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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222_토요일_03:00pm
책임기획_김진하_김억 후원_경기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비울 미술관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산38-1번지 Tel. 02_3679_0011 www.jebiwool.org
『출판미술로 본 한국 근·현대 목판화, 1883-2007: 나무거울』展은 처음에는 작은 전시기획으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현대미술 목판화 이전, 유실된 근대목판화의 흔적을 찾아보려는 의도였습니다. 사실 목판화 뿐 아니라 우리 문화 전반이 일제강점기로 인해 그 전통과 맥락이 끊어진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타 분야는 그나마 기록이라도 남아 있는데 비해 목판화는 작품은 고사하고 아예 기록이나 흔적조차 없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100년 전 근대기뿐만 아니라 비교적 현대에 접어드는 해방공간 이후 60년대 말 까지도 정리된 자료가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차라리 조선시대 고판화들은 제법 많은 연구와 함께 여러 편의 논문으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실된 우리의 근·현대 목판화의 줄기와 흐름을 복원하기 위해 그 맥락을 찾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본래 조선시대 목판화는 서적의 삽화였습니다. 거기에 근거하여 근대기 잡지, 신문, 서적들을 중심으로 찾았습니다. 하나, 둘씩 숨겨져 있던 작은 목판화들이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어떤 것은 그동안 단편적으로 소개가 되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많은 부분은 목판화로는 처음 조명되는 것입니다. 모두가 소중합니다. 그 중에서도 처음으로 발굴한 이병규의 『양정』표지화는 비록 원작은 찾을 수 없었지만, 최초의 근대 목판화로 여겨지는'작품'입니다. 1931년도에 제작된 식민지 지식인 작가의 암울한 실존을 반영한 것입니다. 이 목판화를 발굴한 것은 이 연구를 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후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해방공간, 5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는 출판목판화가 제법 모아졌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판각가의 이름이나 기록이 없는 목판삽화가 많았던 것입니다. 여러 방법으로 작가와 기록을 찾으려 하였으나, 근거가 없어서 찾지 못 할 때는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또한 100년이라는 근·현대목판화의 궤적에 비하면 보잘 것 없을 정도로 작은 양 밖에는 찾지 못해서, 목판화의 역사적 흐름이 명료하지 못하고 파편적인 한계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이는 이 책이 우리 근·현대 목판화의 체계적 연구서라기보다는, 상당부분 자료집의 성격에 머무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추후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이런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서 이 책과 전시는 준비 되었습니다. 그러면 왜 지금, 21세기 디지틀시대에 굳이 지난 시절, 아날로그보다 훨씬 이전 수공의 목판화를 거론하는지 궁금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근대기 출판목판화가 단순하게 미술의 한 장르라기보다는 인문학, 예술, 당대 삶의 양식이 두루 어우러진 문화의 총체적 표지標識이자, 과거 뿐 아니라 오늘의 우리 삶과 얼굴을 비추는 지성과 감성과 일상의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들의 삶과 문화는 디지털에 근거한 정보화와 영상문화 등에 의해 구텐베르크와 뉴턴 이래 가장 큰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 속도의 장력에 의해 원하지 않아도 어쩔수 없이 변화가 되어버리는 수동적이고 관성적인 일상이 우리의 사유나 감성까지 지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시대의 장점이 있다면, 그것은 끊임없이 '새로움'을 생산하는 예술과 기술의 재미입니다. 새로운 개념, 새로운 문맥, 새로운 발상, 새로운 언어, 새로운 기술, 새로운 매체..., 호기심과 감수성이 넓게 열립니다. 그러나 한편 이런 디지털 이미지가 제공하는 얇고, 짧고, 표피적인 감각은 선배세대들이 작업에서 추구했던 두터움, 넓음, 깊이, 진지함, 순수함 등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합니다. 세계가 빠르게 바뀌어 가도, 그리고 발랄한 가벼움과 속도를 주요한 개념으로 설정하더라도, 우리가 결코 놓쳐서 안되는 부분이 바로 이 직진의 온 '몸'과 '마음'으로 시대와 예술에 대면했던 선배작가들의 태도입니다. 순수미술목판화나 출판미술목판화 모두 이렇게 시대와 예술을 온몸으로 증명한 앞 세대의 흔적입니다. 돈도, 작가적 명예도, 권위도 되지 않는 소외된 장르였기에 거기에 참여한 작가들의 소박한 입장이 더욱 도드라져 보입니다, 궁핍한 삶에서 이 정직한 거울을 통해 자신의 시대를 반영하였기에 오히려 지금 물신物神과 허명虛名의 시대에 더욱 가슴으로 다가옵니다.
이런 앞 세대의 진정성을 담은 목판화에 접근하기 위해 나름대로 우리 근·현대목판화를 크게 구분해 보았습니다. 1부(1883-1945)는 근대목판화의 맹아기 및 구축기로 개항기부터 해방까지를 잡았습니다. 1883년의 한성순보를 시작으로 한일합방까지 신문화의 수입과 계몽을 맹아기로 보았으며, 이후 일제 강점기 전체의 시대정신으로서 근대성을 어떤 관점에서 볼 것인가 하는 점에서 구축기를 기준했습니다. 그 결과 1부 전체를 관류하는 핵심적 근대성은 '계몽'과, 구국을 위한 '항일'로 설정했습니다.
2부(1945-1969)는 해방공간으로부터 70년대 이전까지 우리 목판화의 근대와 현대가 교차하는 시기를 잡았습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어느정도 동시대성을 확보하며 근대성의 완결을 짓는 시기이자, 70년대 뿌리내린 우리 목판화미술의 현대성 구축의 토대가 되는 시기입니다. 해방공간 목판삽화의 르네상스와 더불어 한국전쟁 이후 산업화와 서구적 현대화에 의해 우리 목판화가 쇠락하는 영욕의 시기이자, 근대와 현대가 겹치는 과도기라 하겠습니다. ● 3부(1970-2007)는 70년대 한국 현대목판화의 정착기, 80년대 민중미술, 그리고 지금에 이르는 출판미술의 다양한 얼굴로 한국현대목판화의 부흥과 활황기의 작업들입니다. 출판, 포스터, 공예, 현장미술 등을 통해 목판화가 구체적으로 삶에 기능하는 것을 다루었습니다.
■ 『출판미술로 본 한국 근·현대 목판화, 1883-2007: 나무거울』展
Ⅰ부. 계몽과 저항의 근대목판화 / 1883-1945
1-1. 목판화, 개화를 꿈꾸다 판각가 미상_우리나라 최초의 신문과 근대적 지리서의 과학적 목판삽화_한성순보_1883_여재촬요_1894 김준근 판각_근대최초의 번역소설과 목판삽화-텬로역정_1894 판각가 미상_근대적 개화를 향한 아동 교과서의 의의와 한계_신정심상소학_1896 판각가 미상_목판화의 맛을 살린 최초 신문광고_황성신문_1899 판각가 미상_최초의 순한글잡지와 전통목판화의 차용_가뎡잡지_1906 판각가 미상_최초의 목판만화삽화, 유길준의 감각_노동야학독본_1908 판각가 미상_전통 각법으로 水雲의 행적을 기록하다_회상영적실기_1915 판각가 미상_대나무 같은 지조와 절제를 젊은이들에게 말하다_정신수양_1917 나혜석 판각_개척자이자 선각자, 나혜석과 신여성_신여자_1920_개벽_1921 강진희 편제_선비들의 서간문, 그 품격과 목판화의 만남_신선 대방초간독_1921 안석주 그림_유미주의적인 일본 목판화의 맛을 차용한 안석주의 의도된 실수_백조_1921 판각가 미상_전통목판화의 각법과 경향파의 만남_조선지광_1927 김온 판각_이국적인 모던함, 해외문학을 찾아서_해외문학_1927 배운성 작_전통목판화의 바탕과 서구적 조형성의 모던한 결합_세계도_1933
1-2. 일제에 저항하다 양기훈 판각_대한매일신보와 양기훈의 의기_민충정공 혈죽도_1906 이도영 그림, 이우승 판각_이도영, 일제와 매국노를 풍자하다_이도영의 시사만화_대한민보_1909 판각가 미상_전통적 목각판법, 면암의 항일정신을 기술하다_일성록_1932 이상춘 판각_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구현, 노동자여!_질소비료공장_조선일보_1932
1-3. 목판화의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등장, 그리고 친일 판각가 미상_근대적 디자인에 의한 목판삽화의 전개-학생계_영대_농민_동광_제일선_1924`~ 이병규 판각_30년대, 기념비적 목판화가 이병규의 등장, 그러나 아쉬움_養正_1931~39 판각가 미상_표현주의적 칼 맛과 따스한 서정_카톨릭청년_1936 판각가 미상_윤곤강의 시와 목판화의 만남_만가_1938_살어리_1948 판각가 미상_철새(候鳥)의 시선, 초현실주의적 풍경_候鳥_1939 이인성 판각_향토적 서정성의 백미_물새발자옥_1939 판각가 미상_유미주의와 친일, 일본 감각을 쫓다_인문평론_1940 三木弘 판각_부끄러운 친일의 삽화_아세아시집_1942
Ⅱ부. 새로운 시대를 향한 환희와 고통_1945-1969
판각가 미상_노동자의 유토피아, 그 구성적 조형_년간 조선시집_1946 판각가 미상_목판화로 만나는 『신천지』의 표지_신천지_1946 김용준 판각_동양화의 매력, 판화로 이어지다_도강록_1946 손영기 판각_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구현_신조선_1947 정현웅 판각_자연주의적 리얼리즘 목판화의 백미_불_1947 최은석 판각_소박한 정서의 민중적 접근_나 사는 곳_1947_새벽길_1948 판각가 미상_나라를 사랑하고 독립을 바라는 자는 전매專賣를 옹호하라_건국과 전매사업_1947 김기창 판각_운보의 붓과 칼의 맛_칠면조_1947 김용환 판각_코주부의 서정적 목판화 정물_제신제_1947 김흥수 판각_다색목판화의 어눌한 맛, 놀라운 감성_백민_1948 배정국 장정_조선시대 능화판, 그 아름다움의 재발견과 배정국의 장정_1948 박문원 판각_가장 원형적인 볼록판화의 소박함과 힘_박꽃_1948 판각가 미상_기초적인, 너무나 기초적인 세모칼의 맛_학생의 미래_1949 판각가 미상_원시적 생명력의 호방함_바다_1951 판각가 미상_자연주의적 시선으로 본 전쟁의 비극_살길을 찾자_1951 이원식 판각_영화같은 이국적 새로움을 판각하다_개인잡지_1955 판각가 미상_디자인을 위한 캐릭터로 진화한 목판화_세계사와 조선사 도해표_1956 변종하 판화_변종하의 감각적인 목판화 맛의 차용_현대문학_1955, 1956_문학예술_1958 정건모 판각_詩心을 일으키는 소박한 풍경의 절제미_학생문단_1955 김영주 판각_드넓은 초원과 순수한 사랑_순애보_1957 정규 판각_춤을 추는 칼의 소리, 정규의 목판화_자유문학_1958_옥피리_1958 김수명 판각_칼과 나무의 모던한 만남_입체해도_1961 남상기 판각_추상표현주의 목판화의 멋_情談의 序章_1964 판각가 미상_초등학교 미술시간의 추억, 고무판화_아동미술_1965 박홍범 판각_시조문학 동인지'율'의 현대적 정서_律_1968
Ⅲ부. 소통을 위한 목판화의 현대성과 민중성_1970-2007
3-1. 순수 목판화의 맛과 현대적 서정 최영림, 토속적 서정과 에로스적 기운 강환섭, 소박한 목판화의 즐거움 서승원, 미니멀리스트의 서정적 일탈과 즐거움 최낙경, 거친 들판의 소담한 詩語 파인아트, 출판미술, 공예디자인을 넘나드는 김상구의 목판화 정완규, 순수추상으로 만난 홍옥아씨
3-2. 삶의 무기_목판화, 그 사회적 실천 오윤, 비애와 박진감을 아우르는 신명의 세계 이상국, 자연주의적 관찰로 정겨운 '이웃'과 '나'를 새기다 탁월한 목판화 일러스트레이터, 이철수의 출판미술 홍성담의 전투성과 광주정신 시민미술학교의 나이브한 칼, 그리고 사랑노래 목판화, 포스터로 대중과 만나다 홍선웅, 역사적 시공간을 넘나드는 '판각기행' 김봉준의 민중성과 '숲에서 찾은 오래된 미래' 유연복, '저항과 희망', 동전의 양면이지요 최병수의 '80년대 현장 걸개그림과 목판화 김주호, 여유와 위트로 엮은 따뜻한 마음 12간지
3-3. 전문 출판 일러스트레이터의 등장 김환영, 전문 출판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열다 남궁산, 장서표를 통한 출판미술과의 조우 신문연재소설의 삽화, 그 지난함_유근택의 '뚝심'과 '순발력' 김억과 목판 인물화의 전통 김성민, 목판화로 얘기하는 구수한 전래동화 이윤엽, 맑고 투명한 마음과 캐릭터의 만남 골계미를 동반한 이광익의 어눌하고 소박한 목판화의 맛
Ⅳ부. 출판미술 목판화 자료_1936-2007
약 400여점
Vol.20071224a | 출판미술로 본 한국근.현대목판화, 1883-2007: 나무거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