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NG LANDSCAPE

세번째"경계경보"_장윤성 개인展   2007_1017 ▶ 2007_1109

장윤성_MOVING LANDSCAPE_혼합매체 공간설치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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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_이전 PROJECT SPACE SARUBIA_Moved 서울 종로구 관훈동 74번지 Tel. +82.(0)2.733.0440 www.sarubia.org www.facebook.com/pssarubia www.twitter.com/sarubiadabang www.instagram.com/pssarubia

사루비아의 이질적 공간과 작가의 고유한 작업 어휘가 만나면 상호간의 자극과 긴장의 관계 속에서 작업의 담론이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양자가 주고받은 고민과 대화의 흔적이 작업에 고스란히 남겨진다. 이번 전시는 전시공간 자체가 지닌 텍스트를 주목하고 이를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를 작업에 적극적으로 이용한 프로젝트이다. 지금까지 시각문화, 특히 미술의 영역을 제도화시키는 구조적 잣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그 경계 지점을 새로운 시각으로 환기시키는 작업을 해온 작가 장윤성은 사루비아 공간이 지닌 아우라와 선입견을 제거하려는 시도로써 이번 프로젝트를 실행하였다. 소통의 방식은 우선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경계를 인식하도록 만드는 데서 출발한다.

장윤성_MOVING LANDSCAPE_혼합매체 공간설치_2007

이를 위해 건축적 구조의 개념을 변화시켰다. 먼저 보의 높이가 눈높이 150cm와 일치되는 지점까지 전시장 바닥의 높이를 상승시켰다. 따라서 전시장 입구 계단을 내려오면서 공간과 작업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시점이 제거되었다. 바닥의 상승은 자연스럽게 시선의 차단을 초래한다. 눈높이로 내려온 보의 장벽이 공간을 분절화시킴으로써 전체적인 공간 파악을 위해 관객이 보를 피해 능동적으로 이동해야하는 적극적 관람행위가 요구된다. 조명과 천정이 키높이로 가까워지면서 촉각적 공간으로 변모된 점 또한 기존의 전시공간에서 볼 수 없는 특징이다.

장윤성_MOVING LANDSCAPE_혼합매체 공간설치_2007

이번 작업의 중심은 스트라이프를 이용한 시각적 연출이다. 흑색과 나무색이 교차되는 스트라이프는 강렬한 색채 대비 효과를 발생시키며 옵아트의 착시 효과를 동반한다. 스트라이프의 간격 또한 점진적인 차등을 보여줌으로써 원근법적인 공간 인지가 불가능하다. 그 결과 서있는 위치에 따라 보이는 광경이 다르게 펼쳐지는 움직이는 왜곡된 풍경이 시각적으로 연출되는 것이다. 높아진 바닥을 조망하기 위해 낮은 자세를 취하지만 강렬한 스프라이프 패턴으로 인해 편안하고 안정적인 시선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또한 공간 내부, 특히 바닥에 집중된 시선이 외부로의 확장 또는 탈출을 지향하도록 스트라이프는 높아진 바닥의 반발력을 한층 더 강화시킨다. 이로써 착시 현상으로 인한 어지러움은 가중된다.

장윤성_MOVING LANDSCAPE_혼합매체 공간설치_2007

실제로 움직이는 바닥은 기존의 전시공간에 대한 고정관념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고정된 평평한 바닥을 전제로 작품이 디스플레이되어 있는 전시공간의 관람행위 개념을 벗어나 무게에 따라 바닥의 기울기가 다르게 반응하는 인터렉티브 요소를 적용함으로써 낯선 경험을 통한 놀이, 유희의 단계로 관람의 초점이 옮겨지게 된다. 관객의 입장과 함께 바닥의 무게 중심이 바뀌면서 바닥면은 기울어지기 시작하고 관람객의 모든 시선과 감각은 흐트러진 균형감각을 바로잡기 위해 바닥으로 향하게 된다.

장윤성_MOVING LANDSCAPE_혼합매체 공간설치_2007

바닥과 연장선상에 놓인 조형물은 또 다른 시각적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서있는 자세가 불편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바닥과 연결된 조형물의 디자인과 기능을 주목하게 된다. 벽에 걸린 사진 또한 보는 이의 관람시점에 따라 이미지의 가독성이 결정된다. 어느 정도의 거리가 확 보되어야 스트라이프 이면에 펼쳐진 광경이 시야에 들어오게 된다. CCTV를 이용해 바닥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영상작업과 함께 이 모든 요소들은 적극적인 공간체험을 유 도하고 시각적 흥미를 유도한다.

장윤성_MOVING LANDSCAPE_혼합매체 공간설치_2007

이번 프로젝트는 제도화된 전시공간과 관람행위에 대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 경계에 대한 인식을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도록 유도하는 인위적인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전시장과 작품, 작품과 관객, 이 두 개념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 내리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전시환경의 조작을 통해 그 소통가능성을 제시한 만큼, 어느 정도 관습적 시각에서 벗어나 미술전시 시스템을 비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이제 관객의 몫으로 남아 있다. ■ 황신원

Vol.20071017h | 장윤성 개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