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규 회화展   2007_1126 ▶ 2007_1207 / 일요일 휴관

배병규_겨울여행_캔버스에 유채_104×118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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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126_월요일_06:00pm

작가와의 만남 / 2007_1129_목요일_03:00pm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일요일 휴관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빛 갤러리 서울 용산구 효창원길 52 르네상스 플라자 B1 Tel. 02_710_9280 / 02_2077_7052 www.moonshin.or.kr

배병규의 이번 전시는 자연적 일치감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강한 표출은 밝은 색채를 겹겹이 층으로 발라 마치 조각처럼 두터운 중량감에서도 발견된다. 그러나 이러한 무게는 화면 표면에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는 강렬한 빛이 그것을 덮어 버리고 있다. 빛은 두터운 터치의 무게를 감량하고 사물의 형체를 드러내는 일방적인 방식으로 사용되어 생명의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대자연 속에서 갖는 온순함과 따뜻함이 뒤덮인 평화로운 기운이 흐른다. 각박한 삶의 거친 화면의 질감이라기보다는 자연으로부터 체험하며 느꼈던 '기억'을 화면의 마티에르를 통해서 생기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이렇게 발생된 생기는 주변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그 삶이 녹아 있는 심상의 풍경을 발견할 수 있도록 화면 위에서 재생하고 있다.

배병규_모닥불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07
배병규_선경_캔버스에 유채_140×140cm_2007

작가는 1990년대 중반, 독일 체류 초기부터 어두운 화면을 배경으로 나무와 숲의 모습을 밝은 색채의 색면으로 추상화 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강렬한 색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정제하여 단정한 화면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유화작품과 합판을 이용한 다색 판화작업을 통해 정교함을 교묘하게 의도적으로 조정하고 색면을 계획적으로 중첩하여 나타내곤 했었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작가의 어린 시절의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되살린 것이었다. 이렇게 추상적 형태와 색을 통해 작가의 감정을 드러내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의 경우에는 명백히 재현적인 작품으로 다루어진 대상을 통해 작가의 감정, 태도, 관점 등이 포함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작가는 그가 가졌던 행복의 감정을 작품을 매개로 감상자에게까지 '전달'하려한다.

배병규_낟가리_캔버스에 유채_91×116cm_2007
배병규_선영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07

소설가 레오 톨스토이(Leo Tolstoy)는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자신이 예전에 경험했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움직임, 선, 색, 소리, 단어를 수단으로 해서 그 감정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경험하도록 전달하는 것"이 예술 활동이라 주장한다. 톨스토이는 이러한 감정의 전달 과정을 감염(infecti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술의 표현이란 예술가의 정서적 체험을 선. 형태. 색 등으로 구현된 작품을 감상자가 예술가가 체험했던 감정과 같은 것을 체험할 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배병규 작가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감정을 '전달'하고자 작가 자신의 감정의 내용에 관해 명료하게 지각하고 있었다. 작가가 전달하는 감정은 막연한 유개념(類槪念)으로서의 기쁨, 슬픔 같은 것이 아니라 작가가 경험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감정으로, 나아가 이것을 작가의 통제된 노력을 통해 명료해진 감정으로 표현하고 있다.

배병규_프라하_캔버스에 유채_120×120cm_2007
배병규_휴식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07

추상적 양식에서 표현적 양식으로 이행한 작가의 근작들은 자연으로 수렴되는 추억, 기쁨, 생명, 평화, 희망 그리고 행복 등에 대한 담론의 표현이다. 단순한 현상적 리얼리티는 관념적 실재를 다룰 때와는 달리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그 전달 소통이 좀 더 용이해진다. 배 병규는, 그가 말한 것처럼, 자신의 세계를 만들려 하는 것, 인위적인 것으로부터 탈출하여 다른 사람들과 좀 더 쉽고 편안하게 공감대를 형성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추상을 벗어나 구상을 선택한다. 작가는 표현론의 핵심어인 '감정의 표현'을 생활 체험으로 느꼈던 자연의 실재를 진지한 성찰과 함께 그 생명력의 기운을 도시 안에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 윤인복

Vol.20071126a | 배병규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