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GORILLE

권오인 개인展   2007_1221 ▶ 2008_0104 / 월요일 휴관

권오인_Allegorille-가족_폴리에스테르에 채색_45×50×30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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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221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월요일 휴관

대안공간 미끌 서울 마포구 합정동 360-17번지 우남빌딩 2층 Tel. 02_325_6504 www.miccle.com

프랑스의 니스 지역에서 활동하는 권오인 작가의 개인전이 대안공간 미끌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그리스어 '알레고리Allegoria'와 '고릴라Gorilla'의 합성어인 알레고릴Allegorille이다. 본래 알레고리라는 용어는 이중적 의미를 가진 이야기 유형을 지칭하는 것으로, 표면적인 의미 배후에 숨겨진 이면의 의미를 해석해야 하는 중의적 이야기 구조를 지닌 작품들 속에서 주로 활용된다. 특히 알레고리는 우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데, 인간이 벌레로 변신함으로써 자기실체를 은폐하는 카프카의 『변신』이나 러시아 역사의 독재정치에 대한 풍자적 알레고리 구조를 보여주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등이 잘 알려진 예이다.

권오인_Allegorille-테러리스트_폴리에스테르, 장난감_110×100×90cm_2007
권오인_Allegorille-전쟁만세_레진 폴리에스테르_35×50×176cm(좌), 40×50×85cm(우)_2004

권오인은 자신의 작품 속에서 일차적으로는 고릴라라는 캐릭터를 전면에 드러내어 그들의 상을 다양한 형식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이차적으로 인간 세계를 빗대어 말하는 이중 구조를 내포한다. 권오인은 니스에서 열린 「Allegorille 2007」 서문을 통해 "나는 지금 이 순간에 보여지는 인간의 모습들을 고릴라라는 매개를 통하여 표현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제3자의 위치에 서도록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슈퍼 히어로, 스모, 테러, 자유의 여신상 등의 작품을 통해 영장(靈長)류의 가장 우두머리 격인 인간상을 고릴라라는 다소 우둔하고 야만적으로 보이는 유인원의 상으로 대체함으로써, 첨단과학 문명사회를 일구어 놓은 인간 세계의 부조리를 비꼬고 풍자한다.

권오인_Allegorille-street_혼합재료_75×55×40cm_2006
권오인_Allegorille-당신은 신을 믿습니까?_폴리에스테르, 브론즈_85×65cm(위),35×35×45cm(아래)_2007

그의 작품 속에서 우리는 고릴라 테러리스트, 고릴라 군인, 고릴라 정치가, 고릴라 부처, 고릴라 예수, 고릴라 여신, 고릴라 노숙자 등 인간이 숭배하고, 인간이 동경해마지 않는, 혹은 인간이 격리, 배제시키고자 하는 다양한 상징과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털 없이 검은 얼굴에, 펑퍼짐한 납작코, 커다란 콧구멍에 치솟은 눈썹으로 흥분하면 뒷발로 서서 이빨을 드러내고 가슴을 두드리며 펑펑하는 소리를 내는 유인원의 가장 큰 종인 고릴라가 십자가를 지고, 테러를 자행하며, 양복을 차려 입고 거들먹거리는 모습을 떠올려보라. 단지 상이 바뀐 것뿐이지만 이들의 행동들이 우습기 짝이 없다. 첨단과학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현대 인류의 삶이란 문명시대 이전보다 무엇이 나아진 걸까?

권오인_Allegorille-슈퍼히어로(슈퍼맨)_폴리에스테르_40×90×178cm_2007 권오인_Allegorille-슈퍼히어로(원더우먼)_폴리에스테르_28×70×173cm_2007
권오인_Allegorille-스모_폴리에스테르, 흙, 고양이허브_80×80×45cm_2007

유인원 중 가장 정갈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인간의 유전체 분석 결과, 침팬지 종과 단지 1.2%가 다를 뿐인 털 없는 유인원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간발의 차이로 생명체 사상 가장 고등한 영장류를 이룬 인간은 가장 말다운 말을 하고, 가장 높은 수준의 지적 능력을 지니며, 복잡한 도구를 활용하고, 창의력을 겸비하게 되었지만, 고도의 문명이 던져준 온갖 악습과 사회적 환난은 마땅히 반성하고 비판해야 할 대목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는 권오인의 『Allegorille』展을 통해 작가가 펼쳐놓은 고릴라 무리들을 바라보며 표면적으로는 이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통해 시각적 즐거움과 유쾌함을 느끼되, 고릴라의 모습 속에 숨겨진 악덕과 위선으로 얼룩진 문명 사회의 거울로서의 인간 세계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유희원

Vol.20071223e | 권오인 개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