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of - Sight 불완전한 시선

유승연 사진展   2007_1115 ▶ 2007_1128

유승연_out of-sight 시리즈 중에서_디지털 프린트_74×62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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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115_목요일_06:00pm

갤러리 보다 기획전

갤러리 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461-1번지 한라기산빌딩 2층 Tel. 02_3474_0013~4 www.bodaphoto.com

소통을 위한 인간의 욕망은 정보와 통신의 혁명을 일으켰다. 마셜 맥루한의 말대로 원거리 통신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신체가 도달 할 수 없는 공간에 까지 신체가 접촉가능하게 하는 이른바, 「감각의 확장」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소통을 위한 기술은 끝없이 그 한계를 넘어서고 있지만, 인간은 점점 더 소통을 위한 심리적 단절과 타자에 대한 신뢰의 불확실성의 세계로 진입하고 있으며 대인기피와 대인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소통은 기술적로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소통에 대한 의지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소통을 꿈꾸면서 동시에 소통에 좌절하는 현대인들에게 타자와 외계세계는 자아와 분리된 또 다른 세계의 열려진 통로이지만, 자아는 언제나 거기에 존재할 수 없거나 배제되는 것을 경험한다.

유승연_out of-sight 시리즈_디지털 프린트_74×62cm_2007

유승연의 핀홀 카메라 사진들은 뿌옇게 흐려진 그녀의 불완전한 시선을 반영한다. 숲 속의 나뭇가지나 풀잎들 그리고 넝쿨의 부분 등을 보여주고 있는 이 시선은 정확하고 사실적인 기록을 목적으로 하는 기계적 시선으로서의 카메라의 눈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진에는 특정부위를 의도적으로 주목하기 위해 포커스를 맞추거나 사물과 공간의 깊이를 만들어 내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작한 사진사의 기술적 노력 같은 것들은 읽혀지지 않는다. 가볍게 종이상자에 필름을 넣고 구멍을 뚫어 그 사이로 들어온 빛을 일정시간 보관해서 인화한 사진에 올라앉은 흐릿한 이미지들이다. 안구 가려움증으로 눈을 부비고 나서 바라본 세상처럼 이 사진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불완전하고 흩어져 있다. 대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거나 분석하기 위한 시선이 아니라 그것은 단순한 '응시'이고 '넌지시 바라봄'이다. 안구를 통해 들어오는 빛들을 관통하게 방치시키는 행위와 흡사해 보인다. 지그시 눈을 감으면 망막 안에 어렴풋이 잠시 동안 머무르는 잔상처럼 그렇게 유별날 것 없는 스쳐지나가는 순간일 뿐이다.

유승연_밤의 풍경을 기록한 빛의 낭만적 서술 시리즈_디지털 프린트_120×84cm_2003

유승연의 사진이 바라보는 시선은 이렇게 빛을 방치하는 듯한 태도로 들어난다. 그녀가 2003년도에 작업했던 「밤의 풍경을 기록한 빛의 낭만적 서술 시리즈」들을 보면 그녀의 카메라는 해가지고 어둠이 쏟아져 내리는 도시의 밤거리의 빛들을 포착하고 있다. 앞의 핀홀 카메라 사진들이 물렁물렁하고 푸석푸석하며 부조리해 보이는 빛을 다룬 것이라면, 이 야경 사진들은 어둠 속을 비집고 들어와 카메라 렌즈를 관통한 세밀하고도 촘촘히 축적된 빛들을 다룬 것이다. 그래서 이 사진들은 매우 인공적으로 보인다. 인공의 빛들이 기계를 관통하며 축적되는 과정을 통해서 생산된 사진들은 일상의 공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한 상상의 세계에나 존재하는 낯선 공간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 세계에서 살고 있지만, 세계를 바라보며 때로는 관객처럼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존재로 세상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렇게 엿보는 세상은 몽환적이지만, 언제나 우리 옆에 존재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는 유승연의 사진에서 현실에 대한 작가 자신의 유보적인 태도를 읽는다. 그것은 비록 불완전하지만, 자기 시선으로 세상을 보려고 하는 한 고집스런 존재의 시선이다. "갑자기 해가 뜨고 가로등이 꺼졌던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이는 마치 연극무대의 조명이 꺼지고 배우가 퇴장을 하듯이, 사진을 찍던 나는 순간적으로 밤으로부터 퇴장 당한 느낌을 가지기도 했었다. 아침 운동을 하러 나온 사람, 성경책을 끼고 새벽기도를 가는 사람, 환경미화원 아저씨, 등 많은 사람들이 짧은 시간에 등장하면서 갑자기 세상이 분주해 졌었다. (유승연)"백기영

Vol.20071115e | 유승연 사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