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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121_수요일_06:00pm
갤러리 나우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13번지 성지빌딩 3층 Tel. 02_725_2930 www.gallery-now.com
내 고향은 영등포이다. 내 조작된 기억 속에는 한강이 늘 넘실거린다. 한강은 아버지와 그의 형제들, 나의 사촌형제들이 자란 곳이며, 그들의 대화 속에 양화정 삼촌, 서강 고모할머니, 모래내 고모, 배오개 이모, 애오개 이모 등이 등장하기 때문이리라. 이 호칭들이 한강 주변의 지명이라는 것을 알게된 후 강은 서울을 관통하는 큰 강이 아닌 내 기억 속의 고향으로 진화했다. 반쪽짜리 칼을 지니고 아버지를 찾아 나선 유리는 동명왕의 또 다른 반쪽 칼에 자신의 칼을 맞추어 본 순간 정체성을 찾는다. 내 안의 반쪽짜리 언어가 또 다른 반쪽인 물리적 공간과 맞취지는 순간 나는 비로소, 서울을 그리고 한강을 고향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80년대를 숨죽이고 안전하게 보낸 사람들은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사람들에게 어떤 예의를 보여주어야 할까? 후자의 사람들이 일구어 놓은 광범위한 민주화의 혜택을 많은 사람들이 입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비용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사교육과 부동산 광풍이 불고 있는 21세기 대한민국은 자칭 양심적이라는 지식인들도 부동산 한 몫 잡기에 열광하고 있다. 얼치기 지식인을 자처했던 내가, 이제는 사진을 찍고 있다. 14대 조상부터 살고 있는 서울, 그 중에서도 한강을 담고 있다. 이 행동이 사회에 대한 나의 작은 예의라고 믿는다.
진정한 한강의 모습은 뿌연 하늘과 콘크리트 구조물이 강물에 만들어낸 환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 환영 속에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있는 상처가 녹아 있으며, 그 모든 비밀을 간직한 채 강은 고요히 흐른다. ■ 조동준
Vol.20071121e | 조동준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