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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8_0626_목요일_06:00pm
기획 / 권영진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브레인 팩토리 BRAIN FACTORY 서울 종로구 통의동 1-6번지 Tel. +82.(0)2.725.9520 www.brainfactory.org
브레인팩토리에서는 지난 3월 27일 개최 예정이었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일시 보류되었던 진시영 전을 6월 26일부터 7월 6일까지 개최한다. 영상 매체 작가 진시영의 국내 두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LED를 이용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뉴욕에 유학하며 다양한 영상 매체 작업을 선보여 온 진시영은 3년전 귀국 이후 주로 국내외 미술관과 비엔날레, 창작스튜디오 기획전 등을 통해 실험적인 작품을 발표해 왔다.
이번 브레인팩토리의 개인전에서 작가는 해변 풍경을 촬영한 영상이미지를 LCD 모니터와 LED 설치작품을 통해 입체적인 방식으로 해석했다. 「Tide」는 양분된 LCD 화면 속에 밀물과 썰물의 흐름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펼쳐지는 하늘과 바다의 풍광을 인터벌 숏으로 포착하여, 우리가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변화하는 시간과 광대한 자연의 움직임을 역동적인 화면으로 가시화했다. 또한 모터 장치를 이용하여 그런 LCD화면 자체를 모래시계처럼 회전시킴으로써, 화면 내의 시간이 영상의 프레임을 초월하여 화면 밖의 실제 시간 속으로 확장되는 입체적인 시공간을 구현했다. 역시 해변 풍광을 주제로 한 「Wave」는 물결처럼 일렁이는 조각적 형태 위에 LED 입자를 부착하여 화면 내의 시간과 화면 밖의 공간이 긴밀하게 교차할 수 있도록 구성된 작품이다. 진시영은 사각 평면의 일루전으로 존재하는 영상을 실제 시간과 공간 속에 구체적인 형태를 가진 실체로 가시화하는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프레임을 넘어 교감하는 바다 ● 이번 개인전에서 진시영은 바다를 주제로 한 근작 두 점을 선보인다. 「밀물썰물 Tide」과 「파도 Wave」가 그것인데, 각각 회전하는 LCD 모니터와 일렁이는 파도의 형상으로 입체화된 LED 구조물로 가시화되었다. 대학시절 회화를 전공한 진시영은 2000년 뉴욕에 유학하면서 영상 매체 작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후 그의 작업은 하이 테크놀로지의 기술적 혁신에 주목하기보다 언제나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미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영상 매체의 기술적 어법에 충실하면서도 자연에 대한 감수성이나 시간의 흐름, 공간에 대한 기억 등 누구든 공통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문제를 작업의 주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작업에서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언제나 화면 내의 가상공간과 작품이 존재하는 실제 공간 사이를 넘나들며 두 세계의 연계 또는 혼재 속에서 더욱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체험의 상호관계를 구성해 나간다는 점이다.
「Tide」에서 진시영은 통상적인 자연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것이자 역동적인 세계의 리듬을 가장 강력하게 표현하는 소재로서 바다의 이미지에 주목했다.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것이지만, 화면을 통해 실제 인지 가능한 물리적인 변화로 바다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진시영은 세계에서 조수간만의 차이가 가장 큰 캐나다의 노바 스코셔(Nova Scotia)의 해변으로 갔다. 눈앞에 펼쳐지는 장대한 바다의 움직임을 화면에 담기 위해 작가는 밀물과 썰물을 각각 6시간씩 인터벌 숏(interval shot)으로 촬영한 후, 밀물과 썰물의 수평선이 화면의 한 가운데에서 만나도록 편집했다. 양분된 화면 속에는 1분 30초 동안 지속적으로 차고 빠지는 바다의 움직임이 역동적으로 전개되고, 그 움직임은 다시 좌우로 끊임없이 180도씩 회전하는 LCD 모니터의 물리적인 움직임으로 확장된다. 실제시간을 극도로 압축하여 변화하는 자연의 리듬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한 화면은 회전하는 모니터의 물리적인 움직임과 함께 일종의 모래시계가 되어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주기를 구체적인 형상과 동작으로 반복한다. ● 역시 바다를 주제로 한 「Wave」는 물결처럼 일렁이는 조각적 형태 위에 LED 입자를 부착하여 화면 내의 시간과 화면 밖의 공간이 긴밀하게 교차하도록 구성한 작품이다. 프레임 안팎의 시공간에 주목한 진시영은 여기서 3차원적인 형태로 구체화된 영상, 손으로 촉각할 수 있는 영상이라는 과제에 한발 더 진전했다. LED 소재를 통해 사각 평면의 영상을 입체화하고, 일루전으로서의 영상을 가촉적인 실체로 구체화하고, 빛에 의한 허상을 실제화 하겠다는 작가의 생각이 실현의 단초를 찾았다. 「Wave」에서 LED로 구성된 스크린은 화면을 투사하기 위한 매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화면 내부의 세계를 가시화하는 구체적인 형상이기를 주장한다. 버추얼한 세계를 전달하던 화면이 그 자체로서 리얼이 되고자 한다. 또한 LED 소재는 어둠의 반대급부이자 빛으로 존재하는 영상의 한계를 더욱 적극적인 방법으로 극복한다. 발광 효과가 뛰어난 LED 소재는 어둠을 배경으로 빛나는 허상이기보다 스스로 빛나는 실체로서의 영상의 존재조건을 제시한다.
회화를 떠나 영상에 주목함으로써 움직임과 시간의 흐름, 변화의 과정을 포착하게 된 진시영은 이제 역설적으로 그 움직임을 구체적인 형상으로 가시화하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 영상이 투사되는 프레임은 화면 속 영상의 움직임을 조각적 형태로 반영하고, 화면 속 파도는 굽이치는 프레임을 넘어 넘실거린다. 「Tide」를 넘어 「Wave」로 나아간 진시영의 바다는 대상과 전자매체의 구별, 자연과 재현된 가상의 간극을 넘어 양쪽 세계를 유연하게 넘나든다. 산업화된 영상의 시대에 그의 바다는 스스로 빛나는 바다이며, 어디서든 빛나는 영상으로 존재하고자 한다. ■ 권영진
Vol.20080702e | 진시영展 / JINSIYON / 晋始瑩 / video.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