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프트 드림 Craft Dream 2007

치우금속공예관 기획展   2007_1012 ▶ 2007_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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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012_금요일_06:00pm

김기라_강웅기_헤더 베일리스_임효정_윤상희_심현석_심미라_김연경 전인강_신희경_이숙현_최형란_윤덕노_최지훈_박성철_김민선_김계옥 최서윤_이대원_안승태_신혜림_김태환_황순찬

주최_치우금속공예관 후원_2007년 문화관광부 복권기금지원사업

치우금속공예관 야외전시장 서울 서초구 우면동 610-11번지 Tel. 02_578_6663 www.chiwoocraftmuseum.org

치우금속공예관 가을 기획전『크라프트 드림 2007』은 한국 금속공예계에 잠복된 새롭고 젊은 에너지들을 어떻게 이끌어 내어 현재화 할 것인가 하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다시 말해, '젊은 모색'으로 우리 공예의 미래를 선취해 내어 공예계에 새로운 비젼과 활력을 불어넣고자 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공예인들이 새롭게 모색하는 세계란 어떠한 세계일까? '예술의 종말'이 이야기 되고, 물품의 과잉생산, 자원고갈 등으로 자본주의 체제가 극도로 불안정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지구 생태환경은 극도의 위기에 처해가고 있다. 디지털문명이 전면화되는가 하면, 북한 핵문제와 동북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이 절실한 때에 격동하는 삶의 세계 한 복판에서, 무엇인가를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겠다는 젊은 공예인들은 이 도전들에 어떻게 응전하고 있을까? 그들이 설정하는 새로운 공예적 과제는 어떤 것일까?

김기라_강웅기_헤더 베일리스_임효정

『크라프트 드림』은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관심사들에 앞서 우선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은 그 방법적 참신성이다. 문제설정부터 실천까지 그 행동의 주체가「4토포럼」이란 점에서 그렇다. 알다시피「4토포럼」은 2006년 4월 출발했다. 공예가, 큐레이터, 평론가, 대학원생들이 매달 4번째 토요일에 함께하는 치우금속공예관 토론마당으로서, 그동안 적막하기만 했던 공예계에서 공예현장의 뜨거운 문제들을 토론의 테이블에 올리기를 서슴치 않으며 그 담론 가능성을 열어 왔다.

윤상희_심현석_심미라_김연경

이 포럼에서『크라프트 드림 2007』전의 취지나 작가가 기획되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이미 우리 공예계의 희망이다. 그것은 바야흐로 공예계가 스스로 갈 길을 매핑하기 시작했으며, 자신의 비젼과 척도를 외부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끌어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말해 주니 말이다. 독단과 교조적 사술이 판을 치고, 진영적인 관심이 난무하는 우리 문화계에서 일어난 이 일은 그런 점에서 하나의 사건이라 할 만하다. 물론 곳곳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정작 무엇을 '공예'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부터 그랬다. 의견 충돌도 적지 않았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에 도달했다.

전인강_신희경_이숙현_최형란

1) 공예를 논의하는 데에 있어서 적어도 실용성, 수공성에 근거한 것이란 기존의 관점은 여전히 긴장감 있게 유지 존속되어야 한다. 2) 무엇보다도 우선, 그 연장선상에서 '잘 만든 물건', ceremonial object 같은 종래의 공예 인식의 지평을 새롭게 해석하거나 그 너머의 조형적 완결성을 추구하는 작업들에 주목해 봐야 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주류 공예가 과연 정당하기만 한지 그리고 과연 공예란 무엇인지를 철학적으로 따져 묻는 일 역시 게을리 할 수 없으며, 그럼으로써 공예 담론의 여지를 열고자 하는 노력들은 결코 간과 할 수 없다. 4) 또한, 순수미술과는 다른 차원에서 공예 고유의 문법으로 조형적, 인문사회학적 전망을 새롭게 여는 작업이나 기성 공예의 영역을 젊고 새로운 관점에서 확장시키려는 그 밖의 다양한 시도들에도 눈길을 주어야 한다. ● 이러한 생각들이 얼마나 새롭고 적극적인 기준일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4토포럼」혹은 현 단계 우리 공예계가 내다 볼 수 있는 인식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윤덕노_최지훈_박성철_김민선

출품 작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 즉 196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의 시기까지 출생한 23명의 젊은 공예가로 구성되었다. 이들의 작업은 크게 3부류로 나뉜다. 첫 번째는 그동안 실용적 공예에서 핵심 장르였던 그릇(器)을 만드는 공예가들이다. 강웅기, 김미라, 김민선, 박성철, 임효정, 최지훈, 헤더 베일리스가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는 장신구 작가들이다. 김계옥, 김연경, 김태환, 신희경, 안승태, 윤상희, 이숙현, 최서윤이 여기에 든다. 세 번째는 각자의 다양한 의도에 따라 오브제나 기물을 제작하는 작가들이다. 신혜림, 심진아, 심현석, 윤덕노, 이대원, 전인강, 최형란, 황순찬이 여기에 속한다.

김계옥_최서윤_이대원_안승태

이러한 분류방식에 따르면, 이들의 작업은 기성의 공예들과 외양상 그다지 다를 것 없어 보인다. 그런데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면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이들이 작업으로 펼치는 비젼과 꿈은 매우 새롭고도 다양하다. 예컨대, 같은 용기라 하더라도 그것은 단순한 목적에 종사하는 그런 단선적인 실용성에 매어있지 않다. 수공에 의한 자기 복제나 제작행위로 이 기술복제시대의 진정성을 따지는가 하면, 식사 매너, 음식문화 같은 삶의 양태의 행복한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려 한다. 수공성, 실용성, 기술적 숙련, 물성, 디자인적 완결성 등 그동안 공예계가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 온 가치 척도에 대해서도 가차 없이 의문을 던지는가 하면,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사회 공동체의 낡은 관습들에 문화론적 혹은 철학적 질문을 던져 당혹하게 하는 작업들도 적지 않다.

신혜림_김태환_황순찬

이렇듯이 우리가 발견하는 현장 지배권을 가진 공예와 이 젊은 공계가들의 관심 사이에 벌어진 틈의 크기야말로 이번『크라프트 드림 2007』전 개최의 진정한 의의일 것이다. 다름 아니라, 그 만큼이 이 전시를 통해 미리 실현될 한국 공예계의 미래일 것이니 말이다. ■

Vol.20071021d | 크라프트 드림 2007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