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상

윤인아 회화展   2007_1112 ▶ 2007_1123

윤인아_her wish of rainy days_한지_61×45cm_2007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문신미술관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7_1114_수요일_06:00pm

작가와의 만남_2007_1114_수요일_05:00pm

2007 New Work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빛갤러리 기획 공모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빛 갤러리 서울 용산구 효창원길 52 르네상스 플라자 B1 Tel. 02_710_9280 / 02_2077_7052 www.moonshin.or.kr

일상미학 그리고 이미지의 논리 ● 작가 윤인아를 만난 지는 그다지 오래되진 않았다. 지난해 3월 그의 개인전에서 필자는 그리기와 보는 것이 합주곡을 만들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었다. 대상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행위=창작자가 역동성의 주체가 된다는 것에 호기심 찬 눈으로 작품에 푹 빠졌던 기억이 생경하다. 그리고 어느덧 해가 바뀌고 윤인아의 이미지 제작의 논리도 변화를 맞이했다. 화면상의 이미지 형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볼 수 없는 것이나 혹은 개념에만 존재하는 부재의 이미지가 아니라 일상에서 접하게 되는 것들이다. 단지 이전에는 창작자가 역동성의 주체가 되어 모더니즘에 시도된 그러나 기술혁명으로 이해가 되었던 움직임이 주를 이루었다면, 그리하여 한편으론 모더니즘에 자리하고 다른 한편으론 그러한 행위의 정당성이 모더니즘문맥에서 찾아졌다면, 이번에는 더 깊고 오랜 기간 동안 예술가들의 눈에 의하여 시도된 이미지생성의 논리에 주가 되었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보편적으로 현대미술을 번역하던 용어, 즉 긴장감. 운동. 하모니. 차용. 혼성모방 등 식상해버린 번역어에서 이탈하여 일상에서 미학적 논리를 추구하여 어려움이 있다. 난해하다 혹은 어렵다라는 통상적인 언어가 윤인아의 독자적인 이미지의 논리에서는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더더욱 낯선 것이 이미지의 주제도 이미지의 제작방식이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영국과 북미 그리고 현재는 일본에도 정착한 국제주의 양식인 팝아트에서 출발하지도 않는다. 무엇이 이미지이고 무엇이 이해의 조건인지 단색의 화면은 질문을 던지며 우리와 조우하기를 시도하고 있다.

윤인아_conceal _ protect _ refresh_한지_179×90cm_2007
윤인아_the land of dreams_한지_179×90cm_2007

윤인아의 이미지와 논리: 작가 스스로가 말하고 있듯이 우리는 일상에서 아름다움과 마주하게 된다. 보편적이자 일상적인 아름다움이 누구에게나 경험의 대상이 되지만, 이러한 보편적 일상의 아름다움이 특수한 미학적 아름다움이 되기 조건은 작가의 논리에 있다. 다시 말하면 예술가의 눈은 보편성에서 특수성으로 전환하는 기관이고 이것으로 일상과 미학이 마주쳐 울림이 생긴다. 이렇듯 윤인아의 미학적 아름다움은 일상과 예술을 이어주는 다리이고, 화면은 이러한 미학을 사물의 형태로 가시화 한다. 그렇다면 단순한 형태의 사물이 윤곽으로 드러나고, 사물형태의 배치가 일상을 지시하고 있는데 어떻게 예술가의 논리에 포함되는가. 화면의 크기는 사물의 배치가 화면의 구성을 채우고 있다. 전체와 부분들의 관계정의가 관건이다. 마티스가 실내와 실외의 공간을 해체하면서 색 면과 이미지의 관계를 붓으로 논리화 하듯이, 윤인아의 화면은 양각-돌출하는 사물들의 형태와 공간성이 극대화 되었다. 마치 속을 들여다 보는 그러나 보는 자의 위치가 지정되지 않은 그러한 이미지의 논리가 전체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피카소가 사물을 바라보는 각도를 위. 아래. 정면, 측면, 후면 등으로 해체하면서 화면과 대상 사이의 논리를 면과 선으로 증명하였다면, 윤인아는 일상을 바라보는 보는 자의 각도가 유동적이라는 것을 화면에 배치한 사물들과 선 면 들의 유동적인 각도에서 증명하여 일상의 이미지와 화면의 이미지 사이에 논리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항시 눈을 뜨면 삼차원과 삼차원에 존재하는 사물들을 보게 된다. 일상적 아름다움이 그녀의 화면에서 기억된 이미지로 나타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이다. 현대미술에 자리한 예술가들의 논리가 그녀의 이미지 제작의 논리로 빛을 발하게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 윤인아는 현대미술에서 이미지 논리의 정당성을 발견하였다. 흔히들 비평에서 사용되는 차용도 그렇다고 혼성모방도 아닌 논리의 역사성이 이번에 선 보이는 작품에서 확립되었다.

윤인아_fall in love with_한지_179×90cm_2007
윤인아_fall in love with_한지_179×90cm_2007

이미지의 생산과 제작방식의 논리: 윤인아의 화면은 붓과 물감으로 그려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붙이거나 붙인 것을 떼어낸 이미지도 아니다. 순수한 종이로만 제작된 작품이다. 그리고 작품의 제작과정은 이미지의 생성과 화면의 논리를 해석하는 틀이다. 스티로폼에 드로잉으로 대상의 형태-음각이 새겨지고, 음각된 사물들의 선들이 다시금 종이-수작업에 들어간다. 원판의 패인 홈이 화면에서는 들어난 선으로 나타난다. 음각과 양각의 논리가 여기서는 판화와 마찬가지로 뒤집어 진다. 이전의 작업이 선의 유동성을 가시화하는 방법에서 지금은 선을 드러내어 이미지의 형태와 화면의 구조가 드러나게 된다. 드로잉이 예술에 속한다는 것이 이전의 작업에서 확인되었다면, 여기서는 확인된 드로잉이 돌출선과 전체화면의 논리에서 읽혀진다. 그려지는 드로잉에서 종이로 돌출하는 드로잉의 차이를 관통하는 이미지 제작의 논리가 타진되었다. 작가의 손으로 한 올 한 올 인두로 파고드는 드로잉의 선이 이전의 작업을 연상하게 할뿐만 아니라 두툼하고 부드럽고, 둔탁하고 차분함, 딱딱하고 섬세함, 연약하고 강함이 공존하는 촉각의 세계도 포함하고 있다. 어디까지 그리고 어느 도구와 매체로 드로잉이 독립적인 예술이라고 탐색될 수 있는 있는지는 윤인아가 지고가야 할 과제이지만, 이미지의 논리가 화면의 효과를 최대화 하고 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직접성에 시간이 요구되는 지금의 이미지 제작방식이 동시대미술에 자리하는 이유도 드로잉과 이미지 생성이 논리의 합주곡을 울리기 때문이고, 또한 통속화된 일상의 아름다움이 감각적 심미화 되는 조건은 작가만의 고유한 영역일 것이다. 이번에 선 보일 작품들은 우리에게 보는 즐거움에서 일상의 심미감각을 경험하게 할 것이고, 이 일상적 심미감각이 이미지의 논리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증명된다. 일상이 단조롭다는 것을 그녀의 화면은 단색으로 증명하고 있으며 여백과 충만의 조화로 풀어내고 있다.

윤인아_talk to you_한지_61×45cm_2007
윤인아_for a lonely day_한지_179×90cm_2007

윤인아의 논리: 작가 윤인아는 일상의 단조로움을 이미지의 논리에서 구조화 한다. 새롭게 제작된 작품들이 단조롭게 보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일상의 미학이 생활의 공간에 자리하고 있다는 작가의 역설적인 말이 화면에서는 보편적인 사물들의 형태에서 심미적 감각의 경험으로 확인된다. 일상이 예술의 주제가 된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겠지만, 기억된 일상이 화면에서 관찰자의 눈으로 회상되는 것은 그다지 흔치 않을 것이다. 돌출된 일상이 화면에서는 양각-형태로 가시화 되어 일상과 미학은 조우를 하고 있다. 시야를 자각하질 않는 이유도 바로 이미지의 논리에서 찾아진다. 전체와 부분들 간의 관계를 어떻게 증명해야 하는 가는 우리들의 몫이지만, 제작방식과 드로잉, 화면의 이미지와 사물들의 형태, 여백과 사물의 배치는 작가 윤인아가 고민하고 실험해서 얻어낸 쾌거가 아닌가 한다. 자아가 되살아나고 이미지가 복귀하는 동시대 미술에서 드로잉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담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작가의 작품에서 확인하면 될 것이다. 나는=작가는 이미지의 논리를 전개한다. 고로 나는=작가는 존재한다. 이러한 자아의식이 현재는 작가=나는 일상에 존재한다. 고로 작가=나는 일상적 심미감각을 가지고 있다 로 전환되었다. 따라서 작가가 작품을 생산하고 생산된 작품은 관찰한다 라는 기존의 일 방향 소통방식에서 작가/사회 -일상/미학-관찰/사회라는 새로운 도식이 지각과 논리로 가능하게 되었다. 지각과 논리가 윤인아의 세계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한다. ■ 김승호

Vol.20071114d | 윤인아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