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View Ⅱ

황은화 회화展   2007_1204 ▶ 2007_1213 / 월요일 휴관

황은화_의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7×91cm_2007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70609g | 황은화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7_1208_일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_01:00pm∼07:00pm / 월요일 휴관

대안공간 눈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북수동 232-3번지(보시동 3길 15) Tel. 031_244_4519 www.galleryartnet.com

'공간 회화', 확장되는 시선의 논리 ● 황은화는 3차원 공간에 2차원 평면을 그린다. 어쩌면 '그림을 공간 위에 얹는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하다. 작가는 작품화할 공간(실내외의 벽, 천장, 바닥 등)과 그림의 형태를 설정한 후 실제 창작에 들어가면서 그 공간을 하나의 시점(視點)에서 바라보고 그 위에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그 그림이란 선이나 원, 타원, 직사각형, 정사각형 등 기본적 도형이 대부분이다. 이들 도형이 페인팅으로 얹히는 공간은 평평한 단순 벽면은 물론 벽과 벽, 벽과 바닥, 벽과 천장 등이 서로 각(角)을 이루는 복잡한 실내 공간이거나 요철이 있는 건물 외벽은 물론이고 교각의 난간과 기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런 면에서 모든 건축적 구조물은 황은화에게 있어 '시선'으로부터 작품을 실현시킬 잠재태의 공간으로 무한정 열려져 있다.

황은화_Blue Studio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72×200cm_2007
황은화_Blue Studio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4×24cm_2006
황은화_Blue Studio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6×65×18.5cm_2006

특정한 공간을 선택해서 기존의 공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숨 쉬게 하는 그녀의 창작은 '공간의 예술시각화'에 다름 아니다. 그런 면에서 그녀의 작품을 가히 '공간 회화'라 지칭할 만하다. 이러한 취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작가는 작품화할 실제 공간에 자신이 만든 건축적 구조물을 설치해서 또 다른 공간을 창출하고 그 의미를 변주, 확장시키기도 한다. 아울러 전시 공간 전체를 하나의 시점으로 마련하거나 복수의 시점으로 마련하기도 한다. 황은화의 '공간 회화'가 실내외의 공간 위에 그려지면서 '시선의 논리'는 복잡하고도 다양한 미학적 담론들을 끌어안으며 흥미롭게 펼쳐진다. 시각과 미적 대상, '시점(視點)과 시점(時點)', 시지각과 인식, 회화로서의 2차원 공간과 3차원 공간, 실재와 환영, 시선의 주체, 그리고 상호작용 등이 그것이다.

황은화_Studio_폴리우드에 아크릴채색_65×73×5cm_2007

시선-시점(視點)과 시점(時點) ● '화가는 본다, 고로 화가는 존재한다.' 황은화에게 있어 '사유'로부터 출발했던 데카르트의 고기토(cogito)적 존재 인식은 '보기'의 선험성(先驗性)으로 치환된다. 오늘날의 비주얼 아트가 표방하는 '보기'의 문제 즉, '시선'에 관한 논의는 과거 15세기 르네상스 시절의 원근법이나 투시도법과 같은 낡은 체계를 더 이상 의미하지 않고 확장된 지 오래이다. 미적 대상이란 2차원 공간에 일루전을 창출하며 똑같이 옮겨내어야 할 재현의 3차원 대상만을 더 이상 의미하고 있지 않은 까닭이다. ● 황은화는 시선의 문제에 관한 한, 회화의 오랜 전통이었던 미적 대상에 대한 재현의 '이념'을 떠나있으면서도 아이러니컬하게 그 '원리'를 지독하게 계승한다. 그것은 재현의 원리를 가능케 하는 일관된 시점(視點)을 고수하는 일인데, 단지 다르다면 거꾸로 실행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시지각 인식의 방식'과 '시점(時點)'의 역전에 의해 가능해진다. 시선에 따라 변화가 풍성한 풍경이나 정물과 같은 3차원적 미적 대상을 2차원 공간에 묶어 두기 위해서 발명되었던 원근법적 시점의 일관성을 그녀는 반대의 방식으로 실행한다. 즉, 사각형이나 원과 같은 납작한 2차원의 미적 대상을 3차원의 건축적 공간에 묶어두는 것이다. 전통적 재현 회화의 시지각 방식에 대한 역전이다. 이를 위해서는 영상과 같은 2차원 이미지를 3차원 공간에 투사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더 효과적일 수 있지만, 회화를 고수하는 작가로서는 기계의 눈으로 묶인 하나의 시점 보다는 늘 빗나가기 십상이지만 지속적으로 되찾아가는 화가의 눈에 의한 일관된 시점이 더욱 매력적인 것이었으리라. 작가는 창작 당시의 처음의 시점(視點)으로 되돌아오는 반복 행위를 지속하면서 공간 위에 도형을 그린다. 달리 말하면 도형을 그리고 다시 고정된 시점으로 되돌아와 그려지고 있는 도형의 모양새를 거듭 눈으로 확인하고 다시 그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황은화_Red Studio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0×248×20cm_2007
황은화_Red Studio 1_각각 캔버스, 폴리우드에 아크릴채색_24×47cm_2007

그런데, 황은화는 '도형을 공간 위에 그리기(혹은 얹기) 위해서' 재현할 대상인 도형을 바라보기에 앞서 그것이 거처할 공간에 대한 보기를 먼저 실행한다. 바로 시점(時點)의 역전 방식이다. 황은화에게 있어 이것은 창작의 첫 단계이다. 이러한 태도는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 입장으로서는 미적 대상인 풍경을 보기 전에 먼저 빈 캔버스를 주시하는 식의 비정상적 태도이다. 재현할 대상이 1차적 미적 대상이 되는 전통을 벗어나서 황은화는 그것이 놓일 바탕의 공간을 1차적 미적 대상으로 간주한다. 그녀에게는 바로 캔버스로 대치되는 건축적 공간이 1차적 미적 대상이고 그 위에 얹히는 도형들이 2차적 미적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이유는 재현할 대상이 정물, 풍경과 같은 '순전한 보기의 대상'이 아니고 도형과 같은 이미 그 형태를 익히 알고 있는 '인지의 대상'인 탓도 있다. 이러한 시점(時點)의 역전에 부가하여 기억하는 사물의 색과 직접 관찰되는 사물의 색을 병치시켜 시점(時點)을 변주하기도 한다. 이렇듯, 일관된 시점(視點)으로 공간 위에 도형들을 그리는 황은화의 작업은 '시지각 인식의 방식'과 '시점(時點)'의 역전을 통해 작품 이해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증폭시킨다. ■ 김성호

Vol.20071207g | 황은화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