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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8_0402_수요일_05:00pm
문화일보 갤러리 기획공모 당선전
문화일보 갤러리_MUNHWA GALLERY 서울 중구 충정로 1가 68번지 Tel. +82.2.3701.5755 gallery.munhwa.co.kr
아름다운, 그러나 탐하지 말아야 할 것. ● 아름답지만 탐하지 말아야 할 것에는 값나가는 보석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는 부(副)나 명예, 지위, 건강 등 인간이 만들어 놓은 여러 가치에 대해서 인류는 동서를 막론하고 이를 지키고 영위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우리는 이것을 갈구하되, 다른 사람의 것을 함부로 탐하지 못하도록 하는 다양한 장치와 법을 구비함으로서 서로를 철저하게 보호하고 규제한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욕심내지 말아야 할 것이 여기에 그칠까.
원정숙의 작업은 우리가 따랐던 관습의 범위에서 벗어난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즉 인간의 편리와 이기심, 개발논리에 따라 자신의 서식지에서 밀려나 고립되거나 멸종된 야생동물들이나 오로지 인간의 식량으로써 자격을 갖추기 위해 가두어 사육되고 있는 가축들의 '존엄한 생명'에 대한 이야기다. 너무나 쉽게 인간이 탐하고, 취하지만 누구하나 그들에게 미안하다거나 진심어린 애도를 표하지 않는다. 이들은 멸종된, 멸종되는 동물들이거나 돼지, 소 등의 가금류 등으로, 우리는 이 동물들이 한반도라는 공통의 생활권에 더불어 존재하고 있다고 교육받지만, 실질적으로 우리 생활의 범주 안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아이러니한 공동체다. 우리의 친구이자 동시에 식량인 이들, 우리가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가두거나 생명을 앗았던 동물들에게 원정숙은 진지한 토크쇼를 제안함으로써 화해의 제스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2005년 작가 원정숙의 첫 개인전 이후로 오랜만에 갖는 두 번째 개인전 『토크쇼』. 첫 개인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동물과 식물에 관한 이야기지만 비교적 설명적이었던 화면은 보다 상징적이고 관계중심적인 것으로 변모한 듯 보인다. 화면의 구성에 있어 작가는 '관람자'라는 제3의 시선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가령 단독으로 등장하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최대한 화려하고 매혹적으로 단장한 채 화면 밖 자신을 바라보는 누군가를 의식하고 있거나, 꽃사슴이나 다람쥐, 소와 토끼 같은 두 대상의 대화에서도 누군가 이들의 대화를 청취하고 있음을 전제한다. 즉 인간에게 괴성으로만 인식되던 동물들의 속내를 알리기 위해 작가는 화면이라는 매개체를 만들어 동물과 인간의 화해와 이해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동물의 대변인을 자처한 원정숙은 그들의 이야기를 보다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 위해 깊이의 밀도감과 세밀한 묘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섬세하고 고운 털의 묘사나 그윽하고 깊은 눈, 그리고 그들이 자연에서 느꼈을 풍부한 감수성과 생존의 비밀을 화려하면서도 가시를 지녀 애잔한 들장미꽃이나 찔레꽃, 노란 가을국화로 치장한다. 때로는 그 어느 것보다 화려하고 장식적인 연꽃이나 단청, 추임새처럼 들어선 물고기 등으로 그들만의 비밀이나 그들의 유쾌한 농담, 재미있는 상상력을 환상적인 분위기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동물과 인간의 토크쇼를 주제한 작가의 의도가 생존의 위기로 내몰리는 불쌍한 동물들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인간과 더불어 아름답게 공존해야하는 그들의 미래가 우리의 이해심과 보다 성숙한 역할에서 시작되야 한다는 의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 성윤진
토크쇼 ● 토끼_우직한 당신은 이 땅을 기름지게 만들어 나라 발전에 초석이 되었지요. / 늙은소_그 시절에는 부지런히 일을 해야 한다는 그 사실 하나만 생각했습니다. 끝도 보이지 않는 많은 논과 자갈 투성이 밭, 산비탈의 조그마한 땅이라도 다랑이를 만들어 죽어라 일구었지요. 대지에 열기가 느껴지는 칠월이면 아! 초록빛 벼 잎의 싱그러움에 눈이 부셨답니다. / 토끼_네. 마치 긴 겨울밤에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이야기처럼 들리네요. 훗훗. 그렇지만 사람들은 거대한 거미줄처럼 만들어 놓은 도로망이 국토발전의 원동력이라고 하더군요. / 늙은소_그건 오로지 인간만을 위한 일이었지요. 도로는 서식지를 가로질러 버리고 많은 동물을 울타리 안으로 가두어 버렸어요. 게다가 모든 생명체에게 꼭 필요한 소중한 강물을 콘크리트 옹벽으로 이어지는 운하를 계획중이라 하니... 결국엔 모두를 죽음의 벼랑으로 서서히 몰고 가겠지요. 생각해 보세요. 거미줄에 걸린 채 살아가는 곤충을 상상해 보셨나요? / 토끼_음~ 모두 것이 올가미 속에 있는 모습이 되겠군요. / 늙은소_그리고...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보세요. 제 몸조차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좁은 우리에 갇혀 살만 찌우고 있어요. 요즘 사람들은 지난날 우리의 모습을 기억조차 하지 못해요. 단지 부위별 고기맛을 평가할 뿐이에요. 이젠 알아요.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 전으로 아니 더... 더... 더... / 토끼_울고 있네요. / 늙은소_사람들은 언제나 미래를 생각하지요. 앞만 보고 달려가는 그들은 희망을 이야기하죠. 하지만 우리의 미래는 인간과 반대로 가고 있어요. 이 긴 사슬이 끝나는 그 언젠가, 먼 어딘가에 우리의 희망이 있을까요? ■ 원정숙
Vol.20080403b | 원정숙展 / WONJEONGSOOK / 元貞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