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llection

윤종관 회화展   2007_1212 ▶ 2007_1218

윤종관_Recollection /문동초 추억_캔버스에 혼합재료_60.6×91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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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212_수요일_06: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Tel. 02_734_1333 www.ganaart.com

윤종관의 점묘 이미지_역탐색의 관찰자. ● 윤종관의 '회상'들은 점묘라는 방법론을 통해 독특한 대상묘사의 이미저리(심상표현)를 발생시키는데 특징이 있다. ● 그의 그림은 사물을 대상으로 하여 그 이미지를 그리는 그림이지만 실제로는 사물의 주관적 묘사에 의해 발생하는 일련의 아우라(독특한 방법에 따르는 특이한 분위기)를 주된 표현의 대상으로 삼은 채 우리의 내부에 잠재하는 이미저리를 강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반적인 묘사회화가 갖는 이미지 처리와는 사뭇 다른 차원의 것이라 할 수 있고 보이지 않는 것을 표현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추상회화의 또 다른 양상을 엿보이는 것이라 할 수도 있다.

윤종관_Recollection /바람소리_캔버스에 혼합재료_91×60.6cm_2007

예컨대 봄바람에 흩날리는 수양버들의 묘사를 통해 버들 사이사이로 있는 듯 없는 듯 스쳐지나가는 봄의 기운들을 붓끝으로 더듬는 것, 담벼락에 군락지어 피어 있는 꽃들의 이미지를 통해__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 스톱모션화 되는 회상의 단편과 단락들을 떠 올려 내는 장면(고향의 아련한 추억들이 곁들어 진다.), 또 그늘 속에 피어 있는 문동초의 수줍은 모습을 그려 아무도 관심 있게 보아주지 않는 대상의 무심한 존재적 모습, 곧 인간 존재의 고독함이 하나의 감정이입의 구조로 전환되는 장면 등이 그것이며 현대와 도시의 삶 속에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시공간에 대한 미련과 애틋함을 그의 화면에 고스란히 담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윤종관_Recollection /봄바람1_캔버스에 혼합재료_91×324.2cm_2007
윤종관_Recollection /봄바람2_캔버스에 혼합재료_97×162.1cm_2007

마치 문학소녀 같은 순수한 발상으로부터 시작되고 있지만 조형적으로는 꽤나 까다롭고 어려운 방법론의 선택이라 생각되며 이것은 특히 일필휘지의 힘있고 속도감 있는 필법이나 터치로 표현하는 순발력보다는 오히려 느리고 답답하기 짝이 없는 점묘의 오랜 손작업의 프로세스를 요구하는데 특징과 어려움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점 한 점 사물의 이미지를 찍어 모색하는 동안 어느새 사물의 언저리에 감추어지고 은둔되어 있던 사물 특유의 분위기가 묻어 나오는 독특한 느림보의 필법에서 우리는 오히려 더 많은 느낌과 기분을 추스르 갈 수가 있고 거기에서야말로 한 작가가 지니는, 작가 나름의 개성도 살펴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윤종관_Recollection /봄바람3_캔버스에 혼합재료_97×162.1cm_2007
윤종관_Recollection /봄바람4_캔버스에 혼합재료_60.6×91cm_2007

말하자면 윤종관은 표현대상의 이면에 존재하는 이미저리를 사물의 이미지와 전치시키는 새로운 탐색자이며 그는 이러한 탐색의 프로세스를 통해 사물로 향하는 우리 내면의 심리변화와 이미지 발생의 과정을 역추적 하는 관찰자로서 스스로의 화면에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말이다. 현대회화의 추상적 과정이 일으켜 놓은 일련의 허탈감속에서 오랫동안 주눅이 든 화가들의 새로운 모색의 길은 결국 개별적인 회화론의 전개에 있음을 애기하는 부분이라 할 것이다. 윤종관의 새로운 모색이 나름의 개성적인 방법론을 더욱 깊이 있게 찾아내길 희망한다. ■ 윤우학

Vol.20071212d | 윤종관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