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오픈_2007_1203_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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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 예술관 전관 서울 성북구 정릉동 861-1번지 Tel. 02_910_4465
첫 문장은 시작되었다. 항상 첫 문장을 쓴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글쓰기에 있어서 그것이 갖는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지금처럼 글을 써내려 가면 두 줄, 혹은 그보다 많은 문장을 소비하게 만들 수도 있다. 게다가 나는 이미 첫 문장을 써버린 것이 아닌가!- 좀 더 중요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지금 쓰고 있는 불필요한 내용이 길어지는 것을 막아보려 하지만 이 노력들도 결국은 오히려 그 문자 소비량을 늘려나갈 뿐이다. ● 대학 생할도 그렇게 지나간다. 멋지게 시작하려 했으나 이미 시작되어 버린 이 글처럼 말이다. 더 화려한 시작을 꿈꾸던 그들은 어느 날 졸업을 위한 도움닫기를 이미 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고 졸업 전시라는 발구름판이 시야 가까이에 들어온다. 전시가 시작되기 전에 많은 것들을 시도해보고자 하지만 어느새 도록을 위한 작품 사진을 찍어 도록을 만들고, 작업실을 철수하여 전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졸업 전시를 앞둔 이들은 요즘 한창 분주하다. 벌써 그들은 작업 공간, 수업 공간, 주거와 생활을 위하여 이용해 온 공간을 졸업 전시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하려 한다. 그 날이 오면 학부 전체에 비상사태가 선포된다. 4학년부터 1학년까지 한 명도 빠짐없이 이 사태 수습에 동원되는데 이들의 첫 번째 임무는 학교 구석구석에 덕지덕지 묻어있는 4년 이상 쌓인 추억들을 닦아내는 것이다. 밤새 과제를 하며 흘렸던 물감들, 친구들과 야식으로 먹다 흘린 라면 국물, 커피로 얼룩진 바닥과 친구들과 웃으며 장난으로 그렸던 낙서들, 졸업을 앞두고 이 모든 추억의 흔적들을 다 지워낸다. 그 뒤 전시를 위한 가벽을 세우고 뿌연 가루들을 사방에 퍼뜨리며 외벽 마감재를 갈아낼 것이다. 후배들도 이리저리 선배들을 도와 바쁘게 움직일 것이다. 흰 벽을 만들고 못내 아쉬워 손이 떨어지지 않는 작업의 결과물들을 걸어야 한다. 모두가 마지막까지 더 좋은 전시를 만들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리라. 그렇게 이들은 2007년의 국민대학교 미술학부의 졸업 전시를 우리 앞에 선보이는 것이다.
이번 졸업전시를 위해 각 개인들이 써 내려간 첫 문장이 언제,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는 각자 다를 것이다. 작업을 구상하기 위해 처음 쓴 문장부터 전시장에 축하의 박수가 울려 퍼지는 영광스러운 그 날의 마침표까지, 이 짧지 않은 글 속에 자랑스러운 작품들을 선보일 주인공들의 모습이 담길 수 있었으면 한다. 한 해의 끝을 멋진 전시로 마감해 줄 후배님들께 고마움을 표한다. ■ 백창현
Vol.20071130h | JUICY BAM-제7회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졸업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