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7_1215_토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윤현_박연주_박현우_신범식_안소희_이푸로니 이호승_장윤정_정재완_조원희_최윤주_홍단기
특별전_눈사람, 100인의 초대
갤러리 진선 서울 종로구 팔판동 161번지 Tel. 02_723_3340 www.jinsunart.com blog.naver.com/g_jinsun
눈사람은 겨울의 풍경과 정서 속에서 우리의 주인공입니다. 눈사람은 어린 나의 상징이며, 어린 날의 우리 가족이기도 합니다. 눈이 오는 날, 우리는 문득 눈사람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사라져가는 눈사람의 추억과 환경을 생각하며 눈과 사람, 사람과 눈사람의 관계와 각각의 존재를 화면과 공간에 펼치고 띄웁니다. 『눈, 사람, 눈사람展』은 '눈사람'이라는 제재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와 이미지의 세계를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 캐릭터, 오브제, 앗상블라주, 사진, 영상, 설치, 전시 그래픽 등 작가 개개인이 재해석한 눈사람의 세계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부터 고민해 오던 작가들의 '눈사람'이 이제 눈송이가 되어 하나 둘씩 내립니다. 한 겨울, 세상 무엇보다 눈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여러분을 눈, 사람, 눈사람 전에 초대합니다.
안소희 ● 인연의 한가운데 가만히 서서, 내게 머물다 간 사람들의 얼굴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들 얼굴에 비친 내 모습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져 볼품 없고 슬프게만 보인다. 지친 마음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대로 서서 또 다시 만날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다 혼자 외로워서 미쳐버릴 때면 마음에 온통 겨울이 온 것 같아 가슴이 춥고 아리다. 누가 내게 다가올지 내 마음은 어디를 향해 불고 있는지 난 자주 알지 못한다. 관심도 무관심도 두려운 나는 눈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겨울과 눈사람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서있는 내 모습이다.
홍단기 ● 눈사람! 눈 쌓였다! 놀자! 던지고 구르고 미끄러지고 뒤엉키고. 눈이 많이 오는 곳에서 자랐다. 가끔 지붕 키만큼 쌓이면 학교도 안 갔다. 발간 손을 하고 추운 입김을 뿜으며 학교도 안가고 놀때처럼 또 놀고 싶다. 못생긴 눈사람에 이리저리 살을 덧대듯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미지의 땅 같은 새하얀 눈밭을 신나게 어질러 놓았던 그때처럼 또 한번 놀아본다.
조원희 ● 덜컹덜컹 공사가 시작되면 얼음소년이 떠나요. / 수백대의 에어컨이 쉴새없이 돌아가고 / 수천 대의 자동차가 어딘가로 달려가요 / 한겨울에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고 / 수만 대의 비행기가 끊임없이 날아올라요.
최윤주 ● 어린시절, 겨울이면 눈이 참 많이 왔었다. 눈 쌓인 새벽에 아파트의 아이들은 밖으로 뛰쳐나왔다. 새벽 가로등의 노란 불빛 아래에서 아이들은 눈사람을 만들었다. 나는 손 안에 작은 눈사람을 만들었다. "집으로 가져가야지." 하면서. 하지만 눈사람을 곧 사라졌다. 그 시절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오늘 나는 눈사람을 만든다. 아, 기분이 좋다. "이제 가지마, 눈사람!"
신범식 ● 내 추억의 눈사람은 따뜻하다. 그리고 둥글다. 하지만, 물리적인 눈사람의 생명은 차가우면서도 짧다. 따뜻한 눈사람을 만들고 싶다. 녹지 않는 눈사람을 만들고 싶다. 스스로 빛을 발하며 사라지지 않는 눈사람을 만들고 싶다. 어둠 속에서도.. 눈사람.. 빛을 발하다. 이푸로니 ● 얼어붙고 떨어진 수분이 눈으로 변화하여 사람의 손으로 빚어졌다. 덧없이 다시 수분으로 증발하는 것이 눈사람의 생사다. 이런 눈사람을 만들어내는 눈남자는 많은 눈으로 구성된 남자다. 눈남자는 너무 많은 것을 보아 눈이 아파 눈물을 흘린다. 이 눈물이 눈사람을 만들어내는 순환의 시발점이 된다. 눈이 눈으로, man이 남자로, 발음과 의미가 유사한 것들끼리 대체되며 눈남자가 눈사람을 만들어내는 이중의 눈장난이 전시장 곳곳에 숨어 관람객을 지켜본다.
쥬리김_박연주 ● 이 작업은 기하학적 경이로 가득 찬 눈 결정체를 모티브로 대칭성, 6각, 형태와 배경의 관계 등에 주목한다. 런던과 서울에 위치한 두 명의 디자이너가 눈을 굴리듯 서로의 생각과 디자인을 굴려 진행한 과정과 결과이다.
Vol.20071215d | HILLS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 일러스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