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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205_수요일_06:00pm
학고재아트센터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번지 Tel. 02_739_4937 www.hakgojae.com
자연에서 일어나는 놓치기 쉬운 것들 ● 현대인은 한정된 틀에 박혀 다람쥐 쳇바퀴 돌듯 주어진 일에 충실하며, 시간에 쫓기어 자신의 주변을 뒤돌아 볼 여유조차 없이 살아간다. 비온 뒤 길가다 무심코 고개를 숙이면 비가 모래 위에 떨어지면서 생겨난 물결을 치는 듯한 모습, 주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그마한 이끼가 자라나고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지층의 모습과 흡사한 장면과, 하나의 생명체가 자신의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양상이 겹치고, 바쁜 삶에서도 이런 경이로움에 감흥을 받는다. 땅 밑, 땅 위의 외진 어떤 곳에서 이루어진 자연의 형상과, 자연의 기운을 받아 일어나고 있는 것 - 자연에서 일어나는 무심코 지나쳐 버릴 수 있는 것들에서 느끼는 감동은 나의 정서를 일깨우고, 작업에서의 소중함이 되었다.
나의 그림의 주제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놓치기 쉬운 것들'이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커다란 질서 속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생명력이 있음을...이 생명력을 한지에 주로 먹을 이용하여 스며들게 하는 담백한 색채, 부드러운 형태로 나타내고 싶었다.
스티로폼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자연의 부분이나 풍경들을 인두로 녹여 한지로 떠내고 종이죽을 이용하여 여러 번 붓는 행위를 반복한다. 이런 과정 속에 삶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나타내고자 했다.
작업에 가장 비중 있게 사용하는 재료인 종이가 쌓여 가는 과정에서 밀도와 단계가 점진적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첫 작품展 에서는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 색채의 사용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감정을 정확히 전달하기란 작가에게 있어서 꿈의 실현과 같은 어려운 일임에는 분명하다.
이런 감정의 표현에 있어 색의 사용이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도 자명하다. 그래서 나는 먹과 한지만으로는 정서를 표현하는데 부족한 감을 느끼고 두 번째 작품展 에서는 아주 조심스럽게 색의 사용을 시도하였다.
자연의 향연과 내가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담아내고 자연 그대로의 천연의 색과 함께 과슈를 사용하여 구성했다. 내가 사용하는 색의 표현이 아직은 많이 서툴지만 솔직하고 담백한 나의 심경이 잘 전달되어지길 바랄 뿐이다. ■ 박지은
Vol.20071205c | 박지은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