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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북카페 아트프로젝트 기획_갤러리 진선
진선북카페 2층 서울 종로구 팔판동 150번지 Tel. 02_723_3340 www.jinsunart.com blog.naver.com/g_jinsun.do
껍데기 ●판화라고 하는 매체의 장점인 복제를 통한 기표들의 차이놀이와 흔적엮기는 나의 작업의 주된 관심사이다. 또한 껍데기라고 하는 표면을 강조하기 위해 촉각적인 감각을 중시하고 있다.
부정적인 의미와 긍정적인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경우에 따라 달리 사용되는 단어가 바로 "껍데기"이다. 사실상 "껍데기"는 "알맹이"에 가장 적합한 형태와 두께로 만들어졌으며, 그 중요성 역시 알맹이보다 덜한 것도 더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껍데기"를 "실재" 혹은 "본질"의 반대 개념으로 주로 간주한다.
실재의 모습, 진정한 모습이 무엇일까... 진정한 의미를 그려내려는 순간 또 다른 의미가 생성되고, 의미는 계속 작동하며 움직이고 변화한다. 무엇이든 실재를 파악한다는 것은 결국 그것의 껍데기를 이해할 뿐이다. 안보이는 내면이 표면으로 스며나가 이미 밖으로 표출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실물보다 이미지를 통해 더 실재적으로 존재되는 실재의 자리에 가상이 들어선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껍데기로 비춰지는 이미지의 다양성보다 안보이는 알맹이의 차이가 오히려 덜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달팽이 소라 조개들은 껍데기 없이 알맹이만 본다면 오히려 차별화된 존재로서의 가치가 희미하다. 달팽이 소라 조개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의 껍데기를 지니고 자신의 존재를 보존해가며 자신을 이름짖고 있다. 달팽이 소라 조개의 껍데기들은 "실체는 기의가 아니라 기표 자체를 통해 표현되며, 기표가 기의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미학 이론을 입증시킨다. 사람들도 껍데기 만큼 존재하면서 "껍데기"의 "차이놀이"와 "흔적엮기"를 즐기며 살아가는 듯하다... ■ 민경아
Vol.20071007a | 민경아 판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