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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114_수요일_06:00pm
김진혜 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2,3층 Tel. 02_725_6751 www.kimjinhyegallery.com
시골에서 성장하였고, 담양 시장통 국밥집에서 막걸리 한 사발로 인생의 고단함을 달래곤 했건 윤남웅에게 시골 5일장은 특별한 곳이다. 과거 5일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무화가 교류되는 소통의 광장이자 여성들도 먼 시장까지 외출 하도록 허락 받는 해방의 공간이었다. 또한 삶의 애환을 서로 나누는 정(精)터이자 삶의 활력을 느끼게 해주는 축제의 현장이었다. 비록 최근에는 대형 할인마트가 점령하다시피 하여 재래시장은 이제 현대인의생활에서 멀어져 버린 장소가 되었지만 아직도 그곳에서는 소통이 이루어지고 잇고, 저가의 물건 혹은 마트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그곳에서 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것이 판매되고 있다. 또한 전통문화와 지역문화, 서민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윤남웅은 담양의 관방천(官防川)근방의 담양시장과 영산강 상류의 주변부 풍경, 시장을 왕래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주로 그린다. 그의 그림에는 북적거리고 냄새나는 시장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류적인 소재들, 예를 들면 뻥튀기, 개장사, 파리, 싸구려 속옷을 파는 노점상, 국밥집....등의 풍경과 각각의 상품을 파는 간판이 등장한다. 진솔하고 해학미 넘치는 그의 그림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향수와 인간 사이의 정을 느끼게 해주며,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의 시장문화가 갖는 문제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판매되는 물건의 가장 핵심적인 속성을 생생한 이미지로 재치 있게 그려 낸 '간판' 그림을 통해 개성이 없는 획일적인 현실의 간판에 자극을 주기도 하고,, 5일장의 특수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관(官)주도로 이루어진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비판의식을 드러내기도 한다. 윤남웅은 예술이라는 것이 시골 5일장이 그러했던 것처럼 여러 사람이 소통하고 자유롭고 사람들에게 활기를 주길 바란다. 따라서 시장문화로 대별되는 하찮은 것, 삼류적인 것, 서민적인 것들에까지 미술의 개념을 확장시켜보고 어떻게 예술과 일상이 결합되는지, 예술의 사회적 실천방안들을 제시 하고자 한다. ■ 김희랑
場 (장날) ● 어느 곳을 가나 행정구역 상 郡 단위의 시골 邑, 面지역에 들어 앉은 5일장은 그 지역 사람들에게 도시의 市場 과는 다른 의미의 공간이다. 도시의 시장이나 시골의 오일장 모두 물건을 사고 파는 면에서는 같은 역할을 하지만 문맹률이 높고 통신시설이 없었던 시절 시골 주민에게 場은 세상과 이웃을 향해 열린 하나의 소통의 공간이었다. 현금 만지기 어려운 시절 시골집 어머니께선 집안의 곡물을 내어 돈을 사기 위해 장날이면 아침 일찍부터 손수 손질한 곡물을 보자기에 묶어 머리에 이고서 신작로 10리 길을 걸어서 邑場 에 나가시고 했다. 어느 집이나 마찬 가지겠지만 장날은 바쁜 농사일과 집안일로 꾸밈이 있을 수 없는 어머니의 생활 중에 유일하게 단장을 하는 날이다. 어머니께서는 부엌재를 물과 함께 묻혀 손가락으로 이마에 비벼서 이마에 난 잔털을 다듬고 거울을 보며 머리 단장을 하고 얼굴에 향낸 나는 분가루를 바르고 입술에 연분홍 립스틱을 하고서 제법 예쁜 옷으로 성심 성의껏 몸치장을 했다. 어머니께 이날만은 공식적으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자리에 나가는 날이 었고 돈을 살 곡물과 아버지께서 주신 작은 돈을 가지고 먼 거리까지 마을 또래 친구분들과 외출을 하는 날 이였다. 회상해 보면 그때 지금의 내 나이쯤이었을 것인데 그 날들을 어머니께 어떤 시간 들이었을까? ■ 윤남웅
Vol.20071119f | 윤남웅 수묵채색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