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물결

2007_1005 ▶ 2007_1028

사공우_삶의 노래-축복_혼합재료_65×90.5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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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005_금요일_05:00pm

작가와의 만남_2007_1014_일요일_03:00pm

참여작가 사공우_이병례_이선원_이승오_장동현_조은희_최두수_최은정

협찬_진선출판사

갤러리 진선 서울 종로구 팔판동 161번지 Tel. 02_723_3340 www.jinsunart.com blog.naver.com/g_jinsun

초대의 글 ● 어떤 대상도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 것은 없다. 예술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작가의 정신이 대상을 어루만지고 영혼을 불어넣을 때 그저 물건에 불과했던 대상은 작품으로 승화하는 것이다. '종이 물결전'은 의미론적으로는 대담하고 예술가적으로 성실한 시도다. 식물의 섬유질이라는 화학적 구성물에 불과했던 종이는 예술가들의 정신적 성찰을 통해 생명력이 충만한 작품으로 환생하게 되는 것이다. 종이 악보는 물결이 되고 빛바랜 책은 선과 색이 되듯 종이는 이제 자신의 태생적 한계를 넘어 창조적 진화를 시도한다. 종이가 갖고 있는 특유의 물성을 살려 다양한 회화적인 표현을 시도했다는 점에서는 예술가의 끊임없는 실험정신이 깃들어 있다. '종이 물결전'에 참가한 8명의 작가 사공우, 이병례, 이선원, 이승오, 장동현, 조은희, 최두수, 최은정의 작품들을 하나로 규정지으려는 시도 자체는 무의미하다. 종이라는 재료를 사용했다는 것 말고는 그들의 작품세계는 너무도 다양하고 독특하기 때문이다. 그들을 하나로 묶으려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기 보다는 오히려 종이라는 소재로 얼마나 다양한 예술적 재창조가 가능한지를 이번 '종이 물결전'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 허선

사공우_그림으로 연주된 악보 ● 화폭 위에서 악보가 물결친다. 그 물결을 따라 모차르트, 바흐의 음악이 들려온다. 음표의 높낮이를 따라 작가의 작품은 우리를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음표는 사공우 작가의 정신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화두다. 음악이 연주되듯 작가의 영혼은 화폭위에서 자유로이 머리를 풀어헤친다. 악보는 이제 작가 특유의 독창적인 미술적 언어로 탈바꿈해서 관람자의 잠들어 있던 섬세한 감성을 일깨운다.

이병례_무제1_혼합재료_33×106cm_2007

이병례_세상과 수줍게 대화하기 ● 신문지의 활자와 그림위로 무수한 일상이 쏟아져 나온다. 우리가 매일 접했던 일상은 다시 새로운 색채와 형식으로 예술로 승화한다. 늘 접하는 신문이라는 소재를 통해 우리가 겪는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려는 작가의 조용한 속삭임이 느껴진다. 같은 일상을 겪고 있는 타인들과의 수줍은 소통을 통해 세상을 품어보려는 작가 이병례의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삶에 대한 소박한 애착이다.

이선원_Tree house_종이, 안료, 나뭇가지_110×100×8cm_2006

이선원_기억속으로 ● 집으로 가는 길은 외롭지 않다. 그곳에는 따뜻한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나무는 자연과 인간의 삶을 함께 어우러질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상징이다. 더 나아가 작가는 TREE HOUSE를 통해 자연을 자신의 내밀한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TREE HOUSE는 따뜻한 추억이 담긴 내 영혼을 치료하고 휴식을 주는 안식처이다.

이승오_Layer-풍경_보드에 종이_82×172cm_2005

이승오_폐책(廢冊)에서 입체 풍경화로 ● 버려진 책 속에 묻혀버린 생명을 잃어버린 지식들은 작가의 손을 거쳐 다시 탄생의 순간을 즐긴다. 용도 폐기된 사고의 편린들은 다시 붙여지고 쌓여가며 소멸의 그림자를 털어낸 생명력을 가진 입체적인 풍경으로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무엇은 무엇이어야만 한다는 본질주의적 고정관념은 형식의 파괴를 거쳐 끊임없이 변화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장동현_깊이에 관한 단상07-3_종이_51×35×10cm_2007

장동현_깊이에 대한 단상 ● 온갖 번뇌가 머릿속을 휘감는다. 한 점을 향해 깊고 깊게 파내려 간다. 무한한 침잠을 통해 작가가 도달한 깨달음은 '알맹이를 버리고 껍데기를 주워 담아 쌓는 것 또한 수행'이라는 것이다. 깊이의 척도는 물리적인 수치가 아니라 깨달음의 과정 속에 있는 정신의 수행력이다. 그의 작품 속에는 '비워라, 그러면 가득할 것이라'는 아이러니가 내재해 있다.

조은희_re-turn 200702_영수증종이, 기타_79×76×4cm_2007

조은희_RETURN, 귀환 ● 작가 조은희는 어디로 돌아가려는 것일까? 공간 속에서 인간존재의 부재라는 숙명적 빈틈을 보아야만 했던 예술가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존재의 숙명을 한탄하기보다는 작가는 희망의 계단을 딛고 넘어 종이배에 사랑과 믿음을 가득 실어 고향으로 띄어 보내기로 한다.

최두수_obsession night_종이콜라쥬_40×80cm_2007

최두수_갈 수 없는 곳, 영원한 사랑 ● 잡지 화보 위에 펼쳐진 이미지들은 화려하지만 공허함을 내재하고 있다. 작가는 소비충동의 산물인 원색 잡지 속에 이미지들을 잘라내 현대사회의 이중적 모순들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물질적으로는 풍요하지만 무더운 여름밤의 악몽처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허덕이는 현대인의 소외된 삶이 그것이다.

최은정_시작_신문지_210×300cm_2004~7

최은정_시간과 인사하기 ● '바람이 물결 위를 스쳐간다. 시간은 스치듯이 우리 의식을 맴돌고 지나간다.' 삶 속에서 무한하게 반복되는 시간의 흐름을 체화하는 작업, 작가 최은정은 이것을 '시간의 축적'이라 부를 것이다. 초월적이고 절대적인 시간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감싸 안고 있는 일상의 시간을 포착하는 순간, 우리는 시간이 아니라 우리 삶과 마주서는 것이다.

Vol.20071006c | 종이 물결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