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l story

예전에 TV에서 어미 사자가 물가 건너편에서 새끼들이 스스로 건너오게 하는 장면을 보며 불현듯 요즘 아이들이 나약하게 성장하고 있는 현실을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미물이라고 여기는 동물들에게도 배우고 느낄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 또 다른 생각들도 가져보았다. 험난하고 삭막한 현대 사회에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검은 그림자 속에 들어가고 있지는 않은지를. 언론 등 그 밖의 매체들로 가족, 친구, 사랑하는 사람, 그밖에 사람들에게 버리고, 죽이고, 배신하는 등의 모습을 본다. ●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요즘 현시대에 그러한 일이 비일비재한 것을 생각해 보았을 때 그것을 되짚어 보아야 한다고 본다. 나는 그것을 동물들의 모습들과 빗대어서 생각해 보았다. 동물들에게도 사랑, 우정, 협동, 의리 등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사람의 시각으론 비위생, 비상식적인 모습들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은 진실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사고'를 할 수 있는 특권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 그로 인하여 위와 같은 불미스런 일들을 행하게 된다. 난 그러한 사람들에게, 삶에 지쳐 휴식처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동물들의 모습들을 사람의 모습들과 빗대어 보여주고 싶었다. ● 하나, 하나의 가로 점들엔 나의 위와 같은 바람이 있다. 그리고 동물들의 사랑, 우정 등의 요소와 시간의 쌓여감, 그 밖의 많은 의미들을 담고 있다. 그 점들이 모여서 하나의 큰 동물 이미지를 완성한다. 가족, 연인, 친구 등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들이다. 빛바랜 사진처럼 모노톤으로 표현한 것은 찌들어진 삶의 먼지 속에 가려진 사람들의 모습, 아픔의 상처들로 물든 감정들을 은유하고 있다. ● 사람은 잘못을 한 후에 뉘우치고 반성을 한다. 그리고 지난날을 후회한다. 그러한 사람들과 나의 동물 이미지들이 함께 하면 좋겠다. 그러한 진실한 마음들이 지난날의 먼지들을 걷어 내어 선명하고 아름다운 모습들 볼 수 있을 것이기에.

손민광_Family_캔버스에 유채_130.3×162cm_2007

Family ● 가족은 사회구성의 기본적 요소이면서 중요한 존재이다. 지치고 힘들 때 의지할 수 있는, 기쁨과 슬픔 등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존재이다. 허나 지금 언론이나 그 밖의 요소들을 볼 때 부모가 자식을 버리고, 형제간의 우애가 깨져버리는 등의 안타까운 현실들을 접할 수 있다. 동물들은 새끼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하여 냉정한 면도 볼 수 있지만 누구보다 새끼를 향한 정성과 사랑은 크다. ● 삶의 터전이 좁아져만 가는 상황에서 어미가 짊어지고 나가야할 짐을 생각해보면 사회에서 고군분투하는 소시민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는 것처럼 한편으로는 현재 사람들의 모습들과 연관시켜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장면들을 화면에 담아 점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 가면서 표현해 보았다.

손민광_Couple_캔버스에 유채_91×116.7cm_2007

Love & Friendship ● 동물들도 사랑이란 감정이 있어 짝짓기를 하거나 동료애 등을 발휘한다. 짝짓기의 경우 인간의 사랑과 다른 차원이라 할 수 있겠지만 암, 수의 동물들의 결합의 원초적인 요소는 사랑이라 생각되어진다. 또는 동물들끼리 무리생활 등의 경우에 보여지는 협동적인 모습이나 코끼리의 경우 서로 코를 감는 행위가 친근함의 표시라고 하는데 이러한 모습들을 볼 때 현재 사람들의 너무 쉬운 사랑, 끔찍한 일들, 친구간의 배반 등의 모습들이 너무나 부끄러운 현실이다. 그러한 느낌들을 담아 점으로 이미지를 나타내 보았다.

손민광_Stare_캔버스에 유채_130.3×97cm_2007

Instinct ● 동물들도 생존하기 위하여 먹고, 번식을 위한 욕구 등이 있기 때문에 짝짓기를 하기 위한 여러 가지 모습을 보게된다. 비위생적, 비상식적이 될 수도 있는 모습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본능만큼은 인간과 다를 바가 없다. 약육강식이 분명한 동물 생태계에서 두려움, 목표물을 향한 시선의 느낌이 있는 인간과 다른 모습들을 본능이라는 요소를 점에 담아 표현해 보았다. ■ 손민광

Vol.20080217c | 손민광展 / SONMINKWANG / 孫旼廣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