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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930_일요일_06:00pm
참여작가_hugh(김수환)_bonajin(이수진)_오은미
작가집들이_2007_1007_일요일 가족집들이_2007_1021_일요일
핵가족네 인천시 남구 도화동 642-7번지 Tel. 011_332_7419
여기 핵가족네 집이 있다. 집안에 가족이 있다. 집 옆, 집안에 가족이 있다. 핵가족네 식구들은 사랑하기도 미워하기도 한다. 그 옆집 식구들도 그렇다. 핵가족네랑 그 옆집은 친하기도 서먹하기도하고 신경안쓰기도 한다.
집 ● 집이라는 공간은 정말 많은 것을 담아낸다. 한사람 두사람 가족이 되고 집이 된다. 집이 모여 사회가 나라가 되고 세상이 된다. 단 한명의 사람으로 부터 가정과 사회를 이루어 내기까지 집이란 것은 풀어내고 알아갈수록 깊은 무언가를 담아내고 있다. 감히 우주까지 생각나게 할 정도로 말이다. 하나의 존재감으로서의 집은 신기하게도 사람을 닮아 간다. 우리가 불려지는 이름처럼 집들 또한 이름을 가지고 있고 '누구네 집'이라고 성격까지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 집은 집주인의 냄새가 풀풀나는 공간으로 변해간다. 하지만 사람이 태어나고 죽고,그자리를 또 누군가가 대신하듯 '누구네 집'은 새로운 '누구네 집'으로 바뀌고 또 '누구네집'은 '누구네 집'이 되고 또... 된다. 사람을 닮아 사회적이고 개인적인 집은 수많은 사람들과 가족의 오고 감 속에서 기록되지 않은 익명의 무수한 역사들을 담고 있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은은하고 진실한 '삶의 고리'로서 이 시간도 담담하고 사람보다 무디지 않게 우리의 삶과 함께 한다.
세 작가의 흔적으로 가득한 공간으로의 초대 _ 핵가족의 집들이展● 누군가 살던 집에 새로운 사람이 이사를 오게 되면 전 주인의 흔적이 가득한 그 집은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새로 이사 온 사람의 자취들로 채워지게 된다. 새 주인은 그렇게 또다시 '누구네 집'이 라는 이름으로 주인을 닮아가기 시작하는 그 공간에 지인들을 초대하여 작은 '집들이'라는 잔치를 벌인다. 그리고 그 집에 대해, 우리들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의 취향, 자취, 이야기 등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집이라는 공간은 타인에게 일방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고 편하게 보여주기에 아주 효과적인 매체이며 집들이라는 행사 역시 매력적인 잔치이다. 작가에게 있어 작업실은 제2의 집이다. 이번 전시에서 세 작가는 공장으로 사용되었던 낯선 공간에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입주하게 된다. 작가들은 누군가 지나간 이 공간을 '핵가족네 집'으로 그들의 흔적들로 조금씩 꾸려나갈 것이다. 그리고 집들이라는 잔치를 통해 손님, 이웃들과 함께 우리 모두의 소소한 것들을 이야기 할 것이다.
애매모호한 관계의 세 작가 _ 현 시대 가족의 모습 ● 이렇게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집'에는 '가족'이 있다.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그들만의 계보와 역사를 가진 가족이 있다. 그 구성원이나 형태가 어떠하든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서로 사랑하며 부대끼고 때로는 충돌하고 방관하기도 하면서 각자, 또 같이 그들의 공간에 자신들의 색깔을 입히며 살아간다. '핵가족'이라는 팀명으로 활동하게 된 세 작가는 친분을 가진지 4년째에 접어들고 서로의 작업과 인간적인 면에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에 대해 잘 아는 점보다 모르는 점이 더 많은 애매모호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는 현대의 우리들이 속해있는 가족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작가들은 '핵가족'이라는 가상의 가족이 되어 이웃들과 그리고 관객들과 현시대의 소통이라는 것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인천 도화동 642-7번지 _ 일반적인 오픈스튜디오와의 차별성 ● '핵가족'은 2007년 8월 인천 도화동 642-7번지에 있는 낡은 단층 건물에 입주했다. 핵가족이 입주하기 직전까지 싱크대 공장으로 사용되었던 그 공간에 약 3개월 동안 머물면서 개개인의, 또 서로에 관한 이야기들로 채워간다. 그리고 그 과정을 고스란히 공개하고 여러 사람들을 초대한다. 이는 근래에 많이 행해지는 '오픈스튜디오'의 성격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지만, 세 작가는 그동안 일반적으로 접해왔던 그것과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 본다. 동네에서 집이라는 공간이 가진 그만의 성격에 주목한 것이다. 인천 도화동 642-7번지라는 고유의 주소를 가진 공간이 작가들의 입주와 합께 지역에서 뭐하는 집, 누구네 집. 주소화 되어 있던 공간에서 집주인들의 성격을 띤 공간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집이가진 성격대로, 거주자의 성격대로 지역 속에서 다른 집들과 그만의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집들이는 근래의 오픈스튜디오에서 벗어나 지역 속에서 짐이라는 공간이 갖게 되는 성격과 그 공간이 거주자 즉, 작가들과 어떠한 영향을 주고 받게 되는 지 알아 볼 것이다. 또 가상의 가족으로 뭉친 세 작가가 서로 그리고 이웃, 관객과 어떻게 소통해 가는지 한 달간의 오픈 스튜디오와 3주의 전시를 통해 이야기 할 것이다.
집 주인과 손님의 유쾌한 수다 _ 작가와 관객의 유쾌한 소통 ● 8월 한 달 동안의 기본적인 보수작업을 거쳐, 9월1일부터 10월21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기간 중에는 총 세 번의 집들이와 두 번의 잔치가 열린다. 물론 집들이 날 외에도 전시기간동안에는 항상 작가들이 전시공간에 머물고 있으며 누구나 방문을 환영한다. 더 자세히 알리자면, 9월1일부터 9월28일까지는 오픈스튜디오의 성격이 더 짙은 기간이고 9월30일부터 10월21일까지는 전시의 느낌이 강한 기간이다. 9월16일 오후5시에는 온?오프라인에서의 홍보를 통해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초대하는 '누구나 집들이'를, 10월7일 오후5시에는 다양한 작업을 하는 작가들을 초대하는 '작가 집들이'를, 10월14일 오후5시에는 핵가족 작가들과 가장 가까운 관계이지만 정작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많지 않았던 작가들의 가족을 초대하는 '가족 집들이'를, 그리고 9월30일 오후5시에는 전시 opening잔치를, 10월21일 오후5시에는 closing잔치를 연다. 흔히 화이트큐브라고 일컬어지기도 하는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의 opening행사를 보면 관객들이 작가들의 작품이 있는 그 장소에 머무르는 시간은 길어야 한 시간 남짓이다. 간단한 축사와 파티, 짧은 작품 감상이 끝나면 다들 갤러리를 벗어나 작가가 마련한 소위 '뒤풀이 장소'로 가서 파티를 이어나가는데 작가의 근처에 앉은 소수의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대화는 금방 보고 온 전시와는 별 연관이 없는 내용들로 이루어지기 일쑤이다. 작가의 근처에 앉은 사람들도 왁자지껄하고 산만한 뒤풀이의 분위기 속에서 음주를 하면서 그 전시와 작가의 작업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지는 의문이다. 물론 전시opening행사의 뒤풀이는 그 전시를 준비하느라 수고한 작가를 축하하고 격려하는 의미가 크다. 또한 작가 외의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도 분명 얻는 것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그렇게 수고해서 준비한 전시는 불과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동안의 경험으로 묻혀버리고, 작가와 함께 하는 opening행사는 작가와의 소통은커녕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관객들에게는 작품한번 둘러보고 밥 한 끼 먹는 행사로 전락해 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핵가족 작가들은 전시파티라면 적어도 작가, 작품, 관객들이 한 공간에서 오랜 시간동안 함께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작품이 전시되어있는 공간에서 오랜 시간 작가와 관객이 수다를 떨 수 있는 방식의 잔치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다고 집들이 잔치를 통해 소통에 대한 목마름을 들춰내서 한 번에 다 풀어보자는 것은 아니다. 그저 집이라는 공간과 집들이라는 재미있는 잔치를 매개로 창작에 관한 이야기, 사람 사는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고 부담스럽지 않게 나눠보자는 것이다.
642-7번지를 출발점으로 집들이展의 취지를 살린 프로젝트를 활성화 시킨다. ● 중국 베이징 '798 예술구역'은 원래 1959년대 세워진 군수공장지대였으나, 중국의 개혁, 개방 이후 쇠락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건물을 싼 값에 임대할 수 있고, 작업 공간이 넓은 이곳에 젊은 예술인들이 하나 둘씩 모여 들면서 중국의 대표적인 예술 공간으로 변모했다. 현재 798 예술구역에는 300여 개에 달하는 중국 국내외 문화기구와 개인 작업실이 자리 잡아, 예술, 매체, 설계, 판권 등 다양한 산업을 형성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The world of BaiHua 글 발췌) 핵가족 작가들도 이번 집들이展을 시작으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또 다른 작가들과 함께 여러 장소에서 이러한 취지의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단, 갤러리가 아닌 공간을 전시공간으로 이용한다는 단면적인 의미를 넘어 여러 이색적인 공간에서 일정기간동안 머물면서 더욱 많은 대중들과 인연을 맺고 예술과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것이 핵가족 작가들의 꿈이다. 이번 도화동 642-7번지 공간에서의 전시가 끝나고 핵가족이 이사를 나가게 되면 이번 전시를 관심 있게 지켜봤던 사람들이 입주하여 그들의 방식대로 이 전시를 계속 이어나가서 그 일대에 하나의 문화지대를 형성시킬지도 모른다. 아니면 또 다른 집주인이 이사를 들어와 또다시 그들의 색깔로 그 공간을 채워서 핵가족 작가들의 흔적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이렇듯 세 작가들은 억지로 자신들의 의도대로 되도록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소통하기를 시도했듯이 집들이 전시문화도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를 원한다. 그 결과가 어떠할지는 몰라도 핵가족 작가들은 분명히 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것이니 말이다.
Vol.20071004e | 집들이 642-7展