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vate Eye

추유선_민미정_이소영展   2007_1017 ▶ 2007_1026

민미정_다른 길, 다른 문_혼합매체_72.5×91cm×2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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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017_수요일_06:00pm

기획_대안공간 미끌

관람시간 / 12:00pm~07:00pm

대안공간 미끌 서울 마포구 합정동 360-17번지 우남빌딩 2층 Tel. 02_325_6504 www.miccle.com

인간의 대뇌는 평상시 자신에게 하는 말이 자율신경계에 의식으로 각인되어 그대로의 인생을 살아가도록 이끌어 나간다고 한다. 스스로 '나는 이런 인간이다'라고 단정해 뇌에 각인시킬 경우, 그 자기상이 자율신경계를 통해 몸이 행동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인드 컨트롤'이 인간 삶의 궤도를 수정, 변화시키는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많은 연구가 행해지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관점으로 볼 때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 자체가 당신 자신이다"라고 해석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민미정_마그리뜨의 거실에서_캔버스에 혼합매체_41×32cm_2007

대안공간 미끌이 이번에 소개할 전시는 2007 대안공간 미끌 정기작가 공모에 선정된 민미정, 이소영, 추유선 3인의 Private Eye 전이다. Private Eye 전을 기획한 이들 3인의 작가들은 오로지 추측과 가능성만이 펼쳐진 불안정한 미래와 선택의 갈림길에서 개인의 의지가 수많은 우연과 필연을 겪으며 변화해나가는 삶의 굴곡과 여정을 흥미롭게 그려나가고자 한다. 전시 제목인 Private Eye는 풀 오스터의 소설 '유리의 도시'에서 빌어온 말로, 「사설탐정」이라는 구어의 뜻 외에 음을 따라「조사자investigator」라는 뜻을 내포한다. 자신의 살아 숨쉬는 육체에 감추어져 있는 조그만 생명의 싹인 동시에 작가의 육체적인 눈,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세상을 내다보고 그 세상이 모습을 드러내도록 요구하는 눈을 뜻하는 것이다. 이들은 자아를 규정하기 위해, '나'를 '나'라고 규정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복수의 '나'들 사이로 유영하는 '나'의 존재를 조심스레 드러내고자 한다. 새로운 시선은 강력한 두려움을 동반하며 우리를 불편하게 하고 뒤흔들며 평온을 깨트리지만, 반복적이고 안락했던 일상을 깨트리는 균열과 틈새 사이로 빛나는 낯선 경이로움은 우리의 영혼을 자유로 이끌기도 한다. 자신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며, 우연과 필연이 가득 찬 생의 신비에 개인의 의지와 노력은 변수를 만들어낼 뿐이다. 각기 독립된 형태의 의식을 지닌 조사자investigator로서 이들 3인이 펼칠 개개인의 경험과 기억들의 기록 속에서 우리가 발견해야 할 것은 삶은 언제까지나 여정 위에 놓여져 있으며, 도달하는 과정 속에 처해 있다는 익숙하지만 낯선 깨달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유희원

추유선_도둑고양이를 꿈꾸다_비디오설치_가변크기_2007
추유선_도둑고양이를 꿈꾸다_비디오설치_가변크기_2007

우리 삶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이 스스로의 결정에 의해 일어날까?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사람들은 누구나 변화하는 현실 속에 갑작스럽게 내던져진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들은 매일 하루의 1/3에 해당되는 시간동안 잠을 통한 무의식 상태로 흘려보낸 뒤의 현실과 마주한다. 그 후에 맞이하는 시간들은 이보다 더 복잡해서 자신과 타인들이 엮어가는 우연과 필연의 무수한 다발들로 뒤엉킨 순간들과 끊임없이 대면해야만 하는 것이다. 폴 오스터의 글을 빌자면, "마치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보이는, 바람에 부러진 잔가지가 별안간 발치에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마구잡이식의 우발적인 만남" 같은 상황 속에 처하게 된다. 그것은 또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떻게 해서든 적응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이소영_그 곳 혹은 다른 곳_람다프린트_80×120cm_2007
이소영_Other Space_람다프린트_30×30cm_2007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현실.... 창조의 과정은 자신의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여행이라 할 수 있지만, 결국 우리가 처한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우리의 정신이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는 현실과 함께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며 개인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작가란 이러한 필연과 우연이 교차하는 인생의 다양한 굴곡들의 조사자가 되어 삶을 끊임없이 재발견하고 재창조하는, Private Eye 를 가진 자. 탐정과 같은 눈을 통해 세상을 눈여겨보고, 귀 기울여 듣고, 사건과 사물들의 뒤범벅 속에서 그 모든 것을 통합해 그 의미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찾는 사람이다. 즉, 미완의 세계를 탐구하는 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관객은 이러한 작가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면서 자신의 주변에 늘 있어왔던 사건이나 현상의 단면들을 처음인 듯 조금은 거칠고 생경하게 경험한다. 언젠가부터 인지는 모르지만 늘 있어왔던 '그' 자리에 있는 바로 '그' 사물들이 갑자기 자기에게 말을 걸기라도 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아해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자신과 사물들과의 관계, 그리고 자신과 지금 서 있는 바로 '이곳'에 대해 또 다른 시선을 갖고 모든 관계들을 새롭게 인식할 것이다. 더불어 스스로에게서 발견한 Private Eye 통해 또 다른 통로를 만들어 나감으로써 더욱 풍부한 삶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렇게 작가에 의해 선택된 작업들은 일정한 독립성을 부여 받고 때때로 세상을 부유하며 타인과 호흡하게 된다. ● 우리 세 사람은 각자의 시선을 통해 자신과 자신과의 관계, 혹은 자신과 사물과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물론 그 출발점은 서로 다르지 않다. 여자로서, 그다지 특이할 것 없는 평이한 삶의 과정은 우리에게 공통성을 부여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개개인의 경험과 기억은 결코 하나일 수 없는 시선의 차이를 만들 것이다. 우리 스스로의 의식과 무의식 하에서, 그리고 작품을 통해서 다름을 생성해 나갈 것이며, 작품들은 관객을 통해서 더 많은 다름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다름들은 삶의 공통성을 통해서 통로들을 형성해 나갈 것이다. 그것은 균열이자 texture다. ■ 추유선_ 민미정_이소영

Vol.20071022a | Private Eye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