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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114_수요일_05:00pm
갤러리 아트싸이드 서울 종로구 관훈동 170번지 Tel. 02_725_1020 www.artside.org
생명의 상처,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 예용칭(叶 永青 , Ye Yongqing). 그는 80년대 격동의 중국현대사 속에서 서남예술단체(西南艺 术 群体 , southwest Arts Group)와 함께 분노한 청년으로서 예술의 혼을 불태웠고, 오늘날 중국현대미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되었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스케치하는 기분으로 새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옛 문인들이 조충도(鳥蟲圖)를 그리며 마음을 다스렸듯이 그 역시 새를 그리며 자신의 마음을 다잡고자 했던 것이다. 작가는 처음에 조그만 노트에 간단하게 드로잉을 하고 이를 빔 프로젝트를 벽면에 투사하여 확대시킨다. 그렇게 확대된 드로잉 위에 가는 선으로 긁어내듯이 윤곽선을 만들어내고 그렇게 생겨난 공간을 먹으로 까맣게 채워간다.
작가는 말한다. 자신은 마치 자서전을 쓰는 것처럼 작업하고 있다고. 마치 사람들이 블로그에 자신의 일기를 올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이러한 특징은 「黑樹(Black Tree)」, 「日記(diary)」처럼 90년대 작업했던 그림들 속에 잘 드러나고 있다. 그림은 하나의 커다란 카툰처럼 여러 개의 칸을 나뉘어 있고 그 속에는 그가 하루 중에 겪었던 소소한 일상이 자신만의 언어, 아이콘으로 기술되고 있다. 그에게 창작이란 사상의 확장이며 동시에 고뇌가 남긴 상처와도 같다. 매일 반복되는 불안한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세상과의 끊임없는 충돌 속에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그가 추구하는 예술이고 또 그가 지금껏 살아온 삶이기도 하다. 결국 그에게 예술이란 삶, 바로 그 자체이다.
생명의 상처. 그것이 바로 그가 그리고 싶은 것이라고 한다. 「伤 口(a wound)」처럼 최근에 보여주고 있는 작품을 보면 그야말로 예닐곱 살의 어린아이가 스케치북에 낙서한 것처럼 허화(虛和)로운 멋이 드러나고 있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 45장에 보면 '대교약졸(大巧若拙)'이란 말이 나온다. 매우 정교한 것이 도리어 서툰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이는 자연의 현묘한 이치를 담고 있는 말인데 예용칭의 그림 속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 그의 그림은 멀리서 보면 마치 어린 아이가 그린 것처럼 서툴러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매우 치밀하고 정교한 그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멀리서는 새로 보이던 형상이 가까이 다가서면 유리조각처럼 부서지고 사방으로 흩어진다. 무질서하게 뻗치는 첨예한 선들은 마치 작은 생명의 심장처럼 약동한다. 세련된 소박미(素樸美). 심오한 단순미(單純美). 숙성된 평담미(平淡美), 부분과 전체와의 조화미(調和美). 이것이 예용칭의 그림의 매력이며 특징이다. ■ 권혁주
Vol.20071118h | 예용칭(叶 永青 _Ye Yongqing)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