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7_1207_금요일_03:00pm
향암미술관 경북 울진군 온정면 소태리 산32번지 Tel. 054_787_0001
筆意連을 추구하는 李光洙의 作品世界 ● 작가 이광수는, 철저한 전통필묵에 대한 사전이해와 섭렵(涉獵)으로, 작가만의 경험적 요소를 엮어, 감성적(感性的) 재현에서 터득된 심성(心性)의 순화(純化)를 기저(基底)로, 인물이든, 풍경이든 동양정신에 침윤(浸潤)되어 있는 본질을 최대한 이끌어 내어, 작가 스스로의 변화로부터 출발하여 더 많은 동양회화의 가능성을 유도해 내고있는 작가이다. ● 그의 작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지(紙).필(筆).묵(墨)의 고유한 물성(物性)과 물(水)의 경유과정(經遊過程)이 상호 감응구조(感應構造)로 어우러져 조형 질서를 만들어 내어 화면에 다시 환원시켜 줌으로써, 동양 회화의 순차적 변화로의 고정개념을 넘어 오히려 물(水)에 의해, 빛에 의해 시시각각(時時刻刻) 변화하는 리얼리티(reality)를 찾아가는 듯한 찰나의 필법으로 인해, 사물의 현상(現象)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출발점을 유도해 내어, 풍경의 객관적인 외형(外形)에만 갇혀 있는 우리들의 시선을 풀어내, 자연공간이 함축하고 있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관념화(觀念化)된 공간개념으로 전환(轉換)시켜 줌으로써 수묵(水墨)이 넘어서야 할 논의의 화두(話頭)인 모노톤(monoton)과 진부해진 평면으로만 여기는 서양의 동양에 대한 부정적 관점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면서 오히려 예전의 풍경화와 다른 격조 높은 시각적 명료성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감성적 여운(餘韻)을 한없이 남겨놓은 절제(節制) 미학(美學)에서 비롯된 작가의 정신주의적 작업은 선염(渲染), 적묵(積墨), 발묵(潑墨)등의 농담 변화에서 대상의 깊이는 감지하되 오히려 형상(形象)을 해체(解體)하여 "대상의 정확성만으로 그림을 논하는 것은 아동들의 유치한 것과 같다"(論畵以形似 見與兒童隣)를 비유시킨 소동파(蘇東坡)의 뜻과, 자연 풍경이 작가를 폭넓게 받아들여 그 자리를 내어 주었을 때 비로소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대상의 심미적(審美的) 여과 과정을 형상으로 옮겨가는 의재필선(意在筆先:뜻이 붓끝에 있다)으로 나타나 있으며 또한 필묵법(筆墨法)의 부단한 수련과 연마를 통해 나타난 역동적인 힘의 균형과 여백의 미, 화면 구성의 대비 등 조형적인 아름다움의 선결 요건을 갖춘 후에 발현(發顯)된 자유스러운 선(線)의 형태는 심상으로부터의 접근법이 더욱 관조적(觀照的)이며, 정중동(靜中動)을 바탕으로 한 우리 미(美) 의식의 반영이며, 적묵(積墨)에서 발묵(潑墨)으로 이어지는 화법(畵法)은 전혀 다른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아 공간의 환영(幻影)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지(紙).필(筆),묵(墨)의 물성(物性)을 최대한 이용한 부드럽고 섬세한 적묵(積墨)과 발묵(潑墨)을 중첩시킨 작가의 풍경 작업은, 단순한 수묵(水墨)이 아니라, 빛에 의한 현란한 색채가 가득찬 착상(着想)을 유도하는 인상파의 작품보다 오히려 더욱 풍부하게 화폭에 옮겨져 눈앞에 제시된 자연풍경 재현의 이미지를 더 넓게 시각적으로 방사(放射)하여 비록 수묵(水墨)이지만, 사계절 풍경의 색채를 감상자로 하여금 유도해 내어 시간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시간을 순환(循環)시켜, 그 안에서 예술적 상상력의 촉발을 유도하고 있다.
이는 지(紙),필(筆),묵(墨)이 갖는 특유한 물성(物性)의 천착(穿鑿)에서 비롯된 동양회화의 원초적 성질 내지 특수성을 넘어, 스스로 얻은 독자성(獨自性)과 작가 스스로 표현하고자 하는 새로운 조형 의지가, 동양정신의 공감대와 동양 정서(情緖)의 현대적 보편성과 어우러져, 더욱 확장되어 새로운 방향을 찾아가려는 미래에 대한 작가의 탐색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동양 회화에 대한 근원적 질문이 바로 여기에서 완성되어 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그의 작품에서 두고두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 허기진
Vol.20071207a | 이광수 수묵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