 하고 있는지, 쉬운 말을 어렵게 하는지, 정말 쉬운 말이라 쉽게 할 수 있는 것인지 대해 중앙미술대전에서는 어려운 말도 쉽고 명료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 기준이 절대적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공모전으로 뿌리내리려면, 일단 우리끼리 잘 알아들을 수 있고, 한 번 더 생각해보면서 예술의 존재 의미를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런 면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광기씨는 투박할지라도 진정성을 갖고 문제를 제기하는 점이 돋보였다. 지금 여기, 우리끼리 소통 가능한 작품이다. 결과물의 완결성을 따지기보다는 작가가 쌓은 내공을 높이 샀다. ■ 중앙일보
Vol.20080904g | 이광기展 / LEEKWANGKEE / 李光基 / video.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