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 호랑이

박근표 회화展   2007_1031 ▶ 2007_1115

박근표_매화 Ⅰ_숙선지(熟宣紙), 먹_50×60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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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031_수요일_06:00pm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사아트센터 / 2007_1031 ▶ 2007_1106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el. 02_736_1020 www.ganaartgallery.com

롯데갤러리 부산본점 / 2007_1109 ▶ 2007_1115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 503-15번지 롯데백화점 B2 Tel. 051_810_2328

야성을 잃어버린 현대판 굴욕 호랑이 ● 한국화가 박근표가 호랑이 그림으로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다년간 공필화 (섬세한 필법으로 사실을 정밀하게 묘사하는 기법)와 수묵사의화(짧은 시간 안에 자유롭게 그려내는 기법)를 연구한 박근표는 치밀하게 먹색을 쌓아 올린 전통적 묘법을 바탕으로 맹수로서의 위용 있는 범이 아닌 다소 모자라고 익살스러운 현대판 호랑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 박근표가 추구하는 작업의 방향은 전통회화 속에 내재된 고전을 채집하여 현대적으로 변용하고 새로운 조형해석을 하는 것이다. 전통회화 속 단골 대상인 호랑이를 전통기법을 고수하며 작업을 하지만 그가 발표한 호랑이 그림은 이제까지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우선 상황설정이 그렇다. 사냥을 하며 위용을 떨치는 백수의 왕인 호랑이가 아니라 배변하는 호랑이, 각다구떼(모기)에게 대책없이 당하는 굴욕스런 호랑이, 엉거주춤하게 앉은 모양새로 물을 먹는 호랑이 등 새로운 컨셉의 호랑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작가는 호랑이 그림을 그리기 전 호랑이에 관한 자료조사를 하던 중 호담국(虎談國:호랑이 이야기가 많은 나라)이라는 우리나라에 수많은 호랑이 그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용맹스러움만 부각한 호랑이 그림이나, 익살스럽지만 정형화 된 민화의 호랑이만 있는 다양하지 못한 전통 작업에 갈증을 느꼈다. 그래서 나오게 된 호랑이가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새로운 상황설정과 캐릭터의 야성을 잃어버린 굴욕 호랑이다.

박근표_굴욕 Ⅱ_숙선지(熟宣紙), 먹_32×80cm_2006
박근표_봄날은간다 Ⅲ_숙선지(熟宣紙), 먹_46×85cm_2007
박근표_봄날은간다 Ⅳ_숙선지(熟宣紙), 먹_40×82cm_2007

전시의 컨셉은 크게 5개로 나뉜다. 1. 봄날은 간다: 상호 구애의 시선을 외면하듯 동상이몽의 몸짓을 하는 암수 호랑이가 무수히 흩날리는 꽃잎 속을 노님 2. 매화(조선시대에는 임금님의 배설물을 매화라고 칭함): 엉덩이 부분을 전면에 내세운 배변하는 호랑이의 뒷모습, 더미처럼 쌓여있는 배변물에 날아드는 쇠파리 3. 굴욕: 겁 없이 마주한 뱀을 보는 호랑이, 달려드는 말벌이나 모기들에 눈을 내리깐 호랑이 4. 어수정 魚水情(물과 고기처럼 친밀한 사이): 물오른 나무와 돋아난 나뭇잎에 시선을 건네는 호랑이, 수목을 가운데 두고 희롱하는 좌우대칭 호랑이 5.와첨수 ?甛水(웅덩이에 고인 달콤한 물): 물이 고인 웅덩이를 가운데 두고 편안하게 물을 먹는 호랑이

박근표_어수정(魚水情) Ⅱ_숙선지(熟宣紙), 먹_56×86cm_2007
박근표_어수정(魚水情) Ⅲ_숙선지(熟宣紙), 먹_78×59cm_2007
박근표_와첨수(?甛水) Ⅰ_숙선지(熟宣紙), 먹_34×80cm_2007

동물원에 갇혀 구경꾼이 되어버린 호랑이는 백수의 왕이란 칭호가 무색 할 만큼 어수룩해 보이지만, 동시대인에게 더 사실적이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보는 이를 미소 짓게 만드는 현대판 굴욕 호랑이다. ■ 롯데갤러리

Vol.20071106e | 박근표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