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61226e | 창동5기 단기 입주작가 임수진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7_1212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노암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02_720_2235 www.noamgallery.com
임수진의 임수진 말하기 2007 ● '자폐증의 다양한 원인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것은 유전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선천적 자폐증이다. 후천적인 요인에 의한 자폐증세는 흔치 않지만 어릴 때 백신주사와 같은 예방 접종을 할 때 과도한 수은이 체내로 투입되어 뇌에 축적되는 것이 자폐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 어디선가 이 기사를 읽고 난 후 임수진은 그 동안 자신을 괴롭혀 왔던 모호하고 괴로운 감정들의 인이 과거 어린시절 맞았던 백신주사에 농축된 수은이 뇌에 축적되었기 때문일지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임수진은 대략 20년 넘게 기억이 남아있는 생애동안 스스로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드러냄의 장애를 겪어 왔다. '나'를 드러내는 것이 타인으로 하여금 어떠한 반응을 만들어 낸다는 것에서 두려움을 느끼게 된 그녀는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외부로부터의 반응을 의식한 자기표출의 장애를 겪게 된다. 스스로를 위태롭게 하고 자기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이러한 혼란과 심리, 정서적 문제들이 무엇 때문인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인지를 고민한 끝에 그녀는 이 혼란들이 단지 심리적인 것 때문만은 아닌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 스스로를 되바라보는 목이 꼬여진 털실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이불 속에서는 계란 노른자처럼 숨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때론 누군가와의 대화 사이에서 껌딱지처럼 밟혀 있는 본인의 이미지를 연상하기도 하는 것처럼, 임수진에게 심리적이고 감정적인 상처나 의식들은 언제나 신체적이고 물리적인 것으로 감각된다.
When someome attacked my heart, I got a heart attack. 누군가 나의 마음을 공격했을 때, 나의 심장은 마비를 일으키다. ● 공격당한 마음이 심장의 마비로 느껴지는 것처럼, 모호하고 추상적이면서 동시에 꺼내어 놓거나 누군가에게 설명하기 불가능하게 여겨지는 감각들은 꾸물거리는 형태들로 머릿속에 자리 잡는다. 이것은 뇌에 축적된 수은 덩어리 때문에 부풀어오른 것인지도 모르는데, 그 모양은 마치 자라나고 움직이며 알 것 같은 형태지만 순식간에 변해버리고 말아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설핏 구름과도 같은 모양이다. 내뱉는 것과 동시에 내부로 쑥 들어가 버리는 말, 그리고 생각의 내용들은 마치 말하고 있는 입이 동시에 말풍선을 집어삼키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중앙의 폐쇄적 공간으로 감지되는 가슴부위 내부의 감정들은 내뱉는 말을 담을 말풍선만큼과 똑같은 크기의 말풍선 주머니를 한 개 더 필요로 한다.
나와 타인,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감각적으로만 받아들여지던 막연한 혼란과 공포는 점점 스스로의 병적인 상태를 진단하게 한다. 더욱이 자신의 감정이 자발적으로 조절 가능한 것이 아닌 신체적 혹은 외부적 상태로부터 지배 받고 있다는 의식은 점점 더 신체적인 병리증상과 자신의 심리적 장애를 동일시하는 태도를 갖게 하였는데, 자폐증세의 원인이 된 수은덩어리에 의해 부풀어진 뇌 공간의 감각 / 모호하고 추상적이면서 꺼내어 놓거나 누군가에게 설명하기 불가능하게 여겨지는 / 폐쇄적 공간으로 감지되는 가슴부위 말 덩어리들... ● 이 어쩌면 생체적이기도 하고 유기적이기도 한 감정의 물리적인 상태들을 '나'의 모양으로 꺼내어 놓고, '너'인 것처럼 바라보는 경치들은 임수진으로 하여금 단지 몽상, 혹은 집착이라 불리우는 것을 유발하는 동시에 그로부터 도망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기도 하다. ■ 임수진
Vol.20071214c | 임수진 설치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