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된 인물

대원갤러리 개관展   2007_1128 ▶ 2007_1212

감염된 인물展_대원갤러리_2007

초대일시_2007_1128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_권여현_박정원_안창홍_양대원_이광호_정구은_조습

대원갤러리 서울 종로구 경운동 64-17번지 Tel. 02_733_1045~6 www.dwgallery.co.kr

정황으로서의 예술, 감염된 인물 ●'감염된 인물'전은 대원갤러리의 첫 개관기념전의 주제로서, '정황으로서의 예술'이라는 맥락에서 사회 속에서 인간, 다양한 정황 속에 처한 인간의 의미를 이해하고 새로운 조형적 의미를 모색한다. 이 주제는 1990년대 이후 아시아를 비롯한 유럽과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을 가로지르는 미술의 주된 담론이 되었다.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인 메시지를 구현하는 미술을 주제로 한 본 전시의 '감염'은 조형성의 순수한 형태를 벗어나서, 사회적 정황이나 문화적 정황, 정치적, 경제적 정황에 감염되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경향의 작가들은 사회적 문화적 정황에 참여하며, 순수한 재현이나 조형성을 넘어서는 풍경화 인물화, 정물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제시되는 새로운 '메시지'를 탐색하고 있다. ● 이 때 정황(context)은 상황의 총체(l'ensemble des circonstances)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 상황은 현실과 사실에 삽입되는 것이며, 그것이 이뤄내는 총체라고 할 수 있다. 정황이라는 용어는 라틴어 contextere에서 유래하여, 다른 무엇과 같이 섬유를 짜다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어원적인 의미처럼, 이 정황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의 의미가 공존하고 있다. 정황으로서의 예술은 폴 아르덴에 따르면, 예술적인 창작이 예술의 본질적인 문제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예술의 본질적인 순수조형성으로부터 이탈은 예술에서의 내용의 의미, 그 근본정신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많은 정황적인 예술이 정의되는 것은 예를 들면,"박물관의 회화나 조각, 박물관의 예술의 표현을 갖는 전통적인 요소와 달라지는 것"(폴 아르덴, 『정황적 풍경』)에 이르는 예술을 말하는 것이나, 우리 전시회에서는 현재 이뤄지고 있는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환경 등의 정황을 제시하려는 작품들을 모았다. 이러한 참여의 예술은 활동가로서의 예술, 사건이나 정황의 현장(in situ)을 의미한다. 사실 개관기념전에서는 선보이지 못한, 비예술적인 방식으로 발전하여온 예술작품의 양태나 표현방법 manierae 까지 포함하려는 것이 예초 기획의도였다. 원래 아르덴의 개념은 회화나 조각, 사진, 비디오 등 전통적인 재현 방식을 포기하는 것으로 이해하였으나, 여기서는 넓은 의미의 정황, 미술외적 리얼리티에 대한 접근으로 이해하려 한다. ● 예술에서 'in situ'라는 것은 사실, 우리 미술계에서는 그렇게 많이 논의되고 작업되지는 않고 있다. 이 In situ의 공간은 사람을 받아들이는 '공간'(espace d'acueil)으로서 작품의 현실에 대한 정황성, 순간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다분히 이러한 작품은 비평적이거나 미학적 관점에서 '덜 장식적'이다. 이러한 유형의 예술은 서구에서는 1960년대부터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고, 바움가르텐이나 신-개념주의자들도 있으며, 현재에는 aes+f 그룹이나 죠쉬아 모슬리(Joshua Mosley), 아튀 즈미에프스키(Artur Zmijewski)에 이르기까지 현실적인 메시지를 다양한 멀티미디어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사실주의적 방법으로 표현한 리얼리티'이기보다는 때로는 환상주의, 표현주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정황과 현실에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리얼리티는 사물의 세계를 넘어서, 실제적인 것으로부터 출발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방출하는 요소이며, 이 요소들이 총화된 총체를 의미한다. 이러한 조형성은 '가상적'이거나, 일류전적이기도 하고 환각적, 변태적이기도 하다. ● 본 전시의 전통적 예술 매체는 다양한 형식으로 현실에 삽입되며, 작가들은 현실을 감싸는 새로운 '존재'를 보여준다. 이 예술가들은 무엇을 하는가? 여기서 죤 로탐(John Lotham)의 이야기를 인용한다. "사실을 감시하고, 소음을 듣는다." 그는 순간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행위, 즉 예술가가 더욱 정확하게 분석하려고 접근하는 리얼리티에 존재하는 행위를 활성화한다. 따라서 이러한 리얼리티를 창의적으로 활성화하는 시각으로 여기서 문제되는 개념들을 대원갤러리는 다양한 매체로 현장과 연관하여 제시할 것이다. 인간과 환경,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과 함께 하나의 메시지를 짜내는 정황에서, 초대 작가들은 개관기념전에서 새로운 '감염된 인물'의미를 찾아나갈 것이다.

권여현_화투맨_종이에 파스텔_75×57cm_2002

권여현의 작품「부유자아」,「나에게 오라」에서는 한국의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통하여, 안정하지 못하는 존재의 모습을 부유하는 자아의 모습이나, 고통으로부터의 구원을 기대하면서도 무거운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정황을 그린다.

박정원_여비서-후아나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07

박정원은 작품「거리의 여자-후아나」에서 대중매체에 떠도는 이미지들로부터 받은 어떤 정서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그것을 왜곡하고 과장한다. 『카카』라는 영화에 등장하는 조연배우의 이미지를 변형한다.

안창홍_사이보그의 눈물_종이에 연필_100×70cm_2005

안창홍의 인물은 「사이보그 눈물」연작으로서, 비인간화된 인간의 모습을 통해, 과학적 발전에 매몰되어가는 인간의 정체성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인물들은 파리나 모기 같은 곤충들이 얼굴에 놓인 것 같으나, 가까이 보면 파손된 기계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있고, 그 얼굴들의 어두운 표정에서 사회에서 고립된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다.

양대원_세상이 준 고행 823050_광목천에 한지, 아크릴, 토분, 아교, 올리브유_210×150cm_2005

양대원은「동글인의 운동회」에서, '동글인'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동글동글 귀여워야할 인물을 전투복이나 성조기 등으로 감염시켜, 역설적인 상황을 제시한다. 이러한 역설적인 표현은 작가의 정치적, 문화적 비평 의식을 자세를 드러낸다.

이광호_Bea Emsbach_캔버스에 유채_80.3×60.6cm_2006

이광호는「Bea Emsbach」에서 그림 속 모델과 직접 인터뷰를 하며, 사실적으로 모델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그가 느낀 감성을 전혀 다른 모호한 이미지로 표현함으로써, 단순한 사실성이 아니라, 작가의 서정, 감성을 섬세하게 형성화한다. 이러한 작품은 직접적 소통 후에 남겨진 상대의 기억에 의존되어지는 작업으로 일대일 관계 속 감염의 사례다.

정구은_inspiration-expiration_단채널 비디오_2007

정구은은「inspiration-expiration」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에서 고통을 받아가며 살아가는 젊은이의 모습을 포장지 비닐을 뒤집어 쓴 인물이 호흡하며 질식하는 모습을 통하여 극적인 삶의 몸부림을 그려내거나 자유의 몸부림으로 창공을 나는 인물의 모습을 그려, 사회적 고통과 탈출을 그리는 정황에 감염된 인물의 모습을 제시한다.

조습_지하실_디지털 프린트_2006

조습은 과거 1970, 80년대에 우리 청소년기의 시대 문화를 기록하며, 화단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강변북로」와「지하실」을 통해, 현재 우리 도시의 각박하고 폭력적인 현실을 교통사고와 범죄자의 모습으로 그려내며, 어두운 일상을 고발하고 있다. 이 감염된 인물은 가벼운 개인의 정황은 뒤로하고 한국 사회에서의 인간적인 고민과 상황을 형상화한 작품들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권력과 부의 갈등, 성의 문제, 역사의 문제 등을 휴머니즘의 의미로 살펴보며, 현재의 예술 상황을 반성하고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두었고, 앞으로도 다양하게 전개되는 새로운 예술을 묶어 정황으로서의 예술의 의미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 강태성

Vol.20071202c | 감염된 인물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