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08_0405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터치아트 GALLERY TOUCHART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76-8 예술마을 헤이리 (주)터치아트 Tel. +82.(0)31.949.9435 www.gallerytouchart.com
언제부터인가 서점에는 성인을 위한 동화책과 그림책들이 등장했다. 줄거리는 상상만으로 일상의 일탈이 가능하게 하며, 그들이 갈망하는 그 무언가를 자극 한다. 자신이 나서 말하기 어려웠던 이야기와 숨기고 싶은 상황을 아이라는 등장 인물을 통해서든 다른 의인화적 방식을 통해서든 만들어진 비현실적인 상황을 통해 현실적 상황을 말하고 있다. 그 상황은 아주 은유적이고 비유적이다. 이는 우리에게 어릴 적 순수했던 동심을 다시금 꺼내게 하며,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어주기도 하며,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문제, 고민 등을 대처할 때 발생하는 심리적 작용을 최대한 노출시키게 한다. 이것은 바로 우리의 감정과 사고의 기능을 활발히 하여, 무한한 상상력을 발생시킨다. 이전의 순수함과 지금의 그렇지 않은 면, 즉 인간의 양면성을 대립시키고 절충해 가는 다양한 성인을 위한 동화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이번 전시 『잃어버린 것의 정원』은 바로 이런 우리들의 이야기다. 우리가 놓치고 잃어버린 오래된 우리의 모습과 아름다운 기억들, 그리고 그 기억들을 하나하나 이어가는 스토리로 풀어내고 있다. 작가 구이진은 어릴 적부터 자신을 따라다니는 조그만 아이가 있다고 말한다. 그 아이는 그녀 자신일 수도, 아님 다른 어느 누구의 존재로 대신할 수도 있다. 그녀는 그 아이를 통해 내적 존재감을 성장시킨다. 현실을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며,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 간다. 이는 바로 고통이 수반되는 내면적 성장 과정을 매우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작가 구이진의 작업은 동화적 모티브를 중심에 두고 있다.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눈망울과 파스텔 톤의 색감, 가냘픈 다리, 디테일한 옷의 패턴, 어느 하나도 허술히 놓치지 않고 그려나간다. 아이를 감싸고 있는 손의 모습은 그들의 눈망울에 담긴 감정에 따라 다르다. 넓게 시원스레 펼쳐진 손, 수줍게 감싸 안은 손, 그리고 조심스럽게 오므린 손. 마치 그들 등뒤에 달린 날개와도 같아 보인다. 천사의 날개. 그것은 보이는 것에 대한 일차적 의미가 아닌 그 이면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의미로 해석된다. 직설적인 표현이 아닌 포개고 포개어진 비밀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우린 작업을 바라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품 속 인물이 보여주고 있는 독특한 상황을 통해 심리적 일탈 욕망과 갈등의 과정과 대면하게 된다. 『헨젤과 그레텔』, 『빨간 모자』 등 다양한 동화이야기를 통한 평범한 주변 인물들의 일상적 모습을 특정 이야기와 결합함으로써 그들의 일상과 동화적 텍스트 간의 연관성을 끌어내고 있다. 그들의 마음에 담고 있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들도 있다. 감추려 하지만 감추어 지지 않는 심리적 움직임을 표면적 행동이나 직접적 언어이기 보다 작품 전체의 아우라(aura)를 통해 직감하게 된다. 이렇듯 작업의 동화적 모티브는 순수함을 잃지 안으려는 모습과 동시에 그 이면에 -양의 탈을 쓴 늑대 이야기처럼- 대립되는 우리들의 불안정한 모습을 영상처럼 상황을 설정해 나간다. 이렇듯 그녀는 인간 내면 심리적 예민함과 이지적인 사고 방식을 통해 자신의 사고와 행동에 관해 집중하고 있다.
작가는 지극히 자아반영적인 작업을 진행하며, 또 다른 작업을 시작할 땐 조각처럼 흩어져 있던 다른 요소들을 퍼즐처럼 맞추어간다. 그렇게 이전 작업과 연결 지으며 조금씩 잃어가는 자신의 정원을 채워나가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조금씩 자아를 찾아간다. 새로운 국면을 접했을 때, 자신의 내면은 더 강해지고 또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질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번 전시 『잃어버린 것의 정원』을 통해 우린 작가의 호기심과 심리적 갈등의 절충 과정을 이해하고, 그 스토리 텔링 과정 속에서 우리도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 김은정
Vol.20080408f | 구이진展 / KOOEGENE / 具利珍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