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7_1213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피카소화랑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1147-12번지 Tel. 051_747_0357
세상의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마련이다. 신화속의 그것들과 같이.... 조각가 최성환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빛바랜 혹은 녹슬고 부스러질 것 같은 이미지들은 방금 발굴된 유물들처럼 보여진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화 속의 무엇과도 같으면서도 현재 존재하고 있는 일상의 물건들도 있다.
작가는 작품에 '내포된 시간'을 가진 작품을 만들어 낸다. 여기서의 내포된 시간이란 작품에 오랜 시간을 통해 나타나는 여러 현상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전시 타이틀에서 말하는 '물성의 신화'란 주제를 대변하는 대표적 모티브인 것이다. 오래 전 만들어져 발굴된 이미지나 현재 존재하는 이미지는 과거와 현재, 미래란 시간의 차이를 두고 나타날 뿐 계속되는 역사란 범주 속에 들어있는 하나의 요소들이다. 이에 조각가 최성환의 작품들은 현재라는 시간속의 어느 한 점에서 바라보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각가 최성환은 강한 물성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의 표현 형식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어찌 보면 지나친 표현성으로 이미지의 간섭으로 보여지기도 하는데, 작가는 이미지는 그 실체가 분명하다고 해서 다 드러나지는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더 흐릿하게 보여 질수록 더 강한 실체를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에 마치 실체와 같은 효과를 위한 표현이라고 한다.
여기서 작가가 다루는 물성의 재료를 보면 작품들의 재료는 소위 말하는 "빨간 고무통"이 재료다. 빨간 고무통은 흔히 우리가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들이다. 현대 사업사회의 전형적 형식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를 독특한 아이디어로 찾아내어 작품의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는 어릴적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장터 주위에서 일명 "고무 대야"를 때워주는 아저씨를 신기하게 지켜본 기억이 있다고 한다. 코를 막고 서서 그것을 지켜보며 때워진 '고무 대야'를 보며 탄성을 지르며 아저씨가 대단하게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는 작업실에서 터져버린 고무 흙통을 버리려다 옛날 생각을 떠올려 때워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는 때우는 과정에서 고무대야 조각의 가소성을 이용하여 재미난 형태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위의 재료는 엄밀히 말하면 염화비닐의 일종으로 열가소성 수지 즉, 열에 형태가 변형이 가능한 재료를 말한다.)
불과 재료의 관계 속에 작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들은 그렇게 '빨간 고무대야'가 아닌 또 다른 사물로 탈바꿈되어진다. 그리고 그 재료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매개채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내포된 시간과 물성 그리고 그것으로 만들어지는 작품들은 작가가 만들어가는 현재의 우리 문명을 연속된 역사 속 한 시점에서 만드는 또 다른 신화가 되는 것이다. ■ 최성환
Vol.20071215b | 최성환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