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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005_금요일_04:00pm
참여작가_김다령_김다인_김민지_김수은_김은경_김지문 달리롤_도영준_류진우_문진욱_박은선_박지성_송성진 이수형_이은호_최윤정_최현아 기획_류성효_문진욱_이은호
주최_부산광역시 주관_성매매없는부산만들기 시민사회연대 기획_문화기획단체 '종합선물세트'_대안문화행동 '재미난 복수' 후원_부산교통공사
부산 서면 지하철역 부산시 금정구 장전동 107-17번지 Tel. 010_2803_3678
일상의 아픈 기억을 지우는 지우개, 성매매에 대한 어두웠던 사회의 흔적을 지우는 지우개. 시민사회단체와 문화단체의 만남 ● 시민사회단체의 공유해야 하는 고민과 가치에 대한 발언이 문화를 만나 더 효율적으로 전달되고 더 지속적으로 회자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성매매방지법과 관련해서는 성매매없는부산만들기 시민사회연대의 제안으로 대안문화행동 '재미난 복수'가 2005년 시행 초기부터 미술, 음악, 무용 등 공연과 전시를 만들어 오고 있다. 올해는 대안문화행동 '재미난 복수'와 함께 부산지역의 공공장소에서 왕성한 전시기획 활동을 하고 있는 문화기획단체 '종합선물세트'가 가세했다. 특히 두 단체의 노력으로 부산 지하철 2호선 개통과 함께 환승구에 조성되어 있던 명화 이미테이션 갤러리를 변화시켰다는 의미가 크다. 부산지역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서면에 몇 년 동안 한번도 교체되지 않은 판매 목적의 명화 이미테이션 그림은 그동안 많은 기회를 통해 작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의 변화를 요구했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던 공간이다.
다양한 관점, 다양한 방법 ● 다분히 캠페인적인 성향으로 갈 수 있는 주제에 대한 압박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은 유연하게 메시지를 풀어냈다. 성매매방지법을 해석하는 관점의 다양성도 눈에 띈다. 성매매를 오히려 조장하는 듯한 세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송성진, 김다인, 김지문, 최현아의 작품. 성 생활과 성매매의 본질적인 가치를 구분하는 이은호의 작품. 만연된 성상품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은 류진우, 최윤정의 작품. 성적 대상화에 대한 압박이나 불쾌함을 여성의 입장에서 본 김민지의 작품. 성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고 코믹하게, 또는 세련되게 주제에 접근하고자 하는 도영준, 달리롤, 박지성, 김다령, 김은경의 작품. 기원이나 바램, 의지를 상징화 한 문진욱, 이수형의 작품. 이처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된 이번 전시는 공간이 지닌 강한 동선과 맞물려 스토리를 풀어내듯 자연스럽게 읽혀진다.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공공장소와의 관계 ● 성적 이미지가 범람하는 사회를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매매 방지법 기념전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 이미지를 상당부분 활용했다는 것만으로 시민들은 긍정과 부정을 극명하게 분리했다. 실제로 구겨진 불법 성매매 전단지와 쓰레기통을 가지고 일상화된 유흥가의 풍경을 정면에서 부정한 작가 김다인의 작품은 설치 도중 민원에 의해 철거되기도 했다. 성적 이미지에 의존한 광고가 무분별하게 넘쳐나는 도시의 풍경을 메시지 스티커로 덮는 송성진의 인터렉티브 작업은 마치 절제되지 않은 인터넷 댓글을 떠올리게 하는 글이 넘쳐났다. 가리고 덮어두는데 급급한 성에 대한 접근법은 음성화를 키우고 왜곡이 정설이 되게 한다. 참여 작가들은 오히려 이러한 반응을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장치를 곳곳에 설정하고 있다. 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매매를 부정한다는 것의 차이, 관람자 스스로가 생각하는 성매매에 대한 인식을 반복해서 되묻고 보다 직접적으로 변화를 요구한다.
수집된 오브제 ● 이번 전시에서 보여 지는 또 하나의 특징은 오브제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오브제가 지닌 이야기를 작품의 내러티브에 연계시키는 방법은 시민들의 일상을 작품에 용해시키는 효과적인 계기로 작용한다. 송성진의 작품에서 활용된 불법안마시술 전단지로 만든 거대한 바나나와 고추는 비대해진 불법 성매매를 상징하며 시민들이 발로 차거나 넘어트리는 가혹행위(?)가 허용된다. 최현아는 이불보를 뜯어 화면을 구성하고 그 위에 남성 성인잡지의 외설적 문구를 재조합해 성매매를 부정하는 메시지를 드러냈다. 수단화되고 일상화된 성매매를 티슈를 통해 이야기하는 류진우, 따먹는다는 속어와 캔을 매치한 박지성, 콘돔을 고무장갑에 비유해 의인화된 캐릭터를 보여준 문진욱의 작품 등 오브제를 통해 미술전시를 어렵게 느끼는 시민과 성적 이미지를 부담스러워 하는 공간에 대한 배려가 드러났다.
'함께'라는 가치 ● 공공이란 말의 위치를 재설정하는 전시를 의도했다. 공공의 장소와 공공의 고민을 묶어 공공연히 묵인되는 세태에 일침을 가하고자 하는 젊은 열기가 필요했다. 부산과 서울 두 지역을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들이 모였고, 사회단체와 문화단체가 모였고, 독립문화 기획단체와 전시 기획단체가 모였다. '함께'라는 과정에서 진행된 소통의 결과물은 진행되고 있는 전시 이상의 기대를 갖게 한다. 특히 공공장소에서의 기획이라는 쉽지 않은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두 문화단체의 연대는 부산이라는 지역에서 젊은 문화의 움직임이 앞으로 더 거세질 것이라는 암묵적인 의지의 표현으로 봐도 무방하다.
Vol.20071019g | 지우개_성매매방지법3주년기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