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ooang Choi 2nd solo exhibition

최수앙 조각展   2007_1113 ▶ 2007_1127

최수앙_The Between_레진에 유채_28×40×92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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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113_화요일_06:00pm

갤러리 LM 서울 강남구 신사동 565-18번지 자스미빌딩 B1 Tel. 02_3443_7475 www.gallerylm.org

한 남자가 힘없이 쓰러져있다. 그의 머리 위에서는 잎사귀가 다 떨어져나간 나뭇가지가 무성하게 솟아있다. 「The Vegetative State」, 즉 식물인간은 사고와 성격을 지배하는 두뇌 부분에 심각한 손상의 결과이다. 식물인간은 깨어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고, 반사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식물인간은 주변을 전혀 지각하지 못한다.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나 신체의 통증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식물인간은 스스로 숨쉴 수 있으며, 웃을 수도, 울 수도, 심지어는 이를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다른 사람과 의사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자신의 장을 조절할 수도 없으며, 음식을 삼킬 수도 없다.

최수앙_The Vegetative State_혼합재료_120×40×20cm_2007
최수앙_The One_레진에 유채_50×50×78cm_2007
최수앙_The Entangled Couple_레진에 유채_150×120×240cm_2007

최수앙은 스컬피(sculpee)라는 재료를 사용한, 인형과 같은 작은 크기의 사실적인 인체 조각으로 널리 알려졌다. 2004년 개인전과 그 외 다수 그룹전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최수앙은 현대 인간의 모습을 만화적 상상력과 풍자의 방법으로 묘사한다. 때로는 혐오스럽기도 한 그의 작은 인간상들은 자신들이 놓여있는 환경에 비해 너무나도 왜소하고 그 환경에 스스로 압도당한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환경을 지배하는 강한 주체가 아닌, 알 수 없는 힘에 위협받는, 부조리한 상황에 빠진 힘없고 고독한 주체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인간중심주의와 주체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최수앙은 작가 본인이 살고 있는 한국의 "역사와 사회 환경을 작품에서 하나의 실험 조건으로 가정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에 놓여있는 개인들을 "식물적 상태(Vegetative State)로 간주"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작가는 한국 현대 사회에서의 모순, 그 안에서 부정되는 개인의 정체성을 그의 인체조각들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

최수앙_The Awkward Age_레진에 유채_24×17×82cm_2007
최수앙_The Awkward Age_레진에 유채_25×24×80cm_2007
최수앙_The Noise_레진에 유채_100×100×25cm_2007

식물 인간으로부터의 회복은 뇌에 대한 손상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 달라진다. 회복되더라도 영구 두뇌 손상이 남아있을 수 있다.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경우 주변인들이 내려야 하는 결정의 갈등은 말할 것도 없다. 최수앙의 현대인에 대한 이러한 식물인간으로의 비유는 꽤나 잔인하다. 그의 작품은 사회에 의해 말살당한 무기력한 개인을 보여준다. 머리에서 자라는 나무, 거대한 식물이 점령한 인간의 모습은 한 순간 그 잔인함을 잊게 하는 재치를 보여주지만, 그 잔인함을 숨기지는 않는다. 아마 의사나 친지가 내려야 할 그 최후의 결정을 그는 관객에게 유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갤러리 LM

Vol.20071114h | 최수앙 조각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