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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017_수요일_06:00pm
스페이스 아침 서울 종로구 화동 138-7번지 Tel. 02_723_1002 mooze.co.kr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이야기들 ● 21세기의 우리는 역사상 물질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풍요로운 세상 한가운데에서 우린 결핍과 부족함을 느낀다. 물건이 수명을 다해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유행에 뒤떨어져서, 또는 남보다 못하다는 것을 보이기 싫은 자존심 때문에 새것으로 바꾼다. 바꾸지 못해서 느끼는 자괴감은 그들을 무너뜨린다. 예전에 물건은 교환의 가치로서의 물건이 아니었다. 나의 손때가 묻어있고 나와 같이 시간을 보낸 식구이고 친구이고 분신이었다. 몸과 몸으로 만나고 정신적인 교감이 이루어졌던 물건들이 이제는 소모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고치는 것보다 새것을 사는 것이 더 경제적이 된 세상, 무엇이든 돈으로 살 수 있고 돈으로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는 생각이 사람들의 관계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인 현상이 우리가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상이 더욱더 두렵고 그래서 더욱더 표독스럽다. 무리에서 떨어진 야수처럼, 의지할 사람도 마음 편하게 쉴 곳도 없이 오직 생존하기 위해 울부짖는 병든 야수 같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너무나 많은 이들이 그렇다.
시골에서 상경한 작가에게 서울은 두렵고 무서운 곳이라서 항상 자신을 보호할 가시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세상의 누구인들 자신만의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어려움이 닥치면 그냥 외면해버리는 것도 무기라면 무기이다. ● 임상돈의 작품은 화려한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의 일상을 포착해 놓은 듯하다. 누군가를 향해 인사를 하듯 손을 들고 있는 남자의 모습, 어느 카페에서 시원한 차 한 잔 마시는 여자, 당당하게 도시를 거니는 여자, 침실에서 쿠션을 다리에 끼고 있는 여자. 사람들은 무표정하며 저마다의 침을 온 몸에 지니고 있다. 다른 사람과 가까이 하고 싶지만 너무 가까워져서 자신의 약점이 노출될까봐 두려워하는 것일까?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듯이 거울을 보며 주먹을 쥐고 있는 작품에서는 매일 아침 욕실의 거울을 보며 생의 긴장을 조이는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백수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더 친근감이 간다. 침실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한 여자는 어디에 누워있는 걸까? 누구의 침실에서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 가시를 가슴에 품은채로.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항상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잘 인식하지 못하다가 드라마나 친구가 친구의 이야기라며 들려주는 사건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상상할 수 있다.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이야기들.
이번 전시가 사랑 받지 못해서, 정신적 고통에 의해서, 무관심과 같은 요건들에 적응하며 생존하기 위해서 소통하기 위한 스스로의 감각들을 잘라버리고 자기방어적인 모습으로 변해가는 한편, 다른 이와의 소통을 꿈꾸는 사람들의 모습을 시각화한 작품들을 통해 진정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고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타자로부터의 보호를 위해 가시를 달고 있는 우리가 혹시 가시의 감옥에 갇혀있지나 않은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최혜광
Vol.20071017b | 임상돈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