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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221_금요일_06:00pm
도시 공공미술 프로젝트「도시신화 - 투사鬪士」展
장소_봉산문화회관 제3전시실_아트스페이스_광장 주최_봉산문화회관
부대행사 / 현장시연작업 2007_1219∼2007_1222 (4일간)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아트스페이스와 광장은 수시관람 휴관일_2008_0101∼0102 / 0206∼0208
봉산문화회관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거리 133번지 Tel. 053_661_3081∼2 www.bongsanart.org
『도시신화-투사鬪士』展은 봉산문화회관이 기획하는 도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전시이다. '도시신화-투사'는 '기원', '치유', '생활'이라는 3가지의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공공미술로써 대구라는 도시 정체성의 창의적 재정립을 제안하고 있다. ● 봉산문화회관에서는 2006년 말부터 '도시 작은 문화 살리기'에 주목하고 프로젝트 형태로 '유리상자-스튜디오 들여다보기', '미술 창작스튜디오 작가전'을 비롯하여 영상미술전시 '도시유희-거닐다'와 평면미술 중심의 전시 '미술가, 도시를 디자인하다' 등등을 차례로 기획하여 왔다. 이들 기획은 '예술가의 창작이 개인만의 의미를 넘어 사회적 자산으로 가치 있음을 알리는 프로젝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예술가의 창작활동에 대하여 일반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면 예술가들이 제안하는 '상상'과 '유희', '창의'를 우리 시민 자신의 것으로 삼을 수 있으며, 사회적 에너지와 자산적 가치로 상정할 수 있다는 신념의 실천이다.
『도시신화-투사』는 입체미술에 의한 '도시의 작은 문화 살리기'의 연장이다. 지난 2월 봉산문화회관에서는 봉산문화거리 활성화와 관련하여 작가 정희욱을 비롯한 몇몇 조각가들과 거리 현장 조각심포지엄 추진을 논의하였고, 그 결과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 최소한의 기초적인 기획안을 구상하게 되었다. 이 기획안의 매력은 '신비스러움을 갖춘 조각가의 작품세계를 현장감 있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조각 작업의 특성상 도심 한가운데에서 현장 작업을 한다는 것은 분진, 소음 발생과 안전상의 문제점이 있다. 제한된 주변여건을 고려하면서도 기획의도가 손상되지 않도록 추진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현장작업을 최소화하고 대신에 완성된 조형물의 공공성을 주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 「정장군의 꿈」의 작가인 정희욱을 참여작가로 확정한 후, 작가가 지니고 있는 독특한 신비감을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게 전달하는 방법과 작가의 작품세계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전 작품을 함께 소개하는 연출도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봉산문화회관 앞 광장에 2미터 높이의 4톤 석조형물 1점, 제3전시실에 103×43×162센티미터 석조두상과 몇 점의 중형 조각물, 그리고 40×42×30센티미터 크기의 상자 99개에 빼곡히 담겨진 소품들, 아트스페이스 공간에 투사를 은유하는 조형물을 추가로 설치하기로 하였다.
작가 들여다보기 ● 전시장소에 놓여진 작품을 통하여 창작의 배경이나 그 바탕이 되는 작가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본다면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작가 들여다보기'의 제시어는 무엇일까?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작품 제작과정을 좀 더 직접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하여 며칠 동안의 현장작업 기간을 가진다. 부산 작업장에서 거의 완성한 작품을 12월9일 회관 광장으로 옮겨와 12월19일~21일까지 전시현장에서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현장감 있는 창작 들여다보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 또한 전시장에 놓인 99칸의 사물 박스들은 창작의 배경이 될 수 있는 작가 개인의 주변과 사연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설계된 장치들이다. 석고 갑옷, 막사발, 작은 두상, 발, 딸과 아들의 얼굴상, 책, 노트, 깨진 도자기 등등. 전시된 사물들은 그가 간절히 원하거나 찾아낸 것들이며, '기원'이란 제시어를 연상시킨다. '기원'은 신을 흠모하는 인간과 신 사이의 대화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신화'이다. 전시된 기원들은 작가 개인에게서 출발하여 탐구되고 발굴되어진 '정장군의 꿈'류의 신화들인 것이다. ● 작가에 의하면 자신의 윗대 할아버지 정발장군(조선시대)은 임진왜란 부산진 전투에서 싸우셨던 투사라 한다. 작가는 자신의 몸속에 흐르는 정장군의 피를 느낀다고 했다. '정장군의 꿈'은 과거부터 전해져오는 우리민족의 오래된 메시지를 대변하며, 내부 깊은 곳에서 진동하는 울림의 해석이기도하다. 그는 책이나 역사자료를 근거로 작업하기보다는, 은연중에 뇌리 속으로 스며든 내부의 소리에 경청한다고 한다. '신화', 내부의 소리는 새로운 신화의 형태로 작가의 창작을 부추긴다. ● 전시장에 설치된 두상과 갑옷 등에서 예전 장군들의 신화를 그려볼 수 있다. 사실 이들 장군은 시민용사일 수도 있다. 3전시실에서 주인공으로 보이는 큰 두상 조각물은 어눌한 토속성을 가진 일반인물의 모습이며, 전시장 바닥에 모아놓은 듯한 여러 개의 조연급 두상과 조형물들은 싸움에서 패한 장군들의 인간적 면모일 수 있다. 근엄한 힘의 상징으로서 장군이 아니라, 작가가 제시하는 장군은 갈등하고, 의기소침하며, 비굴할 수도 있는 인간으로서 삶 속의 투사인 우리 자신이 아닐까? 작가의 개인 신화를 우리의 신화로 바꿔보자. '어느 날 보니, 이곳에 돌덩어리가 떨어져있었어요' 사람의 몸뚱아리 같기도 한 2미터 높이의 이 돌덩어리는 하늘에서 봉산문화회관 광장으로 떨어진 「투사의 갑옷」이다. ● 이런 가설은 어떨까? 대구를 둘러싼 팔공산, 앞산 계곡 곳곳에 고려태조 왕건王建의 얼이 스며있다. 왕건을 가장한 투사 신숭겸 장군이 순절한 곳도 이곳 대구이다. 태조 왕건을 대신해 신장군이 입었던 왕건의 갑옷! 그 역사 속의 갑옷이 변화를 원하는 대구에 던져졌다면 어떨까? 이 갑옷은 우리 몸속에 흐르는 숭고한 투사들의 피, 유구한 역사의 에너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권위와 명예를 내세우는 모습이라기보다 갈등과 슬픔, 사랑과 기쁨을 간직한 전체적이고 온전한 모습으로서 '인간'을 느끼게 해주는 '투사의 갑옷'이다. 갑옷 조각물의 속은 비워져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대부분의 조각물이 속이 비워져 있는데, 이는 비워지고 생략된 부분의 공간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원과 신화까지도 그려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 아닐까? 육상대회는 건강한 신체의 시민용사(투사)를 길러내기 위한 스포츠 축제에서 유래되었을 것이다. 세계적인 육상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이를 계기로 변화를 시도하는 대구의 신화를 '투사의 갑옷'에서 그리고 기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결국, 작가 들여다보기의 제시어 '기원'은 대구의 신화로 이어진다.
도시 공공미술 ● 미술과 환경은 '공간'과 '시간'을 전제로 하는 창작 과정에서 특히 밀접하게 관계한다. 야외전시장, 대지, 도시 등 장소적 특성은 공간으로서 환경의 중요성에 다시 주목하게 한다. 공간에 이어 '시간'이 문제가 되면서 '환경'은 사회화하게 되고 인간의 '삶'과 관련하여 쾌적하고 적절하기를 희망하는 '총체화'의 길을 걷게 된다. 이는 인간을 위한 예술이란 측면에서 당위성을 획득한다. 다시 말해 미술은 인간의 생존과 관련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인간 생존의 역할 기능을 수행할 수도 있게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참고할 것은 과거 우리 민족의 미술이 환경과 호흡하였다는 점인데, 경주 남산과 화순 운주사, 언양 반구대 암각화, 태안 마애삼존불, 팔공산 갓바위 등에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요즈음 우리는 도심환경 속에 놓여있는 미술의 사회적 가치에 대하여 주목하고 있다. '도시', 우리는 도시를 통하여 삶을 말할 수 있다. 이미 도시는 우리의 환경인 셈이다. 도시가 우리의 환경이라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인간 생존을 위한 예술의 역할은 무엇일까? 수평과 수직의 딱딱함, 인공, 규칙과 정돈됨을 기반으로 하는 도시환경에서 인간 생명의 에너지를 충전시켜줄 수 있는 미술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좀 뜬금없는 일일까? '환경'을 중요한 개념으로 설정하는 최근의 설치미술, 미디어아트, 환경미술, 공공미술 등은 종국에 가서 관람객인 '인간'과의 소통 또는 대화, 상호작용에 지향을 두는 총체적 공공예술행위이다. 결국 '공공성'은 피할 수 없는 우리의 해결 과제인 것이다. ● 작가 정희욱이 제안하는 도시공공미술은 낯선(상상)환경으로서의 재미있는(유희) 창의성(신화)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의 공공성에는 '자연으로써 치유'라는 독자성을 내재하고 있다. 자연스러움? 자연自然? 작가 정희욱의 작업에서는 환경과 어울리는 자연스러움 자체를 주제로 삼기도 한다. 작가는 이 자연스러움을 위하여 자연석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자연물은 언제나 제 스스로의 그러함으로 우리를 감동시킨다. 아마도 자연물을 포함한 자연은 생명에너지를 내재한 듯싶다. 작가가 제작한 조각들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상당히 많이 간직하고 있다. 덜 다듬어진 듯이 보이는 그의 조각품들은 어느 야산에서 방금 굴러 내려온 천연덕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기 싶다. 그 속에는 오랜 세월동안 우리 조상대대로 전해준 생명의 에너지가 담겨져 있고 우리 인간의 기원이 함께 스며져 있기도 한다. 작가에게 있어서 자연의 돌은 무생물이 아니라 치유의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생명체이다. 이처럼 그는 우리 자신의 토속적인 내적 정서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또한 미술작업을 통하여 자신이 감지한 자연의 생명력 혹은 치유의 힘을 드러내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자연과 그 치유의 에너지는 공공을 위한 순기능인 것이다.
스타미술가와 만남 ● 작업 현장과 전시장에서 작가를 만나면 스타를 만나는 기분이 든다. 예술가는 본질적으로 스타적 기질을 지닌다. 전시는 일반 시민과 스타의 만남을 특별하게 해주는 무대이다. 이번 전시 역시 예술가 정희욱이 지닌 독자적인 신비감을 발견하고 이를 해석하는 '스타 쇼'이다. 우리 주변에 창의를 근본으로 하는 스타예술가들이 많이 있다. 그들이 우리들의 생활환경으로서 자리 매김할 수 있다면 어떨까? 아마도 재미있는 유희와 엉뚱하고 낯선 상상의 힘이 넘실거리는 일상생활이 지속되고, 생활 속에서 큰 에너지의 흐름을 실감할 것이다. ● 정희욱의 작업이 지닌 스타성은 부분(혹은 파편)이 지닌 강한 이미지를 통하여 전체의 큰 이야기를 그려갈 수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인간 전체의 모습이 아니라 두상만의 표현, 얼굴과 팔, 다리가 생략된 투사의 갑옷 등에서 용맹과 인간적 면모, 나아가 대구의 신화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은 치유의 공공성과 더불어 그의 스타성을 말해준다. 생략은 상상이라는 유희를 통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이상적인 이미지를 관객 스스로 그리도록 만들어준다. '갑옷'으로부터 다양한 꿈을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매력적인 일이다. ● 또 하나의 스타성은 '만남'이다. 전시된 얼굴상의 눈과 입을 보면 대부분의 작품이 '갑옷'과 마찬가지로 속이 비어있다. 아마도 주변의 모든 것과 교감하고 함께 호흡하려는 의지일 것이다. 속을 비운다는 것은 '만남'에 대한 담론을 강화시킨다. 작품 안과 밖에서 함께 호흡하는 교류의 순간을 현상화 시키는 것이다. 작품과 환경이 일체화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는 교감이며, 흐르는 공기의 리듬이고, 영적 제스츄어이다. 또한 스타와 관객과의 대화이며 소통이고 에너지 교류이기도 하다. 창의적 예술가의 삶이 '만남'을 통하여 우리생활 속으로 편입되고 이를 통하여 우리 자신이 창의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면 분명 우리는 제대로 된 미래를 준비하는 셈이다. ● 이번 전시는 스타미술가의 독특한 감성이 묻어나는 작품을 통해 미술의 사회적 역할을 이해하고, 치유의 힘을 얻어 도시의 꿈을 성취하고자 기원하는 것이다. 봉산문화회관은 2008년을 스타 예술가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기획을 준비 중이다. 이번 전시의 참여작가 정희욱은 도시공공미술과 관련한 첫 번째 스타예술가이다. 그의 작업이 우리에게 에너지를 전하듯이 우리는 그를 스타미술가로 칭하며 박수를 치는 것이다. ● 우리는 「투사의 갑옷」에서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변화하는 도시 '대구'의 기개를 상상하였다. 그리고 대구의 역사, 문화, 주위 환경과 교감하는 창조적 신화를 이야기하였다. 우리 모두는 도시 한가운데에 던져진 인간적인 공공미술을 통하여 '도시'와 '자연'과 '신화'에 대한 희망을 실천하고, 역동적인 문화도시 대구를 다시 한번 기원한다. ■ 정종구
Vol.20071223b | 도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도시신화-투사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