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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109_금요일_05:00pm
한전프라자 갤러리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55번지 한전아트센터 1층 Tel. 02_2055_1192 www.kepco.co.kr/plaza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전통에 대한 인식부재, 서양문명의 지나친 선호, 동양예술에 대한 중등교육 부실 등에 의해 한국화의 미래를 불투명했으나 요즈음 웰빙이나 로하스 같은 자연친화적 사회운동을 활발하거나 한방과 협력할 수밖에 없는 의료계의 변화를 감지된다든지 하는 등 동양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보는 경향을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자기파멸적 경향이 강한 현대미술의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고자하는 유불선 사상을 바탕에 둔 한국화에 대한 관심을 높아지기 않겠는가 하는 낙관적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 시기에 올 것을 대비해서 시대를 앞서가는 독창적 화풍을 창안하고자 노력해야 하며 그 이론적 토대를 재무장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현대미술의 융단세례 속에 표류하고 있는 현대한국화의 살 길은 보다 더 넓은 안목과 진보적 포용력을 가지고 현대미술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주체적으로 수용하여 21세기형 현대한국화로 변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대사상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후기구조주의와 동양미학의 접점을 찾아서 21세기형 동양화론을 창안하여 현대한국화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다. "며 현대 한국화의 발전을 위해 한국화가의 자세를 지적하는 한국화가 허 진.
1. 역사ㅡ사회적 격변 속의 위선적인 인간 ● 그는 서울대학과 회화과 및 동대학원에서 80년대에 교육을 받고 90년대 본격적인 활동해 온 세대답게 90년 첫 개인전『묵시』이후 93년 제2회『다중인간』, 95년 제3회『달려라 슬퍼맨』『자유에 대한 갈망』, 98년 제4회-2004년 제9회『익명인간』, 2006년 제10회 제11회『유목인간+인간+문명』전시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온갖 정보들의 홍수는 물론, 정치, 경제 등 사회적 격변 속에서 일어나는 왜곡과 굴절, 갈등과 도전, 고독과 공포, 자유에 대한 갈망, 신세계에 대한 동경 등을 열정적으로 화면 위에 표출해 왔다. ● 이번 13회 개인전시에서도「유목동물+인간」시리즈를 통해 자연과의 조화를 상실한 현대라는 공간에 유유히 횡단하는 유목동물을 등장시키면서 문명이라는 동굴 속을 배회하는 인간군상을 향해 응시하고 포효하며 돌진해오는 동물 이미지를 통해 나약한 인간과 현대사회를 고발하고 있다. 그 전의「익명인간」시리즈를 통해 보여준 위선적인 인간을 풍자하는 현실 비판적인 작업보다 다소 경험적인이며 긍정적이고 생태적인 작업으로 변모함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허진의 회화세계는 동양화의 전통에서 출반한 작가답게 서구의 인간중심주의가 자행한 이성의 폭력을 공격하고, 이성의 힘으로 구획해 놓은 거창한 구획과 경계들을 무너뜨려 탈주시키는 데서 오는 해방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겠다. 그리고 동시에 이러한 경계를 무너뜨리고 단지 차이의 세계로 존재하고, 서로 유기적인 관계 속에 호환되는 자연의 유목적이고 생태적인 관계망을 작가는 화면으로 꿈을 꾼 것이다.
2. 인간성 회복을 위한 담론 ● 또한 작품들에서 등장하는 동물과 인간 군상, 문명의 이기와 일상적 소품인 산업 생산물들은 상호 이질적인 대비를 통해 친환경적인 생태론을 바탕으로 한 인간성 회복이라는 담론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생태론적 작품들은 다소 즉흥적이고 우연에 의존한 구성방식에서, 무중력 상태에서 가벼운 깃털처럼 허공을 떠나니기도 한다. 그리고 인간보다는 오히려 개, 호랑이, 얼룩말, 기린, 사슴 같은 동물이 화면에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대상의 크기와 위치가 시각적 맥락과 상관없이 마법사가 마술을 부리듯이 대상을 변형시켜 배치하기도 한다. 이러한 구성은 질서가 아니라 마음의 질서에 의존하는 것이다. 즉 작가자신은 주관적인 내면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화면의 구성방식에서 일상적 사물을, 일상적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3. 비순환적 현실을 비판하고 생태론적 삶 추구 ● 일상적인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는 작품들은 어떤 기준이 되는 축이나 중심이 존재하지 않고 상하좌우 횡단하며 가로지르고 뒤섞이며 나타난다. 생태적 담론을 간직한 그 이미지들은 화면에 그려짐과 동시에 돌발적으로 등장하는 감각적인 터치와 창발적 구성에 의해 와해되고 새로운 질서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화면을 채우는 점들은 사실성을 약화시키고 대상을 익명화시켜 초월적 공명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첫 개인전부터 4단계「유전과 묵시시리즈」,「다중인간시리즈」, 「익명인간시리즈」,「유목동물시리즈」를 걸쳐서 보여 왔다. 「유전과 묵시시리즈」는 현대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현실을 한 화면에 한편의 드라마틱한 일기처럼 담아냈다. 즉 한마디로 꼬집어서 말할 수 없는 현대성의 중층적 구조를 독특한 형상성으로 표현하고 서술적 양식으로 풀어낸 것이다. 「다중인간시리즈」는 액스 레이사진에서 힌트를 얻었던 데서 출발한다. 즉 인간의 몸 구조를 엑스레이로 투사하는 식으로 살갗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있는 인간의 다중적인 본질을 투사하여 그 내면의 무의식을 무엇인가를 추구하였다. 그것은 현대문명이라는 거대담론에서 인간이라는 미시구조로 옮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익명인간 시리즈」는 현대 사회의 혼돈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소외를 수묵채색기법으로서 표현함으로서 부조리와 아이러니로 나타나는 풍자화 된 세계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전시의「유목동물시리즈」는 문명과잉에서 비롯된 본성상실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유목동물에의 탐구이라는 담론이 나타난다. 즉 인간의 근원을 위협하는 문명의 파괴적인 경향에 주목하고 문명과 인간 영역에 동물을 추가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주제를 통해 비순환적 현실을 비판하고 자연과 조화롭게 살려는 생태론적 삶이 무엇인가를 작가는 추구하는 것이다.
4. 우리시대에 맞는 시서화의 세계 탐구 ● "인생의 반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40대중반에 서 있는 입장에서 전통에 대한 회귀적 경향이 감지된다. 그렇다고 단순한 회귀가 아닌 치열한 내적 반성에서 출발한 진정한 자아성찰적 회귀인 것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짚고 넘어선 이른바 보다 성숙된 회귀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해 왔던 작업과 전통의 조화를 추구해볼 것이며 우리시대에 맞는 시서화의 진정한 의미기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현대적 변용을 또한 모색하고자 한다" 는 작가의 끊임없는 창작열에 관심을 가져보자. (계간 뷰즈 2007 가을호에서 발췌) ■ 김명숙
Vol.20071109a | 허진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