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ey, I'm a Zombie

Numi & Malicia 그래피티展   2007_1113 ▶ 2007_1125

Numi & Malicia_죽은 과부들의 회전목마(The carrousel of the dead widows)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116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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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113_화요일_06:00pm

갤러리 라이트박스 서울 마포구 상수동 93-29번지 B1 Tel. 02_6408_8011 www.light-box.kr

갤러리 라이트박스의 해외작가 초대전인 "Honey, I'm a Zombie (자기야, 나는 좀비야)"는 전시의 제목과 꼭 어울리는 다소 엽기적이면서도 상큼 발랄한 그림들을 보여준다. 작가 자신들을 분신과 같은 캐릭터는 만화주인공처럼 큰 눈을 가진 예쁜 소녀들이다. 그러나 외계인이나 파충류 같은 연두빛 피부에 덕지덕지 꿰매 놓은 상처 자국이 심상치 않다.

Numi & Malicia_순결하지 않은 자들의 죽음(The death of the non-innocent ones)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72cm_2007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 Numi & Malicia " 는 여성 2인조 그래피티 팀이다. 그들은 자그마한 체구에 귀엽고 깜찍한 인상을 풍기며, "언니, 오빠, 감사합니다." 등의 한국말을 애교 있게 재잘거리는 활달함을 보여준다. 한 명이 누미, 또 한 명이 말리샤, 하지만 둘은 쌍둥이처럼 옷을 바꿔 입고, 신발을 바꿔 신는다.

Numi & Malicia_신이 되는 놀이(The playing at being God)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72cm_2007

누미와 말리샤의 공동작업은 '팀워크' 라는 단어를 뛰어 넘는 힘을 지닌다. 공동작업이라하더라도 이들처럼 정말 한 사람이 그리는 듯이 그림을 그리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그들은 마치 한 작가가 그림을 그리다가 잠시 쉬며 커피 한잔을 마시고 돌아와서 다시 이어서 그리듯이, 한 명이 들고 그리던 붓을 다른 이에게 넘겨주면 아무렇지 않게 계속 그려나간다. 커다란 벽을 채워나가는 그래피티 작업을 하다보면, 각자의 영역을 구분할 겨를 없이 둘이서 동시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그리는 것에 익숙해지게 된다. 캔버스 위에 하는 작업의 경우에도 그런 공동작업의 방식이 그대로 적용된다. 어느 부분을 어떻게 나누어 그릴 것인지에 대해 경계가 없이 말 그래도 둘이서 같이 그려나간다.

Numi & Malicia_죄악의 숲 속에서 놀기(The Playing in the forest of the sin)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90cm_2007

그들은 각자 그래피티 작가로 활동하면서 누미와 말리샤라는 예명을 쓰고 있다가 2005년 2월에 NM 이라는 싸인을 남기는 팀으로 거듭난다. 이는 Numi 와 Malicia 라는 각자의 이름의 이니셜이기도 하지만 Nadie Mas 라는 스페인어의 줄임말이 되기도 한다. 굳이 영어식으로 옮겨보면 Nobody More, 더 이상은 다른 사람을 끼워주지 않고 단 둘이 해나가겠다는 뜻이다. 꼬마아이들이 둘만의 영원한 우정을 맹세할 때 하듯이 새끼손가락을 거는 모습을 즐겁게, 또 자랑스레 보여준다.

Numi & Malicia_악의 꽃 사이에서(Between the flowers of the badness)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72cm_2007

한국에서도 피터팬 콤플렉스라던가 키덜트 문화는 특기할만한 현상으로 간주되었고, 그러한 부류의 미술작품들을 주제로한 전시도 있었다. NM 의 작업에서도 어린아이다움은 핵심적인 주제이다. NM 이 즐겨 그리는 소재인 아기사슴 밤비는 어린 아이들 특유의 동심의 상징이다. 두 소녀 캐릭터가 상처 입은 밤비를 치료해주고 있는 모습은 상처받은 동심에 대한 치료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조차 진지한 치료가 아닌 '병원놀이' 라고 설명한다. 소녀들은 밤비를 치료해줄 의사가 되는 놀이를, 한 발자국 나아가서는 신이 되는 놀이를 즐긴다. 한편으로 그러한 놀이는 천사가 아닌 좀비들의 놀이로, 못되고 고약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누미와 말리샤가의 세계는 순진무구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 괴기스러운 상상력이 잠재되어 있다. 낮에는 잠을 자고, 밤이면 좀비처럼 깨어나서 그림을 그리면서 끝없이 장난을 치며 농담을 던진다. ■

Numi & Malicia 그래피티展_엽서_2007

갤러리 라이트박스에서 열린 이번 전시를 통하여 Numi & Malicia 의 주력 분야인 그래피티 작업들을 실제로 보여줄 수 없는 점을 아쉽게 생각합니다. 대신에 스페인과 포르투갈 곳곳에서 작업하는 모습과 완성된 작품을 찍은 50여장의 사진과 그들에 관한 기사나 이미지들이 실린 잡지와 책들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유망한 그래피티 작가의 흔하지 않은 캔버스 작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립니다. ■ 갤러리 라이트박스

Vol.20071122d | Numi & Malicia 그래피티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