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진기 수리공 이야기

대구민예총 한 사진기 수리공 이야기展   2007_1210 ▶ 2007_1223

조성기_한 사진기 수리공 이야기_화이버 베이스_70×40.6cm_2007

초대일시_2007_1212_수요일_05:00pm

주최_사)대구민예총_경북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주관_사)대구민예총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_삶이 보이는 창_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_ SCN성서공동체FM_예술마당솔_디자인케인

관람시간 / 10:00am∼09:00pm

경북대학교 KNU아트겔러리 스페이스9_대강당 전시실 대구시 북구 산격동 1370번지 Tel. 053_950_5114 www.knu.ac.kr

2006년 9월 29일 대구가톨릭병원에서 '한 사진기 수리공'이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향년 35세, 그는 대구에서 믿음직하다고 소문난 젊은 사진기수리공이었다. 당시 병원의 복도에는 전국각지에서 40여명의 사진가들이 그가 고쳐 부활한 사진기로 찍은 100여점의 사진이 걸어 경의를 표했다. 2007년, 대구 민예총은 자그마한 전시회를 통해 '사진기 수리공'의 마지막 걸음을 따라 밟으려 한다. 사진과 미술, 연극 등 일련의 예술을 통해 한 사진기수리공과 그와 같은 위치에 놓인 사람들의 모습을 재현할 것이며 평범하지만 위대한 보통사람들의 삶을 널리 알릴 것이다. 자본의 욕심이 넘쳐나되 서민들은 숨쉬기조차 힘든 세상 속에서, 디지털카메라를 통해 양산된 무한 복제 이미지들이 인터넷에서 홍수를 이루는 시대에, 수동카메라와 밤새 씨름하다 생을 마감한 젊은 수리공의 소중한 삶을 다시 생각한다. 대구민예총은 여러 예술가들과 함께 신자유주의의 그림자 아래에서 투자가 아닌 우직한 손놀림으로 정직하게 돈을 버는 사람들, 힘든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헌사를 민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수월한 문화와 예술을 통해 바치려한다. ■ 대구민예총

조성기_한 사진기 수리공 이야기_화이버 베이스_40.6×70cm_2007

사훈 : '정밀세공·책임완수'_세공사 김광주 ●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기술은 얻어맞으면서 배우는 거라는 기술자들의 말이 이미 진리처럼 굳어 있었다고 할까요." 아름다운 귀금속들과는 달리 그것을 생산해내는 세공 작업장은 영 딴 얼굴을 하고 있다. 그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잔뜩 먼지를 뒤집어쓰고 벽에 걸린 액자 속의 '정밀세공', '책임완수'라는 빛광사 사훈과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조성기_세공사 김광주_람다 프린트_40.6×70cm_2007

빵은 소녀를 닮았다_제과제빵사 오학철 ● "반죽은 과학이고 삶입니다. 밀가루와 설탕, 이스트의 비율이 잘 맞아야 하고 무엇보다 반죽이 질어도 안 되고 되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대구의 명물 달성공원 앞 적두병'이라고 찍힌 명함을 받아든 순간 왠지 모를 비장감이 묻어났다. 하지만 한글 적두병을 한자(赤豆餠)로 풀어냈을 적엔 고소한 군침이 입에 고였다.

강제욱_적두병_람다 프린트_40.6×70cm_2007

그는 바다로 출근한다_선박 수리공 황일천 ● "산다는 게 참 묘한 기라. 저거(FRP선)이 그때는 나를 하루 아침에 놈팽이로 만든 원수 같은 거였는데 지금 그걸 고쳐주고 있으니... 세상 더러운 거 아이가?" 배 한 척이 집 한 척이었던 그 시절로 딱 한 번만 돌아갈 수 있다면 죽어도 소원이 없겠다던 그는 오늘 일당으로 16,000원을 벌었다고 했다.

안성용_WORKER1_화이버 베이스_40.6×70cm_2007

가위질 반세기_이발사 문동식 ● "가위를 잡은 지는 50년째고, 이 가게에서 일한 지는 올해로 37년째가 되는데 손님 같지가 않아. 밥상에 둘러앉은 식구 같아. 한 번 생각해 봐. 서른 중반부터 봐온 사람들을 지금까지 봐오고 있으니 이게 어디 주인과 손님의 관계라고 할 수 있겠어. 계모임 하듯 한 달에 한 번은 얼굴 보잖아." '정안이용소' 지하 계단을 내려가면 서너 평 남짓한 그 곳이 제법 연륜이 묻어난다.

안중훈_가위질 반세기_람다 프린트_40.6×70cm_2007

밀리미터(mm)와 싸우는 철구조물 제작_철프레임 제작자 김기용 ● "대구만 해도 간판집이 2천5백 곳이 넘습니다. 그러니 경쟁이 얼마나 치열하겠습니까." 하지만 철과 스테인리스를 사용하는 철구조물은 일반 간판과 달리 수명이 길고 비바람을 잘 견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아파트단지, 학교, 도로 등 옥외 안내 간판을 주로 만드는 그는 자를 들고 있는 시간이 많았다.

정윤제_철프레임 제작자 김기용_람다 프린트_40.6×70cm_2007

자전거 빵꾸 때우는 거? 맹장수술하고 비슷해_자전거 수리공 임병원 ● "병원에서 제일 흔한 수술이 맹장이듯 자전거 빵꾸가 그래. 엑스레이, 초음파 같은 거 필요 없어. 일단 열어봐야 알아. 다이야(타이어)를 열고 내장을 세숫대야 물에 담그면 뽀글뽀글 물방울이 올라오거든." 탄식을 내뱉으면서도 그는 자신의 용접 기술을 밑천으로 틈틈이 리어카를 만들었다.

장석주_자전거 수리공 임병원_화이버 베이스_40.6×70cm_2007

부대행사

1. 미술마당_낡은 사진기를 통해 바라본 세상 ○ 3인의 미술가들이 '일하는 사람들'을 주제로 창작한 미술작품들이 전시

2. 연극마당_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소수적 형상화 ○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소재로 한 창작무언극. 관객참여형 ○ 공연일시_월, 수, 금, 토_07:00pm

3. 참여마당_일하는 사람들, 위대한 당신들 ○ 공모전 '일하는 사람들'에 응모된 사진전 ○ 전시장 방문한 관람객 및 일하는 사람을 찍은 사진을 가져오면 전시

4. 회고마당_한 사진기 수리공 이야기 ○ 전시의 모티브를 제공한 사진기수리공의 삶과 일터를 미술작업으로 형상화 ○ 사진기수리공이 생전에 촬영한 작품들과 그가 고친 사진기, 고친 사진기로 찍은 사진이 함께 전시

참여한 사람들 서태영_이정건_조성기_최수환_한상훈_임성종_강제욱_장석주_정윤제_조성기_안성용_안중훈_최수환_조경현_이태호_극단 가인_극단 함께사는세상_박영희_진명석_이종환_유정화_손병렬_김사열_박현수_정하수_정지창_이균옥_김영동_박재욱_신동호_정제영

문의 Tel. 053_426_2809 http://cafe.naver.com/cameraplaza

Vol.20071211h | 대구민예총 한 사진기 수리공 이야기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