逍·遙·流 -거닐다. 아득하다. 흘러가다.

하원 영상설치展   2007_1220 ▶ 2008_0126 / 일요일 휴관

逍·遙·流_영상설치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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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220_목요일_06:00pm

갤러리 분도 초대展

관람시간 / 10:30am~07:3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분도 대구시 중구 대봉동 40-62번지 P&B Art Center 2F Tel. 053_426_5615 www.bundoart.com

그동안 금호미술관, 갤러리현대 등 서울과 필라델피아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하원이 2004년 개인전 이후 3년 만에 대구의 갤러리분도에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디지털 이클립스」, 「시간의 자리를 맴돌다」, 「종이로 떠낸 시간」과 같은 이전 전시 타이틀이 말해주듯 그의 작업은 시간이나 영구한 반복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이미지 또는 또각또각 분절되게 조작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하원의 영상작업은 서서히 변하는 자연의 움직임을 담아낸다.

하원_逍·遙·流_영상설치_2007
하원_逍·遙·流_영상설치_2007

「디지털 이클립스」는 면 재질의 긴 끈들을 촘촘히 매단 이동식 화면에서 붉은 해가 아주 느린 속도로 검푸른 일식에 의해 가려지는 현상을 포착하는 작업이다. 「시간의 자리를 맴돌다」는 바람에 흔들리는 숲과 쉼 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천정에서부터 내려오는 대형 스크린과 바닥에 설치된 여러 개의 작은 모니터를 통해 재현하면서 디지털 이미지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단위의 조합과 구조'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작가는 우리를 압도하는 자연의 움직임을 디지털 조작에 의해 서서히 해체하여 궁극적으로 거대한 색면으로 환원시킨다. 하원은 언제나 자신을 감동시키는 물의 흐름과 가변성을 이번 전시의 라이트모티브로 삼는다. 한 곳에 머무르거나 한 형태로 고정되길 거부하는 물이란 질료는 유동적인 연속체인 강의 도도한 흐름 안으로 녹아들면서 비물질적이고 비가시적인 영구한 시간의 흐름을 구체화·시각화한다. 유기체로서 흐르는 물은 스스로를 소유하고, 녹아들고, 그리고 사라져버린다.

하원_Circling waves_디지털 프린트에 스테인리스 거울_120×120×14cm_2007
하원_Circling waves_디지털 프린트에 스테인리스 거울, 필름_90×90cm_2007
하원_Step of waves_디지털 프린트에 스테인리스 거울_80×150×12cm_2007
하원_A drop of sky_영상설치_92×68cm_2005

이번 전시에서 물의 흐름은 세 가지 형식으로 표현된다. 하나는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을 포착한 사진을 여러 개의 이미지로 분할한 후 그것들을 금속재질의 거울 표면 위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다른 하나는 마치 관람자를 작은 연못으로 유도하는 듯한 작품으로, 바닥에 설치된 검은 아크릴 박스에 내장된 모니터에는 새털처럼 가벼운 구름이 푸른 하늘을 부유하고 있고 그 위의 또 다른 투명 아크릴 층에는 물의 파장이 잔잔하게 번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after effect' 프로그램이 설정된 프로젝트가 장자의 내편(內篇)에 나오는 '소요유'(逍遙遊)의 글귀를 전시장 바닥에 무수히 깔린 흰 조약돌 위로 물결처럼 흘러가도록 만든 작업이다. 막힘 없이 흘러가는 물결은 관람자를 무위자연 사상으로 안내할 것이다. 만물이 인위적이지 않고 그냥 스스로의 법칙대로 자연스레 흘러가는 대로 자신을 맡기도록 유도하는 이 작품은 디지털 영상을 통해 명상과 관조의 세계를 추구하는 하원의 예술세계를 대변하고 있다. 작가는 '소요유'(逍遙遊; 거닐 소, 멀 요, 놀 유)에서 놀 '유(遊)'자를 물이 흘러가다는 '유(流)'로 바꾸어 『逍·遙·流 -거닐다. 아득하다. 흘러가다』로 이번 전시의 타이틀을 정했다. 공간적으로 무한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며, 이론에 얽매이지 않았던 장자의 자유로운 사상을 디지털 화면으로 음미해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 될 것이다. ■ 갤러리 분도

Vol.20071225e | 하원 영상설치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