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derella Revealed

조소연이 짓는 원더랜드 연작 ● 매일 사용하는 물품 또는 버려진 물건들을 소재로 찰나를 영원의 캡슐 안에 구축하는 조소연의 전시가 이번 5월 경복궁을 사이에 두고 브레인 팩토리와 현대 윈도우 갤러리에서 동시에 펼쳐진다. 2001년 도미 후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조소연은 이번 전시에서 그 동안 그가 진행해 왔던 두 가지 양상의 작업을 각각의 공간 성격에 맞게 구현한다.

조소연_Cinderella Revealed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8_부분

조소연_Cinderella Revealed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8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들여다보면, 현대인들은 각자 자기의 역할만을 수행하는 조립품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나는 이런 인간의 유용성만을 강조하는 세상을 관찰한다. 이런 슬픈 세상을 살아나가는 나의 방식은 하루하루 나만의 원더랜드를 만들고 그 안에서 구원 받는 것이다. 내가 창조하는 원더랜드는 내 의식 안에 존재하는 가상의 세계가 현실로 접목되는 현장이다._작가 인터뷰 중에서

조소연_Ecological Collage 3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8

2003년도 작품부터 시작하는 조소연의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면, 무채색으로 된 작업들과 칼라풀한 작업들의 극명한 대조가 눈에 띈다. 이 두 가지 양상은 '자아'라는 바운더리를 두고 동전의 앞뒤와 같은 이면을 보여주는데, 수면위로 떠오르는 '자아가' 바라보는 오색의 세계가 그 첫 번째요, 수면 아래에 포진하는 '자아를' 바라보는 무채색의 자의식 세계가 그 두 번째다. 능동적이며 외향적인 칼라작업들과 한없이 자기 안으로 스며드는 무채색의 작업들은 외형상으로도 조울적인 양상이 확연하다. 작업 방식에서도 이 두가지 작업은 무척 다르다. 무채색 작업의 방식은 '만든다'는 단어보다는 '짓는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이다. 2003년도 작품 「The Beautiful Monster」는 스카치 테입으로 자신의 몸을 캐스팅한 후 벗어낸 결과물들을 연결시킨 모뉴멘탈 한 작업이다. 이 작업을 통해 작가는 자신의 신체를 감싸고 있었던 껍데기들을 이탈함으로써, 나와는 상이한 또 다른 나를 바라보는 의식의 분리를 시도하였다.

조소연_Ecological Collage 3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8_부분

조소연_Ecological Collage 3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8_부분

이번 브레인 팩토리의 전시 작품 중 플라스틱 포크로 된 작업 역시 자의식에 관련된 작업이다. 잠재된 자아는 일회용 포크로 제작된 유기적인 구조물로 탄생되고, 그것은 다시 조명등의 상쾌한 파란색으로 화장한 부유하는 예술작품으로 환생된다. 플라스틱 포크를 사용한 깔대기 모양의 구조물들은 2005년도 「Cinderella Castle」을 발표하면서 처음 선보였다. 그 후 2007년도 발표된 작품 「Self-portrait」에서는 같은 재료와 같은 모양새에 좀더 거칠고 중첩적이며 폭발하는 듯한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 작품 「Cinderella Revealed」는 이렇게 4년 전부터 시작되었던 플라스틱 포크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브레인 팩토리의 좁고 길쭉한 공간에 맞춰 제작되었다. 작가는 부스러져 버릴 것만 같은 뼈마디 하나하나를 연결하여 자기 안의 집을 짓고 그것을 통해 자기구원을 염원하는 축제의 향연을 펼친다. 작업에 애용하는 스카치 테입이나 면봉, 일회용 포크 등 매일같이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물품들에서 작가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을 본다. 덧없는 하루하루를 대변하는 재료들은 조소연의 매직 랜드에서 영원한 생명을 부여받은 거대한 모뉴멘탈 피스로 태어나고, 물질성을 면죄 받아 공중 부양된 유토피아의 주인공이 된다. 깔대기 모양의 구조물은 각 작업마다 열려있는 방향이 다르다. 2005년도 작품이 단순히 위로 올라가며 열리는 구조였다면, 해가 지나면서 그 방향이 점점 내려오는데, 그러한 변화는 정적이었던 작품이 좀 더 능동적이며 역동적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세상을 향해 무언가를 고하고자 하는 드라마틱한 제스처 같이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한몫하는 일등 공신은 작품에 설치된 조명의 효과다. 구조물 안에 장착된 은은한 조명은 작가 안에만 존재하던 가상의 유토피아를 우리가 실재하는 현장에 실현시키는 마술사의 매직 터치이며, 순간을 축복하기 위해 뿌려지는 반짝반짝 빛나는 은가루이다. 작가는 이펙트 조명으로 인해 생긴 부산물인 그림자를 작업에 포함시켜 구조물이 설치된 공간 전체를 작업으로 간주한다. 이는 곧 그림자 드로잉으로 연결된다.

조소연_Yellow Shadow_콜라주_105×77cm_2008

자기성장을 위해 해마다 허물을 벗는 이치는 비단 자연의 세계에서만 벌어지는 건 아닌 것 같다. 자신의 제스처가 고스란히 스며있는 허물을 벗어내어 새로운 유토피아를 만들어내는 조소연의 작업은 하나뿐인 이 세상을 온전히 "나만의 것"으로 살아내고자 하는 조소연식의 방법인 것이다. ■ 오숙진

A Wonderland Being Built by Cho So-yeon Looking into the world we reside, contemporary men feel they are part of this world and carry out only their own mission. I observe the world in which people put much importance on only utility. One of ways to live in this miserable world is to bring about my own wonderland. Saving my soul within it, my wonderland is a place that links between an imaginary world in my consciousness and reality._Excerpted from an interview with the artist ● There are two main types which are in stark contrast in Cho So-yeons work she did since 2003: works in achromatic colors and pieces in colorful hues. The two aspects are both sides of the coin: the one is the world of five colors above the surface of the water, and the other is the world of achromatic hues below the surface. ● Chos color work appears active and extrovert while achromatic color work is inactive and introvert. The two obviously shows manic or depressive aspects respectively. The former keeps a moment in eternity while the latter puts eternity in a moment. They are completely different in ways to create them. The term construct rather than produce can be more proper for achromatic color work. ● 「The Beautiful Monster」 in 2003, made by casting her own body parts with Scotch tapes, taking off and connecting them with one another, is a monumental piece, through which she attempts to separate her consciousness. The artwork on display at the Brain Factory exhibition, made of plastic forks, has also to do with her self-consciousness. Employing disposable forks, Cho created an organic structure awaking her latent self. It is born again as a floating artwork when painted in vivid blue. By using plastic forks, the artist also presented a funnel-shaped structure together with 「Cinderella Castle」 in 2005. In 「Self-portrait」 made of the same material and same form, she showed rough, explosive energy. ● Interpreted as an extension of her plastic fork work which began four years ago, 「Cinderella Revealed」 was made to fit the Brain Factorys narrow, long exhibit space. What the artist discovers in disposable items such as Scotch tapes, swaps, and one-off forks is our everyday life. Cho gives eternal life to these ephemeral materials in her wonderland by recreating them as an enormous monumental artwork. Each funnel-shaped work appears open to various directions. This kind of work in 2005 has a simple structure that opens when ascending, but this direction became gradually lower every year. This change shows the process of evolvement from static to active and dynamic aspects. This also seems like a dramatic gesture to allude something toward the world. This gesture is strengthened by lighting effects. Cho realizes her imaginary utopia in reality by setting dim lighting within her structure. This lighting shines likes glittering silver dust as if celebrating the moment. She also depicts the shadows generated by lighting effects, embracing all exhibit spaces as part of her work. ● A cast-off skin is not merely a natural phenomenon. Imbued with her won gestures, Chos work that seems to be a cast-off skin every year and brings about a fantastic utopia demonstrates her own way for survival, namely to live in this world in her own independent way. ■ Oh Sook-jeen

Vol.20080511a | 조소연展 / CHOSOYEON / 趙素延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