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7_1207_금요일_06:00pm
갤러리 성 대전시 서구 둔산동 1472번지 3층 Tel. 042_486_8152
사색의 시간을... ● 작품을 한다는 것은 기다림의 시간을 겪는다는 것으로 지점토를 이용한 작가의 작품은 그 자체가 기다림의 연속이다.
배경색과 함께 지점토를 반복적으로 접착시켜 두꺼운 백색의 화면이 말라가는 것을 기다려 다시 배경색을 정연하게 파내거나 자유롭게 긁어내 때로는 잔잔한 물결을 또 때로는 바람의 흐름을 형상화하고 배경색은 다시 나비, 새, 물고기와 같은 형상에 흡수되어 배경색과 하나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지점토 안에 숨어있는 색들이 서서히 드러날 때 작가의 기다림은 의미를 가지게 되고 그 속에 담겨져 있는 나비, 새, 물고기 등의 형상은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된다. 또한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있는 새와 나비, 물고기들은 한 폭의 평면화된 분청사기나 입체화된 민화를 보는 듯 시각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잔잔한 색채사이로 은은하게 솟아오르는 형상들은 순식간에 바람에 흩날려 사라지기도 하고 알록달록 옷을 입은 형상들은 다시 흰옷으로 갈아입히기를 반복하며 작가는 화면을 명상적이고 사색적인 분위기로 이끌고 있다. 이러한 간결한 화면구성과 단순한 형상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여러 가지 느낌과 의미를 찾아내게 한다.
모든 시간이 멈춰버린 듯 세월의 향에 취해 잠시나마 바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시간을 뒤돌아보고 한가로운 명상의 시간을 가져 보자는 작가의 마음 속 글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것이기도 하다. ■ 배현진
Vol.20071209b | 강구철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