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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220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터치아트 경기 파주 탄현면 법흥리 1652-235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터치아트 Tel. 031_949_9437 www.gallerytouchart.com
F-amita : 작품보다 받침대가 더 좋다 ● 신명선의 「에프-아미타 F-amita」(2007)는 마치 아미타여래도(阿彌陀如來圖)처럼 보인다. 아미타여래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극락세계에 머물면서 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왕생의 길로 이끌어주는 부처를 뜻한다. 중생들이 아미타여래를 선호한 까닭인지, 아미타여래 그림은 (특히 고려시대 때) 종파를 초월하여 많이 그려졌다고 한다. ● 하지만 신명선의 「에프-아미타」는 언듯 '불온한' 아미타여래 그림처럼 보인다. 부처가 '모든 중생이 부처'라고 말했듯이, 신명선은 중생을 부처의 자리(臺座)에 앉혔다. 그렇다! 신명선이 그린 대좌는 일본 근진미술관(根津美術館)에 소장되어 있는 「아미타여래도」(1306)의 대좌를 닮았다. 신명선은 부처의 자리인 대좌 위에 법의(法衣)를 벗긴 알몸의 중생을 그려놓았다.
신명선이 모델로 삼은 중생이 일본 배우 사와지리 에리카를 닮았다고요? 그렇다! 그녀는 일본 섹시/청순 그라비아(グラビア) 모델 에리카이다. 신명선은 배우로 뜨기 전인 비키니 패션의 에리카 이미지를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그는 에리카의 비키니를 벗기고 알몸을 그려놓았다. 알몸의 에리카는 아미타여래가 되었다. 그렇다면 ('조각작품'이 아니라) 대좌, 즉 '받침대' 때문에 에리카가 아미타여래가 된 것이란 말인가? ● 대좌(臺座)는 불, 보살 또는 천인, 승려 등이 앉거나 서는 자리를 뜻한다. 따라서 대좌는 불상/불화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에리카가 앉은 자리는 팔각대좌로 연화좌(蓮花座)다. 대좌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형식인 연화좌는 더러운 흙 속에서도 청정함을 잃지 않는 연꽃이 있다. 흥미롭게도 신명선은 연화좌를 마치 비누거품이 넘치는 욕탕처럼 그려놓았다.
자, 이번에는 불, 보살의 공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에리카-아미타의 손 모양(手印)을 보자. 흥미롭게도 에리카의 수인은 오른손을 위로 하고 있는 반면, 왼손은 아래로 향하고 있다. 그렇다면 에리카의 수인은 천지인(天地印)이란 말인가? 천지인은 부처가 태어나자마자 일곱 발자국 걸어가서 오른손으로 하늘을 왼손으로 땅을 가리키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외쳤던 데에서 유래한 수인이라고 한다.
신명선의 「에프-아미타」에서 '에프(F)'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혹 신명선의 에리카-아미타 주변에 광배(光背)가 부재한다는 점에서 F는 failure, 낙제-아미타, 실패-아미타, 결핍-아미타를 뜻하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가짜(fake)-아미타일까? 아니다! 신명선의 「에프-아미타」는 환상(fantasy)-아미타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종교와 연예를 충돌시켜 아트를 낳았기 때문이다. 성스러움과 섹시함이 충돌한 「에프-아미타」는 거부할 수 없는 판타지, 즉 성적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 류병학
Vol.20071222b | 신명선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