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던 새벽 네 시_모호한 선택

바이앤展 / BYEN / painting   2008_0105 ▶ 2008_0131

바이앤_my soulmate_캔버스에 유채_162×130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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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8_0105_토요일_07:00pm

카페 VW_Cafe VW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9-9번지 1층 Tel. +82.(0)2.6332.2402 club.cyworld.com/cafevw

나는 바이앤. ● 글을 그리고, 그림을 쓴다. 나는 미칠 것 같은 고통과 행복을 느꼈을 때, 그림과 글로써, 나의 그러한 욕망을 분출시킬 수 있었다. 나는 조금 고독했고, 조금 외로웠다. 지난 몇 년간 그러한 이상한 욕망에 대한 글과 그림을 수백 점 남길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그 중 백 여 점의 그림과 글을 전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바이앤_차갑던 새벽 네 시_모호한 선택_캔버스에 유채_116×91cm_2007

차갑던 새벽 네 시 모호한 선택 ● 나는 책상 위에 무언가를 놓는다. 표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표정은 너무 쉽게 감정을 드러내 보인다. 나는 감정을 쉽게 내비치고 싶지 않다. 누군가에게 나의 비밀이라면, 비밀일 이야기를 들키고 싶지도 않다. 나는 그러하기에, 시인들의 은유적 방법을 사랑하는 인간이다. 나는 그런 은근함이 좋다. 동시에 이런 생각도 한다. '이것저것 이중 장치의 눈속임으로 있지도 않은 진실을 말하고 싶지는 않아.'하고. 나는 어느 정도 정신이 나간 정상인이기에, 아직 그런 함정엔 빠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책상 위에 무언가를 놓는다. 나는, 내가 말하고자하는 이야기를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책상은 내가 있는, 내가 속해있는 모든 공간. 아주 넓고도 가끔 검게만 보이는 거대한 공간이다. 나는 그 공간이 두렵다. 그리고 이상한 욕망을 가지게 된다. 나는 책상 위란 세상에, 용기를 내어, 작게, 되도록 이면, 잘 보이는 곳에다가 두고 싶은 마음을 가지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나를 원망하더라도. 어느 곳이라도 자리를 잡아서, 나의 이야기를 놓아두는 것이다.

바이앤_그러하더라도, 욕망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_캔버스에 유채_162×130cm_2007

그러하더라도, 욕망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말입니다. 우선, 하나를 쌓으십시오. 무엇이 되었든, 성냥개비를 쌓든, 당신이 갈망하는 욕망들을 쌓든, 우선 하나를 쌓고 쌓으십시오. 하나, 많이도 필요 없습니다. 단지 하나면 족합니다. 그런 다음, 운이 좋아 바로 두 번째 것을 쌓든, 시간이 지체되어 훗날에서야 쌓든, 다음 것을 그 위에다 쌓으십시오. 단, 일정한 간격의 정렬로 쌓으십시오. 얼키설키 삐뚤어진 것들은 필요 없습니다. 그런 것들은 쌓으나 마나 지요. 제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똑바로 쌓으십시오. 타인이 보기를 기대하며 쌓는 것 또한 바라지 마십시오. 단지 당신만을 위해서, 당신의 정렬만을 위해서, 쌓고 또 쌓으십시오. 그것이 두 번째 포인트입니다. 당신만을 위한 쌓기.

바이앤_그 어디에도 닿지 않는 메아리_캔버스에 유채_72×60cm_2005

거짓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직선만을, 다소 고지식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직선만을 고집하십시오. 그렇게 쌓고 쌓고 또 쌓아가는 것입니다. 당신의 소중한 것들을, 당신의 가지지 못한 장난감들을, 당신이 말해야만 하는 비밀들을 하나하나 쌓는 것입니다. 쌓은 것들이 당신의 허리에 오고, 어깨선에 오고, 당신의 눈언저리까지 올 때까지, 계속계 속 쌓아 가는 것입니다. ● 그 쌓기 놀이가, 당신의 고귀한 허무한 놀이가, 결국 당신을 가릴 정도의 높이까지 치달을 때까지. 그리고 그것이 당신 자신을 가리게 되어, 더 이상 앞을 볼 수가 없게 되었을 때, 처음생각과는 달리 주변 것들을 포함하여, 자신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 그것들을 모두,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무너뜨리십시오. 아깝거나 서운하단 생각일랑 집어치우고, 그것들을 눈앞에서 치워버리십시오. ● 그리고, 시간이 지나, 다시 자신 속의 소리가 고요해지고, 너무 조용해져서 미쳐버릴 듯 할 때, 얼마 지나지 않은 그때에, 새로운, 당신이 생각하지 않았던 새로운 쌓기를 시작하십시오. 보잘것없는 것이라도, 그 어떤 것이든 좋습니다. 우선, 하나. 우선, 하나의, 새로운 쌓기를 시작하십시오.......

바이앤_신이란 존재를 향해 테러리스트가 된 사내_캔버스에 유채_116×91cm_2007

신이란 존재를 향해 테러리스트가 된 사내. ● 먼저 나의 요구조건을 말하지. 첫째. 꼬마 녀석이 징그러운 털만 무성한 어른 따위가 되는 것을 중지시킬 것. 어떤 생각으로 당신이 과연 그런 생각을 떠올렸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은 아주 무시무시한 일이기에, 나는 이쯤에서 당신의 그 장난을 멈출 것을 요구하겠어. ● 둘째, 그 꼬마가 그 상태를 유지하다가, 이제 그만 세상에 대해 지겨워져서, 자, 그만 떠날까. 하고 안녕. 할 때에 관한 이야기인데 말이야. 나는 그것 역시 조금 맘에 들지 않거든. 그 지루한 몸뚱이가 '안녕'해도 왜 어김없이 남아 있느냐. 하는 점이야. 우리가 유쾌하게 보곤 하는 만화와 같이, 레이저 총 같은 것을 맞으면, 오락의 배경음 같은 소리를 내며 사라진다든가. 컴컴한 극장에서 보는 영화의 페이드 아웃처럼 서서히 사라지는 방법도 있자나. 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 당신의 고지식함이 맘에 들지 않아. 그러니 이것 역시 좀 수정해줬으면 좋겠어. ● 셋째. 인간에게 입이란 기관이 과연 필요한 것일까? 나는 이것이 항상 궁금했어. 왜 얼굴에다 요상하게 생기고 시끄럽기만 한 이것을 같다 붙여 논 것일까. 하고 말이야. 물론, 그것이 없는 것도 약간 심심하고 허전할 수 있겠지. 그 문제에 관해 잠시 생각해보았는데, 내 의견은 사랑스런 연필로 선 하나를 그려 넣는거야. 물론, 그것의 용도는 아무 쓰임새가 없지. 꼭 필요한 것만 있으란 법은 없잖아. 너무 완벽해선 재미없다고.

바이앤_나에게 보내는 편지_캔버스에 유채_116×91cm_2005

자, 이제 네 번째 요구사항을 말하겠어. 당신들이 내린 가장 잔인한 장난인 미치광이 발정에 관한 거야. 이것은 정말 넌센스한 생각이었어. 이런 함정이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구. 또박또박 얘기 할 테니 잘 들어주길 바래. 지금 난 취한 상태도 아니야. 당신은 그것을 원할지도 모르겠지만. ● 내가 원하는 것은, 사내란 자들에게 달린, 혀를 날름거리고 있는 징그런 뱀같은 것을 지워주길 바란다는 거야. 이것 역시 그 대안 책으로 좋은 생각이 있는데, 그것 대신에 미키마우스 같은 녀석 _절대 미키마우스는 아니야._의 얼굴 같은 것이 달려있어서, 가끔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을 때, _모, 종종 있고 대수롭지 않은 일 이자나?_녀석이 위트 있는 친구가 되어주는 거야. 좋은 아이디어 아니야? 나는 이래봬도 가끔 깔끔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고. 또한, 세상의 소녀들이란 항상 손이 시리다고 , 손을 비벼대거나, 호호. 되곤 하니까. 그곳에다가 빨간 양말을 매달아주길 바래. 그들의 불평소리는 참을성 있는 본인 역시도 약간은 괴로운 일이거든. ● 자, 자, 이쯤에서 넌 이런 질문을 던지겠지? 그럼, 너희들의 후손은! 너희의 사랑스런 아이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 라고 말이야. 서두르지 말라구. 서두를 것 없잖아. 당신은 내가 알기론 별로 부지런한 성격 같지도 않은 것 같은데 말이야. 당신이 부지런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이라크의 아이들이 있을 수가 없어. 아프리카의 파리들의 밥이 되는 아이들은 또 어떻고. 밤마다 춤추고, 마시고, 자신의 물컹물컹한 즙을 뿌려대는 자들은 또 어떻고. 난 그래서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 당신의 엉덩이가 아주 무겁다는 것을 말이야. ● 그래, 딴 길로 빠지지는 않을게. 그래, 그래. 미안하다고. 그렇다고, 고함까지 지를 필요는 없잖아. 나에게 아주 좋은 생각이 있어. 약간의 제한이 있긴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항상 모든 게 만족되는 상황은 없잖아. 그 시기는 푹푹 찌는 여름밖에 되지 않고, 조금의 기후가 문제가 되긴 해. 그렇지만, 그런 것들은, 가만 내버려두어도, 인간들은 식물세포다, 동물세포다, 그 모라도 만들어서, 알아서들 할 테니까 걱정은 할 필요는 없다고 봐. 마을과 마을마다 하얀 '늑대' 한 마리를 두는 거야. 그 늑대는 가끔 포악하고 심술을 부리기도 하지만, 내심은 그렇게 나쁜 녀석은 아니야. 또한 하루 종일 자신이 보고 있는 하늘만 가리지 않는다면, 아무 트러블은 없을 꺼야. 그 하얀 늑대가 하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하얀 양 모양의 구름을 재배하는 거야. 그 하얀 양의 구름은 서늘한 가을에 조금 습한 땅에서 태어나는데, 추운 겨울에 꽁꽁 얼려 있다가, 따뜻한 봄이 되고, 얼음이 녹으면, 그 하얀색이 더욱더 새하얗게 되버려. 그때, 늑대가 그녀에게 말을 건네는 거야. '넌, 참 새하얀 색을 띄고 있구나'하고. 그러면, 양구름은 상기된 얼굴로 수줍은 미소를 짖는 거지. 부끄러움이 많은 양구름은 늑대를 짝사랑하지만, 결국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아무런 얘기를 하지도, 아무것도 먹지도, 아무 숨 쉴 의미조차 찾지 못한 체, 하루 하루를 보내는 거야. 그런 상태로 여름이 오도록 슬픔으로 가득 차는 거지. 그러다, 결국 하늘로 올라가 새하얀 눈물을 흘리는 거야. 그 하얀 눈물은 너무나 아름답고 순수한 그 무엇이어서, 결코 보지도 듣지도 못한 것이지. 세상의 소녀들은 단 한번 아이를 가질 수가 있는데, 그 하얀 눈물이 자신의 몸에 딱 한번 닿을 때이지. 여기서도, 아쉽지만 조건이 있어. 이것은 나의 또 다른 심술이 작동한 거지. 그 새하얀 양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소녀. 그 소녀들에게만 허용되는 거야. 세상을 너무 바쁘게 뛰어다녀서, 결코 하늘을 보지 않는, 그리고 볼 수 없게 되버린 소녀들에게는 열리지 않는 문이야. 하하. 어때 멋진 생각이지 않아! 내 말에 귀 기울이라고. 아무 이유 없이 죽어 가는 아이들을 당신도 보고 싶지는 않잖아. 당신도 마음은 따뜻하다는 것을 나도 모르는 것이 아니니 말이야.

바이앤_안녕_캔버스에 유채_65×53cm_2007

자, 나의 요구조건은 이 정도야. 당신이 만약 이것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나는 당신에게 거기 적힌 날, 정확한 시간. 반드시 테러를 하고 말겠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까지야. ■ 바이앤

Vol.20080105e | 바이앤展 / BYEN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