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7_1013_토요일_02:00pm
책임기획_최정미
참여작가_문인환_이상선_허욱_이정록_최정미_이우림
아트갤러리 현 Artgallery hyun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1291번지 죽전GS자이 2차 130호 Tel. 031_889_9648
아트갤러리_현 Artgallery hyun은 국내외에서 다양한 가능성과 창의력을 가지고 연구, 노력하는 예술인들을 발굴하여 새롭고 창조적인 기획 프로젝트를 통해 동시대미술과 미술시장 그리고 미술갤러리들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 대안을 제시할 목적으로 출발한 미술공간이다.
또한 아트갤러리_현 프로젝트의 하나인 작가들의 해외 전시 참여기회와 지속적인 작가정보는 아파트밀집지역에서 새로운 미술문화가 꽃피우고 소비되어지는 지점을 마련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아파트가 한국에 처음 건축된 것은 일제강점기에 서울 서대문의 풍전 아파트, 적선동 근처의 내자 아파트, 이 밖에 통의동·삼청동에 공무원 아파트 정도였다. 광복 후 1960년대에 마포 아파트가 건축되어 성공을 거둔 후, 아파트 건축은 급격히 증가하여 서울 강남 반포동의 주택공사 아파트(주공아파트)를 위시하여 전국의 대도시에 아파트 단지(團地)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최근 인구의 도시집중화를 반영해서 추진되고 있는 재개발이나 도시건설에서는 고층건물을 포함한 각종 아파트가 주택건설의 주류를 이루고 있고 고저가의 아파트를 포함하여 수많은 형태의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으며 거주자들의 편의를 위한 아파트 주변의 상가들에서는 한 집 두 집 간격을 두고 있는 주택가와는 또 다른 형태의 소비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에는 실험정신을 가지고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자신의 예술적감성을 창조하고 발전시켜나가는 예술가들이 참으로 많다. 그렇지만 그들 중 대다수는 창작활동의 자유로움을 만끽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이 우리사회의 현실이다. 문화와 예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작가도 직업이 될 수 있는 국가차원의 어떤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겠지만 그러한 문제들이 하루아침에 해결되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문화를 주도하는 나라가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현대문명의 새로운 테크놀러지는 작가들에게 또 다른 형태의 실험예술을 요구하고 사회, 경제, 정치 그리고 날마다 되풀이되는 사건과 자연의 역순환과 같은 현상들은 예술가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작가에게 있어 순수한 창작비의 지원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예술가들을 위한 크고 작은 노력은 있어왔고 나름 지속되고 있다. 작가들의 작품매수, 창작비 지원, 작업실 지원,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그렇지만 가뭄에 콩 나듯한 그런 제스츄어가 작가들의 창작활동과 경제적 여건을 해결해주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창조적인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작가들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그들의 실험적인 창작품들이 꾸준히 소비될 수 있는 사회의 구현이다. 가파르게 경제성장을 이루어온 한국과 한국인들에게 물질적 소비는 정신을 황폐하게 만들 수 있지만 문화예술의 소비는 정신적인 풍요함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의식의 주입이 필요한 때다. 시간적으로나 물질적으로의 투자가 없는 분야는 도태할 수밖에 없다. 초등, 중등교육에서 예술과 관계되는 과목의 중요성이 하나, 둘 사라져가는 것을 보면 어려서부터 고등교육을 받을 때까지 모든 학문을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문을 개방해놓는 서구 여러나라와는 참으로 대조적이다, 단 그 문은 배우겠다는 단 한명의 학생을 위해서도 존재한다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기관들과의 차이점이라 하겠다.
문화자본은 사회를 이끌고, 세계를 이끌며 역사가 되어 기록으로 남는다. 선두문화를 주도해가는 나라들은 그것자체가 자본이 되어 다른 나라를 이끌어가거나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왜 한류가 아시아문화의 일부분을 이끌어가고 있는지 생각해 볼 때다. 1980년 이후로 미술작품들이 미술관과 갤러리의 벽을 깨고 사람들의 주거지로 파고드는 시대가 되었다. 이는 상류층을 위해 존재했던 미술관이 일반인과 노동자들을 위해 거리로 뛰쳐나왔거나 선진문명에 발맞추기 위해 문화교육의 필요성을 느낀 지도층이나 지식층의 배려였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공공미술과 조형물이라는 아방가르드적 발상이 나왔고 이런 배려는 오히려 일반인들의 상상력까지 제한해버리는 결과와 예술가들의 순수성을 앗아가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아트갤러리현은 주거 밀집지역에서 문예부흥을 시도하고자한다. 슈퍼가 있고, 국적이 다양한 수많은 식당들, 고가의 보석과 옷을 파는 가게들과 디자인 숍, P.C방등 현대인들의 삶에 필요한 모든 소비문화가 이곳에 있다. 주변의 대부분이 주거공간인 이곳에서 물질적 소비를 벗어난 정신적 미술문화의 소비시장을 타진해 보려고 한다. 예술적 행위가 자신의 삶과 같이 섬세한 허욱, 자연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교감을 사진작업을 통해 시도하고 있는 이정록,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을 군더더기 없이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이상선, 문명의 이기와 급격한 사회의 변화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감추고 현실감 넘치는 표현을 통해 몽환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이우림, 오랜 시간동안 대지와 그 고요함을 묵묵하게 그려내고 있는 문인환 그리고 상상 가능한 회화와 그 공간의 유미적 속성을 다양한 색채를 통해 표현하는 최정미의 작품전시는 그를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보부르 퐁피두센터(Centre de Pompidou)를 독약처방의 문화적 시도라고 생각한 쟝 보드리야르는 이 센터가 개막하는 해에 쓴 글에서 다음과 같은 예견을 했다. "사람들이 던질 수 있는 모든 질문에 답이 되는 물건 objets-reponses을 여기에 선별해놓을 것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사람들 스스로 오브제를 구성하는 통제되고 기능적인 질문에 대답하러 올 것이다." 그리고 조금 뒤에는 "문화화된 세계 도처에서 오브제를 저장하는 건축물은 인간을 저장하려는 보충 절차와(...) 대중이란 생산품을 끌어들일 것이다." 아트갤러리 현은 쟝보드리야가 말하는 대중들이 공공미술기관(Inside)이나 대규모 사립미술관(Inside)만이 아닌 이곳 아파트 밀집지역내(Outside)에서 꽃피울 작은 갤러리의 생산품이 되고 소비자가 되는 그 날까지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 최정미
Vol.20071013a | Inside & Outsid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