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7_1005_금요일_05:00pm
구성연_문신규_방정아_배종헌_양희_이동선 이원주_장준석_조훈_최수앙_허구영_황혜선
공동기획_류병학_이은화
대안공간 충정각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 360번지 Tel. 02_313_0424
대안공간 충정각 ● 충정각? 중국집? 아니다! 한식당? 아니다! 충정각은 신속배달 중국집도 아니고 한식당도 아니다. 충정각은 충정로에 새로 개관하는 대안공간이다. 충정각은 최근까지 사택으로 사용되다가 보수를 통해 대안공간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서대문구청 자료(가옥대장)에 의하면 충정각은 년도 표기가 없는 시기에 김규연 씨가 살았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김규연 씨 다음으로 소화5년(1930년) 8월 2일 고두권 씨 소유로 되어 있는데, 그것을 참조하면 김규연 씨가 1930년 8월 이전 충정각 소유자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김규연 씨가 언제부터 충정각을 소유한 것인지, 그 이전에 다른 소유자가 있었는지는 모른다. 가옥대장에 적혀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년도 없음 : 김규연 2. 소화5년(1930년) 8월 2일 : 고두권 3. 소화6년(1931년) 6월 8일 : 고송용길 4. 소화13년(1938년) 7월 13일 : 삼용대 5. 단기4285년(1952년) 2월 27일 : 한경청 6. 단기4288년(1955년) 7월 2일 : 이선죽 7. 단기4289년(1956년) 3월 29일 : 배금순
충정각은 배금순 씨가 1956년 3월부터 2007년 2월까지 50년이 넘도록 거주하다가 지난 3월 박주창 씨(외 1명)에게 판매했다. 근데 배금순 씨가 거주할 당시 어떤 분이 방문하였는데, 그 분의 말에 의하면 "저희 아버지가 독일인 건축가를 불러서 지은 집"이라고 한다. 충정각이 지어질 당시 그 분은 초등학교 3학년이었으며, 20세 공부를 위해 그 분이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그 분이 집을 방문했을 당시 집의 모양이나 흔적들이 "처음 지어질 당시와 똑같다"고 말했단다. 그 분이 충정각을 방문한 시기가 20여년 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분이 충정각을 방문한 시기는 대략 1980년대 말이 되는 셈이다. 당시 그 분의 연세는? 배금순 씨 말에 의하면, "당시 그 분의 연세가 80세 정도로 보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분이 초등학교 3학년 당시 충정각을 지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충정각은 대략 1910년경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분의 말에 의하면 충정각은 독일인 건축가에 의해 지어진 집이다. 흥미롭게도 충정각은 유럽과 일본 그리고 한국적 건축이 짬뽕된 사택이란 점에서, 독일인 건축가가 충정각을 설계했다는 말에 신빙성이 있는 셈이다.
가옥대장에 적혀있는 소유자들(김규연, 고두권, 고송용길, 삼용대, 한경청, 이선죽, 배금순)이 어떤 사람들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특기 사항으로 고두권 씨와 이선죽 씨 경우 1년도 채 안되는 매우 짧은 시기만 거주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충정각은 충정로 대로변 바로 뒤편에 위치해 있다. 독특한 건축물인 충정각은 거대한 소나무뿐만 아니라 묘한 석탑과 뒤뜰까지 있어 서울시 고택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충정각의 현재 소유자들은 재개발을 기다리고 있다. 만약 충정각 일대가 재개발에 들어간다면, 100여년이 된 충정각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서울시 한복판에 위치한 충정각은 건축뿐만 아니라 문화사적 의의도 지닌다. 현재 충정각 운영자는 문동수 씨이다. 그는 지난 6월 충정각을 보수하기 시작했다. 보수공사 중 100여발의 탄피가 발굴되었고, 2층 천장에서 집 매매 계약서가 나왔다. 충정각 현재 운영자인 문동수 씨는 가능한 옛 모습을 그대로 살린 보수를 하고자 했다. 따라서 충정각 외부는 청소만 하고, 집 내부만 전시할 수 있는 공간들로 부분 보수했다. 9월 6일 대안공간 충정각은『THE DDORAI : 작업은 미친 짓이다!』라는 타이틀로 개관전을 개최하였고 그 두 번째로『BBEULJIT : 작업은 허튼 짓이다!』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BBEULJIT ● 대안공간 충정각 두 번째 기획전 타이틀은「BBEULJIT」이다. '뻘짓'의 '뻘'은 '허튼'의 전남 방언이라고 한다. 따라서 '뻘짓'은 흔히 '허튼 짓'을 뜻하는 것으로 사용된다. 주로 군대에서 일과시간에 일과와 관련 없는 일을 시간 때우기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한다. "뻘짓 하지 마라!"라는 말처럼 '뻘짓'은 '허튼 짓' '바보 같은 짓' '쓸모없는 짓' '멍청한 짓' '개념 없는 짓'을 뜻한다.
작업은 허튼 짓이다! ● 마파도 할머니 왈, "좌우당간 한번만 뻘짓하다 걸리면 조사 놀랑게" 딴지일보 시포기자 왈, "뻘짓과 삽질들이 존재하는 한, 패러디는 계속 될 것." 전시 타이틀『BBEULJIT』의 부제는 "작업은 허튼 짓이다!" 작업은 허튼 짓? 와이? 왜 작업은 허튼 짓일까? 왜 작업이 뻘짓이란 말인가? '미술은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이라는 말처럼 작품은 생활필수품이 아니기 때문에? 미술이 관객에게 이해되지 않기 때문에? 뻘짓은 누가 하는가? 우린 뻘짓 하는 이를 모라고 부르는가? 글타! 또라이! 지난 대안공간 개관전 타이틀이『또라이』였다. 그렇다면 15명의 또라이가 한 짓이 뻘짓이 아닌가? 그렇다면 생각이 기발하고 엉뚱한 짓, 즉 뻘짓을 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아티스트'가 아닌가? 글타! 아티스트는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우리의 고정 관념에 '똥침'을 놓는다. 아티스트의 작업은 대중에게 때로는 무모하게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황당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불량하기 그지없다. 따라서 대중에게 아티스트의 작업은 '뻘짓'으로 간주된다. 근데 정말 누가 뻘짓 하고 있는 것일까? ■ 류병학_이은화
Vol.20071009f | BBEULJI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