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10330a | 전민수展으로 갑니다.
전민수 홈페이지_http://www.junminsoo.com/
초대일시_2007_1219_수요일_05: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Tel. 02_734_1333 www.ganaart.com
꽃과 남자들 ● 전민수의 사진이미지를 보면서 이정재가 열연하였던 '젊은 남자'라는 영화와 미소년 미소녀들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로 범벅되었던 '꽃보다 남자'라는 일본 드라마가 떠올랐다. 스토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제목은 매번 인상적이었던 드라마였다. 카미오 요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여자보다 더 예쁜 남자들이 펼치는 사랑의 방정식이 뭇 소년소녀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였다는데. 물론 내게 그 드라마가 기억에 남은 것은 그 제목이 주었던 오늘날 변화된 남성상에 대한 탁월한 표현 때문이었다. ● 이번 작품들은 꽃과 남자의 교묘한 결합을 보여준다. 새로운 인간형 또는 제3의 성性으로 변태變態 또는 진화해 가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듯하다. 그의 사진 이미지는 현대 예술의 복잡한 미적 지형도나 사회와 문화의 알레고리와 같은 것을 찾기보다는 사실 간명하게도 꽃과 남성이라는 매우 오래된 존재 또는 관념과 상징들이 어떻게 결합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관념들은 CG와 아날로그 이미지의 조합을 통해 기술적으로 구현된다.
더 나아가면 그의 사진 이미지들에는 일반적으로 게이Gay, 퀴어Queer, 캠프Camp의 감성들이 어울려 있다. 이는 즐겁고 유쾌한, 기쁨으로 가득하며 행복한 느낌들의 복합물이다. 이러한 느낌은 기묘하면서도 불편한 감정들로 복잡하게 얽히면서 동성애적이며 호모 섹슈얼리티의 취향을 드러낸다. 나긋나긋한 예쁜 남자들의 몸이 젊음과 아름다움을 뽐내며 과장된 시각이미지의 향연을 벌인다. 동시에 50~60년대 반문화의 기호들로 가득하기도 하다. ● 그렇게 전민수의 이번 작품들은 예쁘고 부드러우며 작은 여성형용사들로 버무려진 살갑게 다가오는 남성의 이미지들로 구성되었다. 물론 세대가 빈번하게 바뀌고 세상이 아주 좁고 가까워지면서 성정체성과 타자/소수자를 둘러싼 우리의 인식도 바뀌어가고 있지만 예쁜 남성을 둘러싼 문화적 기호들은 유교적 전통이 강한 한국에서 여성성을 표상하는 남성은 변화된 문화현상으로 자연스럽게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 불편하다. 여기서 작가는 매우 천연덕스럽게 자신이 수집한 취향을 밀고 나간다.
전민수의 이러한 태도는 사실 현대미술계에서 널리 유포되어 있는 오래된 전통이기도 하다. 20세기 초 다다이스트들과 초현실주의자들이 탐닉하였던 복장도착과 같은 동성애 문화와 많은 미술가들이 탐구하였던 미세한 감정의 문제들 새로운 에로티시즘의 영역에 집중함으로써 통해 과거 문화와 사회를 구조하였던 전통적인 것들을 해체하는 활동까지도 연결해 볼 수 있다. 최근의 예를 들면 매튜 바니(Mathew Barney)가 크리메스터Cremaster 씨리즈에서 연출하였던 신화와 몽환의 세계가 재현하는 기괴한 감각들과 기호들의 역전과 해체, 피에르&쥘(Pierre et Gilles)의 사진 이미지들이 주었던 충격들을 떠올릴 수 있다. 그들의 독특한 에로티시즘과 게이문화의 암시들과 현실과 판타지가 삼투하는 이상향의 이미지들은 전민수의 이번 사진 이미지들과 매우 분명한 친족관계를 보여준다.
더 나아가면 식물과 인간의 결합을 통해 유기체적 세계관과 아주 오래전 인류의 조상들이 믿었던 애니미즘을 떠올리기도 한다. 과장하자면 우리는 전민수의 사진이미지를 떠나서 우리 앞에 펼쳐지는 현대 사진의 스펙터클한 모험과 파노라마는 오늘날 우리가 행할 수 있는 시각이미지의 감상과 해석의 지평을 무한히 확장시켰다.
다른 한편 전민수의 사진 이미지는 매우 노골적으로 광고이미지를 차용하고 있는데, 향수와 화장품, 패션과 같은 기호품들의 이미지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러한 광고이미지의 효과는 현대사진이 더 이상 예술사진과 광고사진을 구별할 수 없다는 것과 더 이상 그러한 구별이 무의미하다는 의식적 무의식적 전략으로 읽을 수도 있다. 동시에 광고이미지들은 마치 신체를 화려하게 채색하는 화장化粧과 문신처럼 현대문화와 일상의 현실로부터 분리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 김노암
Vol.20071220b | 전민수展 / JUNMINSOO / 全敏洙 / media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