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노닐다.

정경화展 / JUNGKYUNGHWA / 鄭景化 / painting   2007_1101 ▶ 2007_1110

정경화_붉은 숲0703_한지에 수묵채색_63.5×47cm_2007

초대일시_2007_1101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8:00pm

갤러리 꽃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7-36번지 B1 Tel. 02_6414_8840

직관에 의한 필의 운용과 공간해석 ● 주지하듯이 用筆이라 함은 붓을 노닐거나 쓰는 방법이다. 이러한 붓을 쓰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시대마다, 작가마다 다르게 표현되어져 왔다. 나의 용필은 2001년을 전후로 변화를 하게 된다. 작업의 경향은 지필묵을 바탕으로 한 충실한 임모와 사생을 통한 실경 작업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필 운용의 새로움에 대한 무언가 알 수 없는, 나만의 독특한 개성을 표현 할 수 있는, 마치 미지의 세계를 찾아 나선 듯 혼용의 변화를 거듭한다. 바로 毛筆에서 모필이 아닌 나뭇가지의 차용이다. 일단 화면 속에서 표현 되어진 내용들은 모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뾰족하고 날카로운 선들이 특징이다. 모필에서 느끼고 표현되어진 부분을 간과 할 수는 없지만 나뭇가지를 이용한 선들은 사뭇 흥미를 유발 시켰다. 하지만 모필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나뭇가지로 표현했을 땐 한계가 있었다. 그건 습윤성의 문제였다. 이 당시 화면들은 대상의 단순화와 직관에 의한 점, 선, 면, 발묵 등 다양한 기법들이 혼용되어 표현된다. 빠른 운필의 운용, 여백의 활용, 바라보는 시각의 다양성, 대상에 대한 변형과 재구성 등이 주조를 이룬다. 특히 수묵화에서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여백에 대한 실험 을 많이 하게 된다.

정경화_숲0705_한지에 수묵_185×340cm_2007
정경화_숲0701_한지에 수묵_143×219cm_2007
정경화_숲0706_한지에 수묵_95×66.5cm_2007

필과 점을 통한 해체와 변용 ● 2003년 이후 나의 작업경향은 이전과는 다르게 변화 한다. 주제 면에서는 크게 변화는 없다. 화면의 운용에 있어서는 점, 선, 면에서 대부분 점으로 나타난다. 공간의 활용에 있어서 대부분 공간이 사라졌고, 오히려 사물과 사물 간에 점과 선들이 중첩 되면서 나타난 작은 공간들이 화면에 새로운 소통의 작용을 한다. 새로움에 대한 모색과 筆의 독창적인 표현을 위해 모필에서 나뭇가지로, 나뭇가지에서 죽필을 사용하게 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뭇가지 사용에서 큰 문제점인 습윤성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죽필의 사용은 어느 정도 보안을 할 수 있었다. 처음 사용 했을 때는 모필 처럼 끝이 모아지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반복의 반복을 거쳐 익숙해져 갔다. 화면에 나타난 흔적들은 모필과 나뭇가지와는 달리 둔탁하고, 억세며, 변용과 해체, 사물에 대한 재구성, 과장과 생략, 거친 표현들이 주종을 이룬다. 또한 여러 갈래로 퍼져 죽필의 의해 표현되어진 형상들이 화면과 부딪치고 소리를 내면서 새로운 筆線들이 노닐고 있었다. 또한 발묵법의 특징처럼 우연적인 요소들이 화면에 나타난다. 필의 운용에 있어서는 여러 번 필과 필들이 중첩되어 나타난다. 여기서 용필은 붓을 쓰는 방법인데 붓을 사용하는 대상과 화면은 서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어떤 화면인가에 따라 붓의 운용 뿐만 아니라 화면 속에 나타나는 흔적들 또한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생각은 화가가 어떠한 대상을 직접 체험하고 사유와 관찰을 통해서 만이 가능한 것이다. 전체적인 부분 속에서 표현 되어진 개체의 用筆이 각각의 화면 속에서 대상과 대상들 간의 유기체적인 관계를 형성 하면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결국 대상들을 자기화 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용필의 사용 혹은 표현에 있어서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을 표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경화_숲0703_한지에 수묵_80×80cm_2007
정경화_숲0704_한지에 수묵_137×74cm_2007
정경화_붉은 숲0705_한지에 수묵채색_60×60cm_2007

필을 통한 대상의 구체화 ● 최근 들어 나의 작업 속에 관심은 용필의 운용에 따른 선들의 변화다. 그리고 화면에 나타난 대상들은 지난 과거의 작품과는 다르게 구체성을 띄고 있다. 용필 운용에 따른 필선들은 경쾌하고 활달하며 선의 굵기와 각도, 장단, 거친 갈필, 적절한 번짐과 스밈, 색의 차용을 통한 필선의 드러남과 사라짐 등이 유기적으로 나타나면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필과 화면의 관계를 관찰과 체험을 통해 모필과 모필이 아닌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실험해 보고자 한다. ■ 정경화

Vol.20071109d | 정경화展 / JUNGKYUNGHWA / 鄭景化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